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미녀들 1
스티븐 킹.오언 킹 지음, 이은선 외 옮김 / 황금가지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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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은 깨어남을 전제로 한다. 잠에서 깨어나지 않는다면, 그건 병이라 할 것이다. 저주로 인한 병.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영화, '잠자는 숲속의 공주(Sleeping Beauty, 1959)'처럼. 그리고 다들 알다시피 적절하고, 깊은 잠은 소생의 힘이다. 그래서 침대, 이불, 베개. 모두 편안한 잠을 잘 수 있다고 강조하며 광고한다. 그런 잠! 우리의 기본 욕구 가운데 하나인 잠! 우리 생활의 하나인 잠! 스티븐 킹과 그의 아들 오언 킹이 이런 잠을 배경으로 상상한다. 여성들이 잠에서 깨어나는 않는 세상. 억지로 깨어나도 그전의 여성들이 아닌 세상. 그 세상 안으로 나도 상상하며 들어간다.


 세상에 병이 창궐한다. 성차별적인 이 질병은 여성에게만 나타난다. 여성들이 잠이 들면, 고치 같은 흰 물질에 얼굴이 뒤덮이고 깨어나지 못하는 이 병. 미국의 한 도시, 둘링. 애팔래치아 산맥에 있는 작은 도시. 이곳에도 이 병이 들어온다. '잠자는 숲속의 공주(Sleeping Beauty, 1959)'의 오로라 공주에서 유래되어 명명된 이 병. 그렇게 '오로라 병'이 혼란을 야기한다. 이 병의 연결점인 신비의 여인 이비. 그녀는 마약상 트레일러에서 살인을 일으키며 도시에 등장한다. 그리고 작은 도시의 여성들이 이 병에 걸린다. 어머니, 아내, 여동생, 딸 등. 잠에서 깨어나지 않는다. 얼굴의 고치 같은 물질을 제거하려 하면 깨어나지만, 전의 그녀들이 아니다. 폭력적인 전사가 된 그녀들. 무섭다. 또, 잠든 여성들에게 끔찍한 행위를 하는 이들도 무섭고.  


 ''잠자는 미녀들'은 끔찍한 상황에 직면했을 때 드러나는 인간 본성의 어두운 면들을 탐구하는 아버지 킹 쪽의 재능과 다양한 장르와 복잡한 캐릭터들로 곡예를 부리는 아들 킹 쪽의 재능을 함께 녹여 낸 작품이다.' -'USA 투데이'의 평 중에서.


 이 소설. 두 권으로 나왔다. 내가 1권만 만나서 대화하고, 쓰는 이 글. 2권에서는 이야기가 어떻게 흐를지 모른다. 그래도 1권에서 충분히 느낄 수 있던 걸 쓰고자 한다. 우선, 대비 효과이다. 잠의 평안함과 질병의 혼란. 병에 걸리는 여성과 병에 안 걸리는 남성. 거짓과 진실, 악당과 영웅. 원하는 걸 더 크고, 더 두드러지게 하는 그 효과. 이 소설에서 그 효과의 달인의 느낌이 난다. 그리고 내가 느낀 다른 건 인물과 그 어두운 본성의 탐구. 거기에 다양한 인물의 인상적인 활약이다. 'USA 투데이'의 평처럼 아마도 아버지 킹과 아들 킹의 어우러짐이리라.  


 2020년 3월 15일 현재. 세상은 '코로나 19'라는 바이러스에 혼란스럽다. 이 소설의 세상도 '오로라 병'으로 혼란스럽다. 물론, 이 소설이 더 극적이리라. 그래도 현실 상황과 겹치면서, 소설의 상상에 더 몰입감을 주었다. 그러면서 더 바라게 되었다. 혼란이 평안으로 어서 거듭나기를. 영웅의 입맞춤으로 2권에서는 그렇게 되리라. 여성들이 깨어날 수 있는 잠을 잘 수 있으리라. 적절하고 깊은 잠으로 다시 살아나리라. 이런 소설의 힘찬 노래로 현실의 '코로나 19'도 어서 물러가리라. 잠을 앞두고, 이렇게 간절히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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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나비🍎 2020-03-26 0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020년 3월 15일에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