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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쉬왕의 딸
카렌 디온느 지음, 심연희 옮김 / 북폴리오 / 2017년 10월
평점 :
절판
호라이즌 제로 던. (사진 출처:
네이버 이미지)
아버지와 딸. 딸을 각별히 아끼는 아버지. 그를 이른바, '딸바보'라고 하잖아요. 그런 아버지에게
딸은 재롱을 안겨 주고요. 여기, PlayStation4 Game 하나가 있어요. 이름하여, '호라이즌 제로 던(Horizon Zero Dawn).' 포스트 아포칼립스의 세계. 딸바보인 양아버지가 딸에게 사냥과 추적을 가르치지요. 기계 사냥과
추적이에요. 양아버지의 이름은 로스트(Rost) 딸의 이름은 에일로이(Aloy)지요. 정말 사이 좋은 부녀(父女)예요. 그런데, 한 소설이
있어요. 아버지에게 사냥과 추적을 배웠지만, 이제 아버지를 추적하고, 사냥해야 하는 딸의 이야기예요. '마쉬왕의 딸'이지요.
'제이콥 홀브룩이 교도소를 탈출했다. 마쉬왕[Marsh king, 늪을 다시리는 왕]이, 나의
아버지가.
그리고 애초에 그를 감옥에 보낸 사람이 바로 나였다.' -24쪽.
교도소에서 탈출한 아버지. 그를 감옥에 보낸 건 바로 딸, 헬레나. 그는 아동 유괴, 강간 및
살인죄로 가석방이 불허된 무기징역 죄수예요. 그가 교도소 이동 중 두 명의
교도관을 죽이고 탈출했어요. 13년 동안 감옥에 있다가요. 그는 서른다섯살에
어린 소녀를 납치하여 감금했었지요. 그 소녀는 헬레나의
어머니. 헬레나는 그와 유괴된 소녀 사이에서 태어난 딸인 거예요. 헬레나는 늪
생활의 모든 것을 늪의 제왕인 아버지에게서 배웠지요. 12살까지요. 헬레나와 그녀의 어머니가 늪을 떠났을 때 그녀의 아버지는 쉰 살. 2년 후 잡힌
그.
'심장이 쿵쿵대고 손바닥에 땀이 찼다. 사냥을 나가기 전에는 으레 긴장이 되지만, 지금 사냥해야 할
것은 아버지였으니까. 어릴 적 내가 사랑하던 남자이자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서 12년 동안 나를 돌봐 주었던 사람이며 지난 15년간 한 번도
만나지 못했던 아버지를 나는 사냥해야 한다. 아주 오래전 나는 그에게서 탈출했고, 이제 그가 탈출해 내 가족은 부서져버렸다.' -74쪽.
이제는 스티븐의 아내. 아이리스, 마리라는 두 딸의 엄마인 헬레나. 이제 탈옥수 아버지를 사냥해야 해요. 아버지와 섬뜩한 술래잡기를
해야 하지요. 15년 만에 만난 아버지와요.
선녀와 나무꾼. (사진 출처:
네이버 이미지)
'마쉬왕의 딸'과 대화를 나누며, 제가 생각한 건요. 우선, 유괴. 그리고 낳은 딸. 자연스레 납치혼이 떠오르네요. 우리나라에서는 보쌈이라고 하지요. 물론, 여인들의 재가(再嫁)를 금지하던 시절. 합의하고 하기도 했었지만요. 그외에는 옳지
않았지요. 악습이에요. 생각해 보니, 전래 동화 '선녀와 나무꾼'에서도 납치혼이 보이네요. 선녀의
날개옷을 숨긴 나무꾼. 선녀는 나무꾼과 함께 살게 되지요. 아이도 낳고요.
이제 납치혼은 범죄지요.
또, 생각한 건요. 사냥의 긴장감이에요. 헬레나도 애증의 아버지 사냥을 앞두고, '심장이
쿵쿵대고 손바닥에 땀이 찼다'고 하잖아요. 그런 헬레나를 보며, 저도 그랬어요. 게임 '호라이즌 제로 던'에서도 절제를
품은 긴장감으로 기계 사냥에 나서지요. 은신(隱身)에 이은 깔끔한 공격! 게임이기에,
소설이기에, 짜릿해요. 그리고 '마쉬왕의 딸'에서는 사냥의 긴장감에 애절함이
더해지지요. 사냥의 객체가 아버지이기에 그래요. 비록, 애증의 아버지라도요.
소설, '마쉬왕의 딸'은요. 납치혼의 아픔으로 태어난 딸이 애증의 아버지를 사냥하는 이야기예요.
납치혼의 상처와 사냥의 긴장감. 그 심리를 잘 그렸어요. 다른 분들도 이 책을 읽으시게 되면요. 아마, '심장이 쿵쿵대고 손바닥에 땀이 찼다'고
외치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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