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더스 블랙 로맨스 클럽
리사 프라이스 지음, 박효정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8월
평점 :
절판


 

나는 언제나 활짝 핀 꽃보다는 약속에 찬 봉오리를,

소유하는 것보다는 욕망을,

완성보다는 진보를,

 분별 있는 연령보다는 청소년 시절을 사랑한다.

앙드레 지드.

 

 

  약속의 찬 봉오리인 소녀가 지나가면, 부러웠어요. 소녀의 웃음 소리, 눈빛, 몸짓, 내음. 그리워서 부러웠어요. 그리고 소녀가 되고 싶었어요. 잠시나마 소녀가 되어 다시 느끼고 싶었어요. 사랑하는 그 시절로 가고 싶었어요. 돌아갈 수 없기에 더 아름다운 그 시절로요. 그래서, 상상했어요. 소녀가 되는 상상을 했어요.

 '스타터스'의 후속작인 '엔더스'를 만났어요. 제 상상과 비슷한 설정이에요. '스타터스'와 '엔더스'에서 신체 대여에 대해 이야기해요. 미래에 생명이 연장되어 200세 정도까지 살 수 있는 시대예요. 그런데, 미국은 생물학 전쟁(포자 전쟁)으로 백신을 받은 미성년자와 노인들만 살아 남았어요. 미성년자는 스타터, 노인은 엔더구요. 생물학 전쟁(포자 전쟁), 정말 두렵지요. 태평양 전쟁 때, 일본 731부대에서 세균전을 연구했다고 하지요. 생물학 전쟁(포자 전쟁)으로 스타터와 엔더들만 남은 나라. 어두워요. 친척이 없는 스타터는 보호 시설에 가거나, 거리에 숨어서 살아요. 캘리는 약한 남동생 타일러, 친구인 마이클과 숨어서 살았어요. 캘리는 돈을 위해 바디 뱅크에 가서 신체를 렌트해 주게 되었구요. 부유한 엔더들이 스타터들의 신체를 대여했구요. 캘리도 머리에 칩을 넣고 엔더들에게 렌트해 주었어요. 그리고 여러가지 일이 있었구요. 결국 캘리가 바디 뱅크인 프라임 데스티네이션을 없애지요. 그 이후의 이야기가 '엔더스'예요. 이제 엔더들에게 렌트해 주지 않아도 되었어요. 그런데, 바디 뱅크에서 뇌에 칩을 이식한 스타터들인 메탈을 뒤쫓는 사람이 있어요. 그리고 바디 뱅크의 올드맨이 캘리에게 경고해요. '프라임을 파괴했다는 것이 나를 파괴했다는 것은 아니야. 나는 여전히 어떤 칩이라도 접속할 수 있어. 게다가 무기로 바꿀 수 있지.'라는 경고예요. 캘리는 올드맨을 피하다가 하이든을 만나요. 하이든은 올드맨의 아들이지만, 캘리를 돕지요. 메탈들을 모아요. 그리고 칩을 제거하도록 노력하구요. 사실, 캘리의 칩은 특별해요. 살인이 허용된 칩이구요. 여러 명의 렌터들이 칩에 동시 접속할 수 있구요. 렌터들이 칩에 접속할 때, 캘리는 정신을 유지할 수 있어요. 이래저래 일을 겪구요. 결국, 올드맨의 정체도 밝혀져요.

 

 신체 대여. 미래에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불로초를 찾는 진시황처럼, 젊음을 찾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꼭 있지요. 그렇기에, 이 이야기에 더 녹아들었어요. 물론, 여러 제약은 있어야겠지요. 사람의 신체가 아니라 로봇의 신체를 대여하는 것이 좋구요. 조금 다르지만, '죽은 자의 제국'이라는 책에서는 시체에 가짜 영혼을 인스톨하는 설정도 있었지요. 더 발전하면, 시체에 진짜 영혼을 인스톨하는 상상도 하게 되더라구요. '과학에서 모든 위대한 진전은 대담무쌍하고 새로운 상상력에서 나왔다'라고 존 듀이라는 미국 철학자가 말했다고 하잖아요. 우리의 상상이 실현될 수도 있지요.

 그리고 '젊은이는 판단보다는 창안, 조언보다는 실행, 자리잡은 사업보다는 새로운 프로젝트에 더 적합하다'라고 프랜시스 베이컨이 말했다고 해요. ​스타터인 캘리. 역시 젊은이답게, 창안과 실행, 새로움을 이루어내지요. 그리고 노인의 판단과 조언, 안정을 갖고 있는 엔더. 젊은 스타터의 조화와 소통으로 어두움에서 밝음으로 나아갈 수 있으리라 생각해요. 스타터와 엔더만 남은 나라에서 그들의 조화와 소통은 희망이거든요.

 '스타터스'에 이은 '엔더스'. '스타터스'라는 꽃에 이은 '엔더스'라는 꽉 찬 열매를 만났어요. 이 가을, 풍성한 수확이었어요. 이 풍성함을 나누고 싶네요. 나눌 수록 더 풍성해질 테니, 어서 '엔더스'를 만나시길 바랄게요. ​

 

 출판사로부터 받은 책으로 읽고 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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