늙어감의 기술 - 과학이 알려주는 나이 드는 것의 비밀
마크 E. 윌리엄스 지음, 김성훈 옮김 / 현암사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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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마 '흑기사(2017)' 중에서. (사진 출처: 네이버 이미지)


 새해가 되면 어쩔 수 없이 하나 늘어나는 게 있다. 아무리 안 늘어나고 싶어도 하나 늘어나는 것. 이리저리 피해 다녀도 어느새 하나 늘어나는 것. 누구나 하나 늘어나는 것. 나이다. 어릴 때는 언제 나이가 늘어서 어른이 되나 생각했는데. 이제는 어떻게든 나이가 안 늘었으면 한다. 지금은 나이가 늘면 그만큼 더 늙어가기에 그렇다. 정말 한 살이라도 더 어리게 보이고 싶어진다. 생각해 보니, 불로불사(不老不死)하는 부러운 존재가 있다. TV에 나온다.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2013)'의 외계인 '도민준', '쓸쓸하고 찬란하신 - 도깨비(2016)'의 도깨비 '김신', '흑기사(2017)'의 두 여인 '샤론'과 '장백희'다. 이런 불로불사의 존재는 나이로 인해 서글픈 사람들을 위로하려는 듯, 주로 연말연시에 등장한다. 그렇게 환상의 세계로 안내한다. 그런데, 나에게 불로불사가 힘들다면, 불로장생(不老長生)이라도 하고 싶어진다. 어느덧 장생(長生)까지는 어느 정도 바라볼 수 있게 된 세상인 듯하다. 그래도 완전한 불로(不老)는 아직 어려운 이 세상. 결국, 아쉬움의 끝에서 결심한다. 장생하면서 불로가 안 된다면, 늙더라도 잘 늙고 싶다. 그 길을 찾아본다.

 

 마크 E. 윌리엄스. (사진 출처: 조선일보)


 '나는 노화에 대해 오해하고, 나이가 들어서도 믿기 어려울 정도로 좋은 기회가 주변에 널려 있음을 알지 못한 탓에 그저 늙었다는 이유만으로 자신의 가능성을 불필요하게 포기하고 사는 사람도 너무 많이 봐왔다. 이렇게 낭비되는 잠재력과 생산력이 충격적일 정도로 많다. 나는 더 많은 사람들이 사회의 편견을 극복하고, 눈을 감는 날까지 충만하고 생산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돕고 싶은 마음에 이 책을 구상했다.' -'머리말' 중에서(10~11쪽).


 '노화에 관한 8가지 편견.


 편견 1. 노인들은 기본적으로 다 그 사람이 그 사람이야, 하루하루 망가져가는 사람들이지.

 편견 2. 살을 빼면 수명이 길어질 거야.

 편견 3. 나이 들면 원래 깜박깜박하고 노망도 드는 거지.

 편견 4. 나이가 들면 당연히 학습 능력이나 창의력이 떨어지지(늙은 개에게 새로운 재주를 가르칠 수는 없는 법이지).

 편견 5. 노화는 불가항력이니 어찌해볼 도리가 없어.

 편견 6. 나이 든 사람은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부담스러운 존재다.

 편견 7. 노인들은 섹스에 관심이 없어.

 편견 8. 나이 든다는 것은 요양시설에 들어가 사람들한테 폐를 끼치며 살아야 한다는 의미야.'  


 미신을 믿다 보면 그것이 진실이 되어버리곤 한다.

 - 조지 오웰.


 데이터를 확보하기 전에 이론부터 세우는 것은 매우 치명적인 실수다.

 - 아서 코난 도일.   


 잘 늙는 길을 안내하는 책이 있다. '늙어감의 기술'이다. 나는 이 책과 함께 그 길을 거닐었다. 그리고 들은 노화에 관한 편견 8가지. 그동안 나도 갖고 있던 생각이었는데, 편견이라고 한다. 윌리엄스는 그 단단한 얼음 같은 편견을 부수어 가루가 되게 한다. 또한, 몸과 머리에 자극을 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더불어, 감정도 잘 다스리라고 이야기하고. 금과옥조(金科玉條)다.

  

(사진 출처: 네이버 이미지)

  

 丈夫爲志, 堅, .

(장부위지, 궁당익견, 노당익장.)

대장부가 뜻을 품었으면, 궁할수록 더욱 굳세고, 늙을수록 더욱 기백이 넘쳐야 한다.

-후한서(後漢書) 마원전(馬援傳)

 

 진시황은 불로초를 찾으러 삼신산(三神山, 봉래산(蓬萊山)·방장산(方丈山)·영주산(瀛洲山))에 서복을 보냈다고 한다. 또, 괴테의 작품, '파우스트'에서 파우스트는 젊음을 얻기 위해 악마에게 영혼을 팔았다고 하고. 젊음! 좋다! 나도 노화 방지라고 하면, 눈이 번쩍, 귀가 쫑긋하게 된다. 또, 뱀파이어, 반지의 제왕의 엘프, 드래곤, 불사조, 신선이라는 낱말에 부러움을 가득 담기도 한다. 그런데, 나는 아직 젊음의 샘을 찾을 수 없어, 그저 늙고 있다. 그래도 잘 늙어서 노익장을 보이고 싶다. 백전노장, 현자가 되고 싶다. 이제라도 몸과 머리에 자극을 주며, 감정을 잘 다스리려고 한다. 그러면 맹자의 호연지기(浩然之氣)1도 기르게 될 것 같다. 호연지기로 가득 찬 나! 나중에 예능 프로 '꽃보다 할배(2013, 2014, 2015)', '꽃보다 누나(2013)'의 어르신들처럼 빛나는 여행을 다닐 수도 있겠다. 기대된다. 뿌린 대로 거두는 것. 노화도 그렇다.



 덧붙이는 말.


 마크 E. 윌리엄스 박사와 이메일로 한 인터뷰가 있다.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1/19/2018011901974.html )

 

 

 

 

 

  1. 1. 하늘과 땅 사이에 가득 찬 넓고 큰 원기. ≪맹자≫ 의 상편에 나오는 말이다.
    2. 거침없이 넓고 큰 기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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