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스완 - 회복과 재생을 촉진하는 새로운 경제
존 엘킹턴 지음, 정윤미 옮김 / 더난출판사 / 202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백조는 우아하다. <백조의 호수>는 그것을 잘 보여주는 빛나는 거울이고. 춤추는 발레리나의 몸짓은 백조의 환생처럼 기품의 향연을 보여준다. 그런데, 이 거울의 이면에는 슬픔도 있다. 이 작품의 여주인공 오데트는 저주에 걸려 낮에는 백조가 되어야 했던 것이다. 백조의 슬픈 이면은 또 있다. 슈베르트의 가곡집 <백조의 노래>는 그의 사후 출판하는 사람이 붙인 이름이라고 한다. 삶의 마지막을 기리며, 애도의 뜻을 담아. 그리고 동화 <미운 오리 새끼>도 있다. 백조는 어릴 때, 미운 오리 새끼가 되어 차별의 눈물을 흘려야 했다. 우아함과 슬픔. 백조의 거울이다. 하지만, 거울이 또 생겼다. 2007년 《블랙 스완》이라는 나심 탈레브의 책이 나오고서다. 그 거울은 극대화된 슬픔. 즉, 죽음이다. 그리고 '그린 스완'이라는 용어도 있다. 그 개념을 담은 《그린 스완》이라는 책. 지속 가능 경영의 선구자라는 존 엘킹턴이 쓴 이 책은 어떤 거울을 비출지 보고자 한다.






 '우리는 블랙 스완 또는 그린 스완의 특성을 반영하는 자본주의, 민주주의 및 지속가능성의 여러 가지 측면을 살펴볼 것이다. 이 중에는 두 가지 스완의 특성이 공존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15쪽.


 그럼, '블랙 스완'이란 무엇인가. 가능성이 극히 적지만, 일단 발생하면 돌이킬 수 없을 정도의 엄청난 충격을 주는 사건을 말한다. 9.11 테러나 2008년 세계 금융 위기가 그 대표적인 예다. 그리고 '그린 스완'은 무엇인가. 기후 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경제, 금융 분야의 위기다. 백조의 거울 가운데 하나. 죽음이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는 그 거울의 이면도 말한다. '그린 스완'을 세계적으로 위기에 처한 경제, 사회, 정치, 환경 등을 모두 아울러, 회복과 재생을 추구하는 것으로 확대한다. 이 거울은 소생이다.

 그리고 우리 세상의 다섯 가지 사악한 문제도 말한다. 첫째, 플라스틱 쓰레기로 오염된 바다. 둘째, 살인자 격인 고칼로리 음식. 셋째, 항생제의 심각한 남용으로 인해 인류와 생태계에 생긴 내성. 넷째, 지구의 기온을 급격히 상승시키고 있는 탄소. 다섯째, 우주 쓰레기다. 

 이 위기를 어떻게 기회로 바꿀 수 있을까? 그러기 위해 필요한 지도자의 자질도 말한다. 알고리즘이 되지 말고 리더가 되라고. 즉, 시스템에 매몰되지 말고 행동하는 사람이 되라고 말한다. 또, 우리가 살고 있는 인류세를 이해하고 경영도 그 관점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그리고 변화에 있어 U자형 곡선을 만들라고. 그것을 방해하는 요소를 제거하면서. 이런 지도자가 되어 변화하는 세상에서 그린 스완의 날개와 함께 하라고.


'그린 스완은 미래가 예상보다 훨씬 좋아질 가능성을 상징한다.' -13쪽. 



 우아함의 극치는 결국 소생이라고 생각한다. 백조가 가진 두 개의 거울, 우아함과 슬픔. 이런 백조의 한 거울은 더 나아갔다. 슬픔이 극대화가 되어 죽음이라는 것을 비추기도 한 것이다. 그렇지만, 그 죽음이라는 거울의 이면에는 소생이라는 거울도 있었다. 우아함의 극치를 비추는 거울, 소생. <백조의 호수>의 가장 보편적인 결말에서 오데트는 죽음으로 저주의 마법을 푼다. 그리고 삶은 다시 이어진다. 또, 슈베르트의 죽음을 기린 <백조의 노래>는 불후의 명곡이 되었고. 동화 '미운 오리 새끼'의 백조도 마침내는 아름답게 날아오른다. 순결한 우아함이다. 그렇다. 백조의 다른 거울은 죽음을 이겨낸 소생이다.

《그린 스완》의 저자도 '그린 스완'이 가진 백조의 두 거울을 말한다. 죽음과 소생. 그 소생의 호수. 그 호수로 배를 저어 나아가는 길을 말하고 있는 그. 일리가 있다. 깊은 통찰에서 나오는 그의 말은 설득력이 있다. 그것을 담은 이 책을 현자의 거울이라 할 수 있으리라.



출판사로부터 받은 책으로 읽고 씁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