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자와 죽은 자 스토리콜렉터 32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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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 자와 죽은 자', 넬레 노이하우스의 타우누스 시리즈 일곱번 째 이야기입니다. 저는 77인의 리뷰단에 선정이 되어 가제본으로 만났습니다. 제게 타우누스 시리즈는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의 좋은 만남 이후로 두 번째입니다. 이 만남도 좋기를 바라며 손에 책을 듭니다.

 

 크리스마스를 며칠 앞둔 2012년 12월 19일, 개를 산책시키던 노부인이 총에 맞아 죽음을 맞이합니다. 스나이퍼의 총에 맞았습니다. 며칠 후 부엌에서 손녀 곁에서 요리를 하던 부인도 스나이퍼의 총에 맞아 살해를 당합니다. 그리고 빵집 종업원과 학교 선생님까지 스나이퍼의 총에 맞아 운명을 달리합니다. 누군가에게 원한 맺을 일을 할 것 같지 않은 선량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사이코패스의 연쇄 살인인지, 아니면 피해자들의 어두운 과거가 있는 건지 도대체 갈피를 잡기 어렵습니다. 오리무중 속에서 스나이퍼의 모습을 하나하나 밝혀가던 피아와 보텐슈타인은 결국 큰 슬픔을 만나게 됩니다.

 

 '큰 불의가 발생했다. 죄 지은 자들은 고통을 맛보아야 한다. 그들이 무관심, 욕심, 허영, 부주의를 통해 초래한 것과 똑같은 고통을, 나는 산 자와 죽은 자를 가리러 왔으니 죄를 짊어진 자들은 두려움에 떨 것이다.' 가제본 217쪽

 

 스나이퍼가 신문사 편집부에 보낸 편지입니다. 어떤 큰 불의였을까요?

 

 '"우린 베니가 마지막 가는 모습도 지켜보지 못했습니다. 중환자실에서 수술실로 옮겨지고 난 다음 날 시체안치소로 갔습니다. 그런데, 그건 더 이상 우리 아들이 아니었습니다. 그저 희멀건 껍데기에 불과했죠. 얼굴은 삐뚤빼뚤하고 눈은 꿰메어져 있고... 각막까지 떼어냈더라고요." 그의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깊은 아픔이 느껴졌다. 15년이 지났는데도 상처가 전혀 아물지 않은 것이다. "내 아들은 최소한의 인격적 대우도 받지 못한 채 수술대 위에서 죽었습니다. 열여섯이라는 나이에. 아이가 있다면 제 마음이 어땠을지, 지금 어떨지 이해되실 겁니다."' 가제본 368쪽

 

 그건 장기 기증과 관련된 큰 불의였습니다. 그래서 스나이퍼는 그때 장기 기증과 관련된 사람들의 가족을 살해했던 것입니다.

 

 토마스 만은 '한 인간의 죽음이란 죽은 자의 문제라기보다 살아남은 자의 문제다'라고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죽은 자는 산 자의 슬픔입니다. 게다가 누군가의 비도덕적 행태로 죽음을 맞이했다면 슬픔은 더 커질 것입니다. 스나이퍼에게는 장기 기증과 관련된 비도덕적 행태였습니다. 그 큰 슬픔으로 인해 스나이퍼는 죄인에게 벌을 내립니다. 가족을 잃은 슬픔을 줍니다. 애거서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처럼 신이 되어 그들에게 벌을 내립니다. 그러나 복수는 자신에게도 아픔을 줍니다.

 

 '그러나 도덕적인 관점에서 볼 때 결국은 저도 제가 처벌한 사람들과 똑같은 죄를 범했습니다. 그들은 신 행세를 했고 저도 그랬습니다. 이제 용서해주시리라는 작은 희망을 품고 가장 높으신 분의 심판을 받으러 떠납니다.' 가제본 599~600쪽

 

 결국 스나이퍼는 이런 편지를 남기고 세상을 떠납니다. 복수는 이렇게 자신도 아프게 합니다. 복수가 아니라 용서를 생각해봅니다. 용서는 자신을 살리는 일입니다. 용서의 소중함을 생각합니다.

출판사로부터 받은 책으로 읽고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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