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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무새 죽이기
하퍼 리 지음, 김욱동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6월
평점 :

‘앵무새
죽이기‘가 다시 나왔습니다. 이 책의 원제는 'TO KILL A MOCKINGBIRD'입니다. 그 중에 'MOCKINGBIRD'는 앵무새가 아니고
남부 지방에 서식하는 지빠귀류(類)의 새라고 합니다. 흉내쟁이지빠귀라고도 불린다고 합니다. 그런데 옮긴이는 ’앵무새 죽이기‘로 독자들에게
익숙하기 때문에 바꾸지 않았다고 합니다. 아무튼 우리에게 아주 유명한 작품이지요. 1960년, 처음으로 세상에 나온 이 책은 그동안 많은 곳에서
큰 사랑을 받았답니다. 퓰리처상을 비롯하여 여러 상을 받았다고 합니다. 또, 성경 다음으로 독자의 마음을 바꾸어 놓은 책이며, 20세기에 가장
영향력을 발휘한 소설 1위라고 합니다. AFI가 뽑은 영화 속 최고의 슈퍼 히어로 1위로 이 책의 주인공 애티커스 핀치가 선정됐다고 하구요.
과연 어떤 책이기에 이토록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걸까요?
소설의
배경은 1930년대 경제 대공황 시대의 미국 남부 앨라배마 주입니다. 매이콤이라는 곳이구요. 진 루이즈 핀치(스카웃)가 여섯 살에서 아홉 살
때를 회상하며 이야기합니다. 오빠인 젬과 스카웃은 어린 시절 호기심이 강했지요. 방학이면 오는 친구 딜과 함께 근처 래들리의 집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그 집은 수수께끼의 집이었으니까요. 그래서 편견 가득한 시선이 그곳으로 향했구요. 그리고 아버지인 애티커스 핀치 변호사는 흑인을
변호하게 됩니다. 백인 여성을 강간했다는 흑인. 그 당시, 그 곳에서는 그런 흑인을 변호하기가 어려웠습니다. 흑인인 톰 로빈슨이 백인인 유얼
씨네 메이엘라를 강간했다는 겁니다. 물론 사실이 아니었구요. 그렇게 흑인을 변호하면서, 애티커스 핀치와 그 가족은 조롱과 위협을 받았습니다.
애티커스도 괴로웠겠지요. 그래도 법정에서 애티커스는 톰 로빈슨을 훌륭히 변호합니다. 사실은 백인인 메이엘라가 먼저 유혹하고 키스를 했으며,
그녀의 아버지가 그것을 보고 그 딸을 구타했습니다. 그리고 오히려 톰 로빈슨이 강간했다고 한 것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재판에서 결국엔 배심원들은
톰을 유죄라고 합니다. 그가 흑인이어서 그렇겠지요. 그가 죄가 없다는 걸 알면서도 말입니다. 톰은 죽음에 이르게 되구요. 그리고 메이엘라의
아버지 밥 유얼은 할로윈 축제에 다녀오는 애티커스 핀치의 남매를 노립니다. 애티커스 핀치에게 앙심을 품고 그의 아이들에게 위해를 가하려는
것입니다. 그때, 부 래들리가 도와줍니다. 그는 따뜻한 이웃이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밥 유얼은 삶을 마감하구요.
‘앵무새
죽이기’는 좋은 소설입니다. 사회 문제에 대해 생각하고, 그 생각으로 더 크게 자라게 하기에 좋은 소설입니다. 차이에 차별을 두지 말고, 사회적
약자에 관심과 배려를 갖자고 합니다. 소설에서 ‘누군가를 정말로 이해하려고 한다면 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하는 거야.’라고 했습니다.
역지사지. 참된 관심과 배려는 역지사지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또, 용기를 내어 정의를 지키자고 합니다. 소설은 ‘손에 총을 쥐고 있는 사람이
용기 있다는 생각 말고 진정한 용기가 무엇인지 말이다. 시작도 하기 전에 패배한 것을 깨닫고 있으면서도 어쨌든 시작하고, 그것이 무엇이든 끝까지
해내는 것이 바로 용기 있는 모습이란다. 승리하기란 아주 힘든 일이지만 때론 승리할 때도 있는 법이거든’이라고 말합니다. 또 말합니다.
‘앵무새들은 인간을 위해 노래를 불러 줄 뿐이지. 사람들의 채소밭에서 뭘 따 먹지도 않고, 옥수수 창고에 둥지를 틀지도 않고, 우리를 위해
마음을 열어 놓고 노래를 부르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하는 게 없어. 그래서 앵무새를 죽이는 건 죄가 되는 거야.’ 앵무새를 죽이는 것은 해를
끼치지 않는 자를 죽이는 것을 상징합니다. 톰 로빈슨이 앵무새겠지요. 인종 차별과 계층 갈등의 뿌리를 없애도록 해야겠습니다. 백인과 흑인, 있는
자와 없는 자. 우리는 함께 살아야 합니다. 정의를 지키면서 살아야 합니다.
소설
속의 톰 로빈슨 사건은 역자의 글처럼 스코츠보로 사건을 영향을 받았을 것입니다. 더 알아보니, 에메트 틸 사건도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고 하네요.
그밖에 여러 사건들이 있었다고 합니다. 또, 2015년 6월 17일에는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찰스턴의 흑인 교회에서 백인의 총기 사건이 있었습니다. 아직도 이어지는 인종 차별입니다. ‘어느 곳의 불의든 모든 곳의 정의에
대한 위협이다’라고 마틴 루터 킹 2세 목사가 말했습니다. 미국 남부의 불의지만, 우리의 정의에 대한 위협이기도 합니다. 또 우리에게도 불의가
있습니다. 다문화 가정 차별, 계층 갈등, 더 나아가 노인의 관심 부족, 여성의 배려 결핍 등이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진정한 용기를 내야겠습니다. 그래서 불의를 없애고, 정의를 세워야겠습니다. '고개를 들고 주먹을 내리고' 말입니다.
출판사에서 받은 책으로 읽고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