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테미스
앤디 위어 지음, 남명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11월
평점 :
품절


(사진 출처: RHK 네이버 포스트)


꽃밭 가운데 술 항아리

함께할 사람 없어 혼자 마신다

술잔 들어 밝은 달 모셔오니

그림자까지 셋이 되었구나 


이백(701~762년), '달 아래서 홀로 마시는 술' 중에서.


花間一壺酒, 獨酌無相親. 舉杯邀明月, 對影成三人.


李白(701~762年), '月下獨酌' 중에서.


 달. '달아 달아 밝은 달아 이태백이 놀던 달아'라고 시작하는 전래 동요가 떠오르네요. 이어서 이태백이 놀던 달을 그린 시도 읊어 보고요. 그러고 보니, 우리나라 강릉 경포대에는 다섯 개의 달이 뜬다고 하지요. 밤하늘의 달, 호수의 달, 바다의 달, 술잔의 달, 마지막으로 임의 눈동자에 비친 달1. 저도 달과 벗하며, 글과 대화했어요. 소설 '아르테미스2'예요. 그리스 신화에서 달의 여신이지요. 이 이야기에도 달이 뜨네요.

  

 (사진 출처: RHK 네이버 포스트)


 '나는 달의 첫 번째(그리고 지금까지는 유일한) 도시 아르테미스에 산다. 아르테미스는 ‘버블’이라고 부르는 거대한 구(球) 다섯 개로 이루어져 있다. 버블의 절반은 땅속에 묻혀 있기 때문에 아르테미스는 옛날 SF소설에서 묘사했던 달 도시의 모습을 정확히 닮아 있다.

 (중략)

 이곳에 오려면 돈이 아주 많이 들고, 이곳에서 살려면 돈이 엄청나게 많이 필요하다. 하지만 도시라면 부자 관광객과 괴상한 갑부만 살 수는 없는 법이다. 노동자 계급의 사람도 필요하다. ‘J. 돈많아 넘쳐흘러 3세’께서 스스로 변기를 닦을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나도 힘없는 사람들 가운데 한 명이다.' -20쪽.


  달의 도시예요. 이름은 '아르테미스.' 그곳에 다섯 개의 구(球)가 있어요. 마치 경포대에 뜬 다섯 개의 달 같네요. '아르테미스'에는 한 소녀가 살고 있어요. 여섯 살부터 달에서 살아요. 이름은 '재즈 바샤라'예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온 과학과 수학의 천재예요. 그런데, 짐을 나르는 일을 하지요. 그리고 불법 밀매업을 하는 범죄자예요. 지갑이 가벼운 이 소녀. 돈을 찾아다니게 되지요.


 '"평가하려는 게 아니야." 트론이 말했다. "그냥 분석하는 거지. 넌 정말로 똑똑하고 돈을 원해. 나는 정말로 똑똑한 누군가가 필요하고 돈이 있어. 관심 있나?"

 "흠……." 잠시 생각했다. 가능하긴 한 일일까?

 일단 에어로크에 접근해야 한다. 도시 전체에는 에어로크가 단 네 개 있고, 사용하려면 면허를 가진 EVA 길드의 회원이어야만 한다. 에어로크의 조작반은 기즈모를 통해 이용자를 확인한다.
그러고 나면 몰트케 언덕까지 3킬로미터를 이동해야 한다. 어떻게 이동하지? 걸어서? 일단 도착하면 어떻게 해야 하나? 수확기에는 카메라가 달려 있고 운행을 하기 위해 360도로 움직이며 주위 모든 걸 촬영한다. 어떻게 들키지 않고 망가뜨릴 수 있을까?

 (중략)

 아무래도 안 되겠어. 난 밀수꾼이지 파괴 공작원이 아니잖아. 그리고 전체적으로 뭔가 수상한 냄새도 나고.
 "미안해요, 하지만 제가 할 일이 아닌 것 같아요. 다른 사람을 찾아보세요."

 "100만 슬러그를 주지."

 "합시다." -77~78쪽. 

  

 그리고 부자인 트론의 제안을 받게 되지요. 임무를 완수하면 복권 당첨금과 같은 큰돈을 얻게 되는 거예요. 그런데, '독이 든 성배'예요. 재즈는 결국 그 성배를 들고요. 마셔요. 파괴자가 되어야 하지요. 그런데, 일은 얽혀서 트론은 죽고, 재즈는 위험이라는 성배의 독에 중독되어 도망자가 되지요. 재즈는 똑똑하지만, 경험이 부족했어요. 커져만 가는 위험의 독. 재즈는 그 해독의 힘찬 모험을 해요. 믿음으로 하나된 벗들과 함께요.

 

양해, '이백음행도(李白吟行圖)' (사진 출처: 네이버 이미지)


 이야기 '아르테미스'에는 유식(有識)과 해학(諧謔)이 어우러져 있어요. 유식으로 달의 도시를 꼼꼼히 그려 냈고요. 해학으로 말괄량이 소녀를 돋보이게 했어요. 중국 신화에서 달의 여신 '항아3' 이야기가 있잖아요. 달에는 항아, 토끼, 두꺼비도 산다고 말하지요. 이 소설에서도 여러 얼굴의 사람들이 살아요. 단연, 빛나는 얼굴은 재즈고요. 소녀 재즈, 시인 이백을 닮았어요. 천재적이면서, 자유분방해요. 일필휘지(一筆揮之)로 시를 지었다는 이백. 파죽지세(破竹之勢)로 악당을 물리치는 재즈. 그녀가 보여 주는 달의 춤이 즐겁네요. 재즈의 달빛이 모두를 비춰요. '아르테미스'라는 글 안에 뜬 달. 재즈의 눈동자의 달. 배 타고 올라가 그 달빛 얻어오고 벗이 되어 함께 웃고 싶네요. 이백도 초대해야겠지요.

 

 앤디 위어의 두 번째 소설, '아르테미스.' 그의 노력이 느껴져요. 작가가 만들어 낸 세계관이 깊어요. 또, 개성 있는 소녀, 재즈도 사랑스럽고요. 저는 아쉽게도 아직 전작인 '마션'을 안 봤는데요. 그 무대인 화성으로도 여행을 가고 싶네요. 그곳의 마크 와트니도 만나고요. 아, '아르테미스'를 그려 낼 영화도 기대되네요.  


  1.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6/09/12/0200000000AKR20160912070700062.HTML?input=1195m
  2.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3397925&cid=58143&categoryId=58143
  3. https://namu.wiki/w/%ED%95%AD%EC%9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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