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몬드 (양장) - 제10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손원평 지음 / 창비 / 2017년 3월
평점 :
절판


 

 

 김용의 무협 소설 '신조협려'의 여주인공 소용녀. 그녀는 감정을 절제해요. 고묘파인 그녀는 그렇게 배웠지요. 그리고 손원평의 소설 '아몬드'에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소년이 있네요. 그 소년은 감정을 배우게 돼요.


 '감정을 잘 느끼지 못하고, 사람들의 감정을 잘 읽지 못하고, 감정의 이름을 헷갈린다. 의사들은 선천적으로 내 머릿속의 아몬드, 그러니까 편도체의 크기가 작은 데다 뇌 변연계와 전두엽 사이의 접촉이 원활하지 못해서 그렇게 된 거라고 입을 모았다.' -가제본 20쪽.


 이렇게 '감정 표현 불능증'이라고 진단 받은 선윤재. 평범하게 살기 위해, 할멈과 엄마에게 사랑의 '주입식' 감정 교육을 받아요. 그런데, 윤재의 열여섯 번째 생일인 12월 24일. 할멈은 희생되고, 엄마는 혼수 상태가 돼요. 그리고 새로운 인연이 맺게 되고요. 할멈과 엄마, 윤재가 함께 키운 헌책방. 그 위층에 있는 빵집의 심 박사. 그가 윤재에게 도움을 주고자 해요. 또, 부모님과 헤어졌다가 다시 아빠를 만났지만, 분노의 상처가 있는 '곤이'를 만나고요. 그리고 맑고 밝은 달리기 소녀 '도라'도 만나지요.


 '한마디로 말하자면 이 이야기는, 괴물인 내가 또 다른 괴물을 만나는 이야기이다.(가제본 2쪽)'라고 소설은 말해요. 할멈이 '예쁜 괴물'이라고 한 윤재. 그는 감정을 나타내지 못하는 예쁜 괴물이지요. 그리고 다른 한 괴물은 분노의 감정이 넘치는 착한 괴물 '곤이'예요. 그 둘은 친구로서 서로를 이해하게 돼요. 우정을 느끼게 되지요.


 '나는 너를 사랑하겠노라.

 그것이 죄가 될지 독이 될지 혹은 꿀이 될지 영원히 알 수 없더라도

 나는 이 항해를 멈추지 않으리.' -가제본 38쪽.


 윤재가 읽은 책 속의 글이에요. 그래요. 윤재는 사랑받는 소년이에요. 할멈과 엄마, 그리고 심 박사, 도라에게 사랑을 받아요. 그리고 결국에는 '곤이'에게 친구로서 사랑을 받지요. 그 여럿의 사랑으로 윤재도 사랑을 줄 수 있게 되고요. 할멈이 말한 사랑인 '예쁨의 발견'을 윤재도 하게 된 거예요. 이웃에게서요. '신조협려'의 소용녀도 양과를 사랑하게 되어 감정을 보여주게 된 것처럼요.


 '멀면 먼 대로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외면하고, 가까우면 가까운 대로 공포와 두려움이 너무 크다며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느껴도 행동하지 않았고 공감한다면서 쉽게 잊었다.

 내가 이해하는 한, 그건 진짜가 아니었다.


 그렇게 살고 싶진 않았다.' -가제본 210쪽.


 영화 '에이 아이'에서 감정을 가진 로봇 데이빗은 어머니의 사랑을 찾지요. 소설 '아몬드'의 윤재는 모두의 사랑으로 감정을 갖게 돼요. 그 감정으로 공감하게 되고요. 진짜 공감을 하게 돼요. 드라마 '다모'의 명대사, '아프냐? 나도 아프다'처럼요.


 독특한 인물 설정이 돋보인 이 소설! 깔끔한 문장으로 눈에 쉽게 들어오고, 매끄러운 이야기의 흐름으로 눈에서 멀어지지 않게 해요. '감정 표현 불능증'을 가진 특별한 인물의 악전고투! 그리고 그의 성장! 독자들도 그를 사랑하며, 그의 사랑을 받고 함께 공감할 수 있을 거예요. 과연 제10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이에요.






출판사로부터 받은 책으로 읽고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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