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김신회 지음 / 놀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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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5월 10일, '지로 디탈리아(Giro d'Italia)'의 스테이지 5. 한 선수가 스테이지 우승을 확신하며, 마지막 선을 넘어 들어와요. 그런데, 다른 선수들이 속도를 줄이지 않네요. 그래요. 한 바퀴가 더 남은 거였어요. 착각이었지요. 큰 대회에서 한 실수. 많이 아쉬웠을 거예요. 자전거 대회에서는 선수들이 낙차하기도 하는데요. 이런 착각은 좀 드문 일이에요. 그 선수에게 앞으로 기회는 있겠지만, 위로해주고 싶더라고요. 이 선수처럼, 살면서 누구나 위로를 받아야 할 때가 있잖아요. 그럴 때, 만화 '보노보노'에게 위로를 받은 이의 이야기가 여기 있네요.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의 지은이는요. 누군가의 트위터에서 처음으로 '보노보노'를 만났다고 해요. 그리고 만화책과 애니메이션에서 '보노보노'와 대화를 하며, 알게 됐다고 하고요.

 

 '보노보노를 알고 나서 세상을 조금 다르게 보게 됐다. 늘 뾰족하고 날 서 있던 마음 한구석에 보송한 잔디가 돋아난 기분이었다. 사람은 다 다르고 가끔은 도무지 이해하기 힘든 사람도 만나지만 다들 각자 최선을 다해 살고 있다는 것, 내가 이렇게 사는 데 이유가 있듯이 누군가가 그렇게 사는 데에도 이유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이 있다면 억지로 이해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도 알게 됐다. 이해하든 하지 않든, 앞으로도 우리는 각자가 선택한 최선의 모습으로 살아갈 것이므로. 보노보노와 친구들이 그러는 것처럼.' -프롤로그 '우리는 모두 보노보노 같은 사람들' 중에서(6~7쪽).

 

 이 책의 지은이는 '보노보노'를 알고 나서 세상을 조금 다르게 보게 됐다고 하네요. 그만큼 작가에게 '보노보노'와의 만남은 특별했고요. 또, 소중했어요.

 

'보노보노: 아빠, 봄이 왔네.
아빠: 응. 그러네.
보노보노: 겨울 다음에는 꼭 봄이 오네.
아빠: 응. 세상에는 정해진 게 있어야 해.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 변하지 않는 일이 있어야 하지.
보노보노: 그렇다면 그건 누가 지키고 있는 걸까.

 봄이 가면 여름이 오고, 여름이 지나가면 가을이 오고, 매서운 추위가 극성을 부리다가도 어느새 봄은 온다는 것. 그동안 당연하게 여겨온 모든 것들이 새삼스럽게 느껴지는 밤이다. 세상에 저절로 되는 줄 아는 일은 있을지 몰라도 저절로 되는 일은 없다는 걸 얼마나 잊은 채 살아왔는지가 느껴져 멋쩍어지는 밤이다.' -'변하지 않는 것을 지키는 사람' 중에서(112쪽).

 

 네 컷 만화 안의 정문일침(頂門一鍼)! '보노보노'는 짧은 이야기 속에 깊은 가르침을 품고 있네요. 가르침은 물음으로 이어지고, 이어지는 물음에서 가르침으로 나아가고요.

 

 '우리 주변에도 보노보노와 친구들 같은 사람이 있을 것이다.

 (중략)

 언젠가 우리가 마주치게 된다면 서로를 알아볼 것이다. 서로에 대해 실컷 투덜대다가 결국엔 좋아하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보노보노를 좋아하는 사람 중에 이상한 사람은 있어도 나쁜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나처럼, 당신처럼, 그리고 보노보노처럼, 우리는 이상할지는 몰라도 나쁜 사람은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프롤로그 '우리는 모두 보노보노 같은 사람들' 중에서(7쪽).

 

 처음 만나는 아기 해달 '보노보노'였어요. 그리고 처음 만나는 작가 '김신회'였고요. 그래도 제가 이 둘을 실제로 만나게 된다면, 서로를 알아볼 것 같아요. 또, 좋아하게 될 것 같고요. '보노보노', '김신회'와 같은 주파수로 저와 이어진 것 같거든요.

 

 이 책! 위로해줘요. 지은이의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 느낌이지만, '보노보노'에게 받은 위로를 우리에게도 줘요. 아파서 위로를 받고 싶은 이들에게 위로를 줘요. 우리의 흔들림을 손 잡아주는 할아버지, 할머니의 따뜻한 이야기 같아요. 삶의 좋은 길라잡이예요.

 

 

 

 

나나흰 6기로서 읽고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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