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서티브 - 남들보다 민감한 사람을 위한 섬세한 심리학
일자 샌드 지음, 김유미 옮김 / 다산지식하우스(다산북스)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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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민감하고 예민해요. 둔감하고 무디고 싶었어요. 사람들이 고쳐야 한다고 해서 그러고 싶었어요. 그런데 그럴 수 없었어요. 저는 여전히 민감하고 예민해요. 그런 저에게 '남들보다 민감한 사람을 위한 섬세한 심리학'이라는 작은 이름을 가진 책이 다가왔어요. 그 책의 큰 이름은 '센서티브'예요.


 “극도의 민감성은 인격을 풍요롭게 만든다. 단지 비정상적이고 어려운 상황에서만 이러한 장점이 매우 심각한 단점으로 바뀐다. 그것은 민감한 사람들의 침착하고 신중한 성향이 갑작스러운 상황으로 인해 혼란을 겪기 때문이다. 그러나 극도의 민감성을 본질적으로 병적인 성격의 구성 요소로 간주하는 것은 심각한 오류다. 그렇다면 우리는 인류의 4분의 1을 병적인 사람으로 규정해야 할지도 모른다.”  

-카를 구스타프 융


  지은이는 프롤로그의 마지막에서 이 글을 인용해요. 지은이의 생각을 가장 잘 나타내고 있어요. 민감하고 예민한 사람들은 한계도 갖고 있지만, 많은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말하는 거예요. 그래서 바꾸려 하지 말고, 그 민감함과 예민함을 인정하라고 해요. 게다가 '민감함은 신이 주신 최고의 감각이다'라고 말해요. 창의력, 통찰력, 열정은 민감함이라는 재능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해요. 남들보다 민감한 사람은 더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느끼는데요. 이러한 수많은 입력은 머릿속에서 무수한 상상으로 이어진다고 해요. 그래서 창의력이 있는 사람은 민감한 사람이 많다고 해요. 또 민감한 사람은 한 가지 일에서 다양한 얼굴을 볼 수 있다고 해요. 그건 통찰력으로 이어지구요. 그리고 민감한 사람은 풍부한 내면의 삶을 갖고 있다고 해요. 자신에게 집중할 줄도 알구요. 그렇게 열정으로 이어진다고 하구요.


 남들보다 민감한 사람들은 대개 까다롭고, 비사교적이고, 신경질적인 사람으로 여겨진다고 해요. 그래서 저도 바꾸고 싶었어요. 그런데, 바꿀 수 없었어요. '교각살우(牛)',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草家三間) 다 태운다'였던 거예요.

 '남들보다 민감한 성향에 대한 책을 읽으면서 다른 사람들은 할 수 있고, 내게 기대하는 일들을 왜 내가 할 수 없는지 이해했습니다. 그리고 더 이상 나 자신에 대해 남들과 스스로에게 변명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제 나는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과도한 자극을 받아서 휴식이 필요하다고요.'

-수잔나, 35세

 에필로그 끝에 인용된 말이에요. 이 책을 읽은 저의 이야기였어요. 몽테뉴도 자신만의 공간인 '치타델레(Zitadelle)'가 있었고, 버지니아 울프는 '자기만의 방'을 이야기했지요. 이제 저도 휴식이 필요하다고 말할 수 있겠어요.    

 덴마크에서 온 심리치료사의 이 이야기. 고마웠어요. 민감한 사람들에 대해 많이 알게 됐어요. 특히 남들보다 민감한 사람들 중에 30퍼센트는 외향적이라고 하네요. 민감하다고 다 내향적이라는 건 아니라는 거예요. 민감한 것과 내향적인 것은 다르다고 하구요. 제가 민감하다고 하면, 그저 내향적이라고 예단해 버리는 사람들이 많았거든요. 오해라는 거예요. 새로운 깨달음이었네요. 그리고 책의 마지막에 덴마크에서 개발된 민감성 테스트하는 설문지가 있구요. 예민한 사람들이 더 큰 즐거움과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활동 목록도 실려 있네요. 여러모로 도움이 될 듯해요.

 민감한 사람이 쓴 민감한 사람을 위한 이 책! 깨달음과 도움을 주는 이 책! 제 마음을 알아주는 지음(知音) 같은 책이에요. 오랫동안 대화를 하며, 제 민감함을 인정하고, 더 나아가고 싶네요. 제게 고마운 책이에요.






나나흰 6기로서 읽고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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