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짜툰 6 - 고양이 체온을 닮은 고양이 만화 뽀짜툰 6
채유리 지음 / 북폴리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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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대디(Catdaddy)가 있어요. 제 여동생의 남편이지요. 길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러 다녀요. 그 아빠를 본받아 제 첫째 조카는 고양이를 정말 좋아해요. 그래서 제가 고양이 컬러링 북을 선물로 주기도 했지요. 고양이를 닮은 메모지도 손에 건네주었고요. 그런 조카를 보며, 저도 자연스레 고양이에 관심이 가더라고요. 지나가는 고양이를 보면, 조카 생각에 흐뭇해지기도 하고요.

 '뽀짜툰'이라는 고양이 웹툰을 만났을 때, 우선 반가웠어요. 첫째 조카에게 들려줄 이야기가 또 생겨서요. 제가 만난 '뽀짜툰' 여섯 번째 이야기. 반려동물로 여섯 마리의 고양이를 키우는 애묘인(愛猫人), 채유리 씨의 여섯 번째 이야기. 여러 일화가 담겨 있었어요. 뽀또와 짜구, 쪼꼬, 포비, 봉구의 이야기. 그 색채가 다채로웠어요.  

 

 

'2016년 9월 21일 밤 10시경.

내 예쁜 고양이 짜구는

이 세상 소풍을 끝내고 돌아갔다.' -93쪽.


 짜구의 몇 이야기. 슬픈 이야기였어요. 짜구의 죽음. 그 파장이 제 온몸을 감쌌어요. 그리고 온몸에 차가웠어요.


귀천(歸天)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나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천상병(1930~1993), '창작과 비평(1970. 6.)' 


 이 세상 소풍을 끝내고 돌아간 짜구. 하늘로 돌아간 짜구.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겠지요. 귀천의 천상병 시인도 반려동물을 키웠다고 해요. 개를 키웠다고 해요.1 애견인이었던 천상병 시인. 지금, 하늘에서 그 개들과 함께 있겠지요. 짜구는 먼저 가서, 채유리 씨를 기다리겠고요.


 고양이 집사의 고양이 만화인 이 책. 슬프기도 했지만, 아름다웠어요. 빛나는 눈물이 흘렀지요. 작은 물고기인 '구피'가 하늘로 갔을 때, 하염없이 울던 첫째 조카에게는요. 짜구의 죽음을 이야기하지 말아야겠어요. 너무 울 것 같아요. 뽀또, 쪼꼬, 포비, 봉구! 지금은 첫째 조카에게는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온 고양이를 생각하고, 이야기하고 싶어요.

 '뽀짜툰 6'을 보니, 뮤지컬 '캣츠'가 갑자기 보고 싶어지네요. T.S 엘리엇의 시 '지혜로운 고양이가 되기 위한 지침서'가 '캣츠'의 원작이라고 하더라고요. 그 시도 궁금해지네요. '배트맨'의 '캣우먼'도 그리워져요. 2017년 6월에 DC코믹스의 배트맨이 캣우먼에게 청혼한다고 들었는데요.2  배트맨과 캣우먼. 서로 행복하기를 바라고 또, 바라네요. 

 '캣츠'의 그리자벨라(Grizabella)와 '배트맨'의 '캣우먼'. 그리고 '뽀짜툰'의 짜구. 희망의 고양이예요. 이 세상 소풍을 와서 아픔을 겪고, 하늘을 바라보는 고양이. 그래도 이 세상 아름다웠다고 말하는 고양이. 첫째 조카가 더 자라면, 희망의 고양이를 이야기해줘야겠어요.  

 



 

  1. 천상병 시인은요. 키우던 개를 마음에 담아 시를 지었어요. '똘똘이', '복실이 1, '복실이 2', '똘똘이와 복실이'라는 시를요. (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3124761 )
  2. 'DC코믹스 배트맨 마침내 '청혼'…상대는 캣우먼', 김종우 특파원, 연합뉴스 2017.6.7. (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4&oid=001&aid=000931856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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