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O 모중석 스릴러 클럽 43
제프리 디버 지음, 이나경 옮김 / 비채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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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폰 7 플러스'에 인물사진 모드가 있다고 해요. '피사체가 아닌 주변의 모든 사물과 배경을 아웃포커스(촬영대상 이외의 대상이 흐려 보이는 촬영기법) 시킬 수 있는 기능'이라고 해요. 이 기능을 부각시킨 광고! 상하이 한복판에서 연인이 서로 바라보고 있어요. 남자가 여자에게 '아이폰 7 플러스' 인물사진 모드를 실행하는 순간! 인파가 사라지지요. 아무도 없는 도심에서 둘만의 낭만적인 시간을 즐기지요. 마지막에 다시 현실의 인파 속으로 돌아오는데요. 그때, 뜨는 글! '주관적 연애 시점'이라는 글! 정말 설레는 광고예요. 그런데요. 그 주관적 시점이 연애가 아니라 과잉 접근 행위가 된다면, 끔찍하네요.


 '지금 침대에 누워서 네 노래를 듣고 있어. 말 그대로 나는 당신의 그림자가 된 것 같아…… 그리고 넌 내 것이고. (…) 

 다시 한 번 부탁할게. 머리카락을 좀 보내준다면 참 고맙겠어. 십 년 사 개월 동안 자르지 않은 걸로 아는데 (그래서 그렇게 아름다운 거지!!!) 혹시 빗에 붙은 머리카락이 있으면 보내줘. 베개에 붙은 거면 더 좋고. 영원히 간직할게.' -11쪽.


 애정에 집착, 그리고 더 나아가 광기가 들어가면 나타나는 형태가 여럿 있겠지요. 그 가운데 하나가 과잉 접근 행위겠고요. 그 과잉 접근 행위를 하는 자! 바로, 스토커예요. 그 스토커가 등장하는 소설. 'XO'를 만났어요. 누구에게나 있는 주관적 시점. 그런데, 그것에 과잉 접근 행위가 담겨 있다면요. 진정 두렵네요. 소설 'XO'에서는 에드윈 샤프라는 남자가 과잉 접근 행위자로 나와요.


 실력과 미모를 겸비한 음악가! 미국의 컨트리 음악가! 케일리 타운은 고향 프레즈노에서 대형 공연을 준비하는데요. 제작진 가운데 한 사람이 조명에 압사를 당하게 돼요. 이 사건이 시작이었어요. 케일리 타운의 새로운 곡 '유어 섀도'의 가사를 모방한 살인이 일어나요. 케일리 타운의 가까이에서요. 계속이요. 그래서 케일리 타운에게 과잉 접근 행위를 했던 에드윈 샤프가 강력한 용의자가 되지요. 케일리 타운의 친구이자 동작학 전문가 캐트린 댄스! 표정과 몸짓으로 상대를 읽는다고 해요. 그런 캐트린 댄스와 위선으로 둘러싸인 과잉 접근 행위자 에드윈 샤프의 대결!


 '댄스는 스스로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졌다. 동작 분석이 무엇을 드러내는가? 에드윈 샤프는 사실대로 말하고 있는가?

 솔직히, 알 수 없었다. 댄스 자신이 며칠 전 브리핑에서 매디건과 다른 수사관들에게 말했듯이 스토커는 보통 정신병자이거나 경계성 장애, 또는 심한 신경증 환자이며 현실 감각에 문제가 있다. 그렇다면 그는 설령 완전히 틀린 것이라 해도 스스로 사실이라고 믿는 내용을 말하는 것이다. 따라서 거짓말하고 있을 때도 사실을 말할 때와 행동에 차이가 없을 것이다.

 (…) 보디랭귀지 분석은 거짓말을 할 때 느끼는 스트레스가 행동을 변화시키는 때에만 효과가 있다.' -327쪽.


 '"이 사건은 내내 그런 식이에요. 그가 범인이었다가, 아니었다가, 범인이었다가, 아니었다가."' -369쪽.


 '위선은 벗겨지지 않는 가면을 쓰고 있다'고 해요. 위선으로 가득 찬 에드윈 샤프도 벗겨지지 않는 가면을 쓰고 있었어요. 벗겨지지 않는다면, 부숴야겠지요? 과연 그 가면을 캐트린 댄스는 어떻게 부술까요?


 제프리 디버! 역시 '반전의 마법사'예요. 그 마법으로 황홀했어요. 또, 그 '끝없는 반전, 끝없는 놀라움!(인디펜던트(영국))'의 평처럼 저도 끝없이 놀랐어요. 아마 반전이 더욱 빛날 수 있었던 건 높은 현실감1, 그리고 이야기의 매끄러운 흐름, 멈출 수 없는 몰입감 때문이었을 거예요. 정말 모든 것에 공을 많이 들였어요. 

 '캐트린 댄스' 이야기들의 세 번째 이야기. 'XO' 이야기. 저는 '잠자는 인형'과 '도로변 십자가'를 아직 안 만났는데요. 그 이야기들도 만나고 싶어지네요. 'XO'의 뜻처럼 그 이야기들에도 입맞춤과 포옹을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더 나아가 '제프리 디버'의 다른 이야기들인 '링컨 라임' 이야기들에도 입맞춤과 포옹을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렇게 그에게 주관적 애정 시점을 오랫동안 갖게 될 것 같아요.


  


 

  1. 높은 현실감의 하나로 가상 음반인 '유어 섀도'를 실제로 녹음했다고 하네요. www.jefferydeaver.com 에서 들을 수 있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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