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 멈춰도 사랑은 남는다 - 삶은 결국 여행으로 향한다
채지형 지음 / 상상출판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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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이 멈췄다. 새로운 전염병 때문에. 그래도 남는 건 뭘까? 여행 작가 채지형은 말한다. 사랑이라고. 그녀의 책, 《여행이 멈춰도 사랑은 남는다》(2021)라는 이름에서. 그녀의 말에 적극 공감한다. 모두들 여행에 가면 남는 건 사진이라고 말하지 않던가. 그 사진에 담겨 있는 것. 사진으로 투영된 여행자의 가슴에 담겨 있는 것. 그것은 사랑이다. 그렇다. 여행의 기록에 담긴 것은 사랑이다. 찬란하게 빛나고, 다채로운 색채의 사랑이다.


 '돌아보니, 인생의 변곡점마다 피와 살이 된 여행의 순간이 있었다. 오늘의 나는 그 순간이 모여 이루어졌다. 가슴 찡했던, 후끈 달아올랐던, 소름 돋을 정도로 오싹했던, 넙죽 엎드려 절하고 싶었던, 무릎을 탁 치게 했던 길 위의 순간을 책에 담았다. 여행 유전자를 물려주신 부모님에 대한 사연, 예쁜 쓰레기를 모으는 여행 컬렉터의 구구절절한 변명도 들어 있다. 신문과 잡지에 낸 글이 주를 이루지만, 처음 선보인 글도 적지 않다.' -prologue <여행, 너를 믿는다> 중에서. (7쪽). 


 여행의 순간들. 그 순간들이 모이고 쌓여서 삶의 힘이 되어 준다. 사랑을 품고 있기에. 여행 작가 채지형에게도 그랬다. 지금은 여행이 멈췄지만, 세상의 곳곳을 다녔었던 그녀. 네팔, 핀란드, 미국, 스리랑카, 스위스, 인도, 일본, 타이완, 나미비아, 태국 등. 여기저기의 하늘을 보고, 이곳저곳의 땅에 닿았다. 그리고 다양한 사람도 만났다. '여행의 효능을 이야기할 때 빠트릴 수 없는 것이 만남(140쪽)'이라는 그녀. 부드럽고, 따뜻한 사람과의 만남은 마음을 풍요롭게 한다. 하늘, 땅, 사람. 그녀는 그 창문을 통해 무한하고, 끊임없는 세상을 바라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녀가 여행 유전자를 물려받았다며 밝히는 사연들. 또, 그녀가 여행하며 모으는 것들을 보여 주기도 한다. 인형, 마그네틱, 패브릭, 커피, 차, 영수증, 엽서 등. 그중에 '인형은 여행을 하며 만났던 '그 사람'을 닮았다(258쪽)' 모은다고 한다. 생각해 보니, 인형은 정말 그곳의 사람을 닮았다.

 이 모든 것이 사랑에서 비롯되었고, 사랑을 남겼다.


 '이 책이 우리 모두에게 길 위에 빛나던 순간을 소환해 주길 기대한다. 터널을 지나는 우리에게 한 줌의 햇살이 되기를, 어두운 방에 걸린 작은 창문이 되기를 소망한다. 여행이 보이지 않지만, 사라진 건 아니다.' -prologue <여행, 너를 믿는다> 중에서. (7쪽). 


 '나에게 여행은 해결사였다(138쪽)'는 그녀. '여행이야말로 나를 숨 쉬게 하는 이유(142쪽)'라는 그녀. 그녀는 누구보다 뚜렷한 여행 유전자를 물려받은 게 확실하다. 그래서 여행이 일상인 여행 작가가 되었나 보다. 그리고 여행에서 삶의 의미를 찾으며 살아가고. 그렇다고 여행 유전자가 없는 사람들은 실망하지 마시라. 여행은 분명 모두에게 주는 힘이 있다. 길 위에 빛나는 발자국을 남기던 순간들은 누구에게나 있기에. 그 순간들은 한 줌의 햇살이 되고, 작은 창문이 되기도 한다. 사랑으로. 여행은 그런 것이다. 아쉽게도 전염병이 세상을 뒤덮은 지금은 이런 여행이 보이지 않게 되었다. 그렇지만, 그녀의 말처럼 여행이 사라진 건 아니다. 여행은 꼭 돌아온다. 여행의 귀환을 기다리며 나온 이 책, 사랑이 담긴 이 여행 기록은 아름다운 기도다. '여행 다닐 때 꼭 엽서를 쓴다(282쪽)'는 그녀가 새로운 엽서 쓰기를 염원하며 하는 기도. 여행이 남긴 사랑으로 다시 여행을 부르는 기도. 사랑스럽다.




출판사로부터 받은 책으로 읽고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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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11 13:0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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