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듦의 심리학 - 비로소 알게 되는 인생의 기쁨
가야마 리카 지음, 조찬희 옮김 / 수카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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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이가 든다는 것. 그것이 성장을 의미할 때가 있다. 그리고, 노화를 의미할 때도 있다. 그것이 노화를 의미할 때, 사람들은 두려워한다. 늦추고 싶은 노화. 그런데, 노화가 없을 수는 없다. 누구나 어느 순간부터 나이가 들어 늙는다.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래도 솔직히 싱싱한 젊음을 잃는다는 건 두렵다. 활짝 피지 않은 꽃인 꽃봉오리의 그 시절. 걸음이 춤이 되고, 말이 노래가 되던 그 시절. 특히, 여성들은 그 시절을 잃는 것을 무척 두려워하리라. 그런 여성들을 위해, 다정하게 말을 건네는 이가 있다.


 '이 나이에 새로운 기술을 배운다는 건 젊었을 때와는 또 다른 각별한 기쁨이 있다는 것도 깨달았다. 어쩐지 새로운 날개를 얻은 기분이다. (……)

 물론 나는 아직 어머니도 돌봐야 하고, 그게 끝났을 때 체력과 기력이 뒷받침될지도 의문이다. 하지만 뭔가 새로운 걸 시작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내 가슴을 설레게 만든다. 내가 몇 살이 되었든 가슴이 설레어서 나쁠 건 없으니까.' -236~237쪽.


 저자인 가야마 리카. 그녀는 정신과 전문의인데, 종합진료과에서 수련을 시작했다고 한다. 쉰여섯 살이 되어서. 그리고 그것이 각별한 기쁨이 있고, 새로운 날개를 얻은 기분이었다고 한다. 또, 가슴을 설레게 만들었다고 한다.

 그녀가 이럴 수 있는 건 30년간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상담을 하고 깨달음을 얻었기에 가능하리라.

 저자는 여자의 정년에 대해 이야기하며 시작한다. 일하는 여성이라면, 그 일의 정년을. 남편이 일하고 있다면, 남편의 정년을. 그리고 여성으로서 마지막이라는 부정적인 뜻으로 폐경을 그것으로 가리킬 수도 있다. 이렇게 복잡한 '여자의 정년'이라는 말. 또, 그 이후의 삶. 그 둘이 이 책의 주제다.

 마흔. 대부분의 사람들이 늙는다고 생각하는 그때. 일, 연애, 친구, 성, 부모 간병, 집, 경제 문제 등을 앞으로 어찌해야 할지 고민하게 되리라. 유비무환(有備無患)이리라.


 '나이가 들어도 이 정도의 호사를 누려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저 너무 외롭지 않은 곳에 살면서 아주 가끔 문화생활을 즐기는 것, 그게 원하는 전부다.' -173~174쪽.


 중국의 진시황은 불로초를 찾으러 다녔다고 한다. 그리고 파우스트는 악마의 힘을 빌려 젊음을 얻게 되기도 하고. 이렇듯 젊음은 매혹적이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 늙는 것. 그것 또한 매혹적일 수 있다. 나이가 들어 늙어도 가슴에 설렘을 줄 수 있다면, 충분히 그럴 수 있다. 괴테는 일흔네 살에 열아홉 살의 울리케 폰 레베초프에게 청혼하기도 했으니. 사랑했기에 행복했으리라. 이렇게 사랑은 노년의 삶도 매혹적으로 만드는 듯하다. 그래서 나도 생각해려 한다. 노년에 사랑하는 이와 너무 외롭지 않은 곳에 살면서 함께 문화생활을 즐기는 것. 나는 그걸 원하고 싶다. 정말 매혹적이다. 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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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나비🍎 2020-03-21 2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019년 6월 15일에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