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태어나도 엄마 딸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3
스즈키 루리카 지음, 이소담 옮김 / 놀(다산북스) / 201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엄마와 딸. 참, 보기 좋다. 길을 가다가 우연히 엄마가 아이를 안고 있는 걸 보면, 정말 보기 좋다. 따뜻한 엄마의 품. 그 안에 안긴 딸. 어느 날 본 모정이 가득한 엄마와 그 신비한 품에 안긴 딸이 서로 아주 밝아 보였다. 모녀가 마냥 부러웠다. 그 따스하고 빛나는 모녀는 희망을 이야기하리라. 하루하루가 힘겨워도 희망을 이야기하리라.

 소설, '다시 태어나도 엄마 딸'에도 엄마와 딸이 희망을 이야기한다. 힘들고 지친 이 모녀. 그럼에도 희망을 놓지 않는다.


 '벌레든 동물이든 괜찮으니까 다시 태어나도 엄마의 딸이었으면 좋겠다.' -'언젠가 어딘가에서' 중에서. (23쪽)


 '"아무리 절망적이고 최악의 상황이라도 그 사람 나름의 희망이 있으니까 살아가는 것 아닐까? 비록 바늘 끝처럼 보잘것없는 희망이라도, 희미한 빛이라도, 환상이라도, 그게 있으면 어떻게든 매달려서 살 수 있어."' -'꽃도 열매도 있다' 중에서. (151쪽)


 '"혹시 죽어버리고 싶을 만큼 슬픈 일이 생기면 일단 밥을 먹으렴. 한 끼를 먹었으면 그 한 끼만큼 살아. 또 배가 고파지면 또 한 끼를 먹고 그 한 끼만큼 사는 거야. 그렇게 어떻게든 견디면서 삶을 이어가는 거야."' - '안녕, 다나카' 중에서. (266쪽)


 엄마는 공사 현장에서 일하신다. 막일을 하신다. 가난하지만, 딸을 위해서 열심히 일하는 엄마, 다나카 마치코. 그런 엄마를 최우선 사항으로 여기사는 딸, 다나카 하나미. 둘은 함께 살며, 희망을 이야기한다. 삶을 살아가게 하는 건 희망이라고.


 '희망은 깨어 있는 꿈이다'

-아리스토 텔레스.


 가난하지만, 서로를 위하는 모녀. 마치 오 헨리의 소설 '크리스마스 선물(The Gift of the Magi)'의 부부가 가진 마음 같은 이 모녀. 언제나 깨어 있는 아름다운 꿈을 꾸며 살아가는 모녀다. 그 꿈은 희망이다. 영화 '쇼생크 탈출(The Shawshank Redemption, 1994)'에서도 희망을 이야기한다. '희망은 좋은 거에요. 아마 가장 좋은 것일 거에요. 그리고 좋은 건 절대 사라지지 않아요.'라고. 그렇다. 희망은 가장 좋은 것이고, 좋은 건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 다나카 모녀도 그렇게 굳건히 믿고 있으리라. 다섯 편의 이야기에서 그 믿음이 증명되리라.

 시인 신경림은 이웃의 한 젊은이를 위하여 '가난한 사랑 노래'라는 시를 썼다고 한다. 나는 이 모녀를 위해 시를 쓰지는 못해도 힘차게 응원하리라. 그리고 깨어 있는 꿈을 함께 꾸는 이가 많기를 바라며, 기도하리라.

 그나저나 다시 태어나도 나의 딸이었으면 좋겠다는 딸이 있으면 좋겠다. 아직 배필이 없는 나에게 부질없는 바람일지라도. 가만히 깨어 있는 꿈을 꾸어 보리라.




 덧붙이는 말.


 하나. 지은이인 스즈키 루리카는 일본의 출판사 쇼가쿠칸에서 개최하는 '12세 문학상' 대상을 4학년, 5학년, 6학년 때 3년 연속 수상했다고 한다. 

 둘. 스즈키 루리카는 작년(2018년)인 만 열네 살에 이 작품으로 작가로 첫 등장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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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나비🍎 2020-02-29 2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019년 6월 12일에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