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 맑음
오늘의 책 : 셜록 홈즈 미공개 사건집
코난 도일경에게 바치는 오마주에 해당하는 이런 책이 요즘 더러 눈에 띄길래 서너권을 샀다. 존 딕슨 카와 도일경의 아들이 같이 썼다는 이 책과 황금가지에서 나온 새로운 셜록 홈즈 이야기 시리즈 두 권이다. 한 권짜리라서 이 책을 먼저 집어들고 읽었는데 전체적으로 봤을때 분위기는 아주 흡사하다. 아들이 같이 작업을 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진짜 코난 도일경의 작품과 비슷한 분위기라서 그건 아주 좋았다. 다만 내용이 단편집이라서 사건이 진짜 작고 사소하다. 추리소설의 경우 단편집은 사건이 너무 사소해서 아무래도 재미가 떨어진다. 짧은 얘기속에서 사건을 전개시키다보니 추리과정도 너무 단순하게 나온다. 큰 재미는 없지만 셜록 홈즈의 팬으로써 홈즈와 왓슨의 활약을 좀 더 읽고싶다고 생각한다면 그럭저럭 재미있게 볼 수 있을것 같다. 사실 나는 셜록 홈즈의 광팬은 아니라서 내 느낌에 대충 진짜 셜록 홈즈랑 비슷한것 같네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자세히 보면 다를지도 모른다. 이 성마르고 까다로운 영국인 탐정이 이렇게까지 오랫동안 전세계적인 인기를 끌거라고는 아마 작가 자신조차도 예측하지 못했을것이다. 하기사 천하의 스티븐 스틸버그조차도 인기작의 비결을 물어보니 개봉하기 전까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하지 않는가. 요즘들어 갑자기 셜록 홈즈를 다시 읽고 있다. 분명하게도 낡은 추리관과 지금으로써는 말도 안되는 과학이 난무하는 헛소리에 가까운 추측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읽다보면 사람을 끄는 매력이 있다. 과도한 폭력과 난무하는 피와 섹스신으로 사람의 시선을 끄는 요즘의 추리소설들이 줄 수 없는 담백한 매력이 오히려 마음에 든다.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써 요즘의 추리소설은 지나치게 살인사건이 많이 나온다. 사람도 많이 죽고 그 과정도 잔혹한데다 엽기적인 연쇄살인범이 어찌나 많이 존재하는걸로 나오는지. 제일 싫은건 추리소설에 러브 스토리 끼워넣기다. 무슨 1+1 행사하는것도 아닌데 마치 끼워팔기 하듯이 추리소설에 러브 스토리와 섹스신을 끼워넣는데 정말 질색이다. 추리소설답게 범인잡기에만 집중하면 될텐데 그 와중에 여자에게 작업까지 건다고 바쁘다. 이렇게 불평하면서도 그런 추리소설까지도 다 읽지만 말이다. 가끔 왜 이렇게 추리소설을 좋아할까 싶다. 딱히 범죄자에 대한 환상이나 범행을 꿈꾸는것도 아닌데 추리소설과 형사물을 미친듯이 보고있는 자신이 좀 이상하게 느껴질때가 있다. 사실 어제 새벽 4시까지 CSI를 보고 난후라 머리가 무겁다.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다. 뭐 큰거라고 출근할껀데 잠 안자고 미드를 밤새워보다니. 정말 이러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한게 벌써 몇 번째인데 아직도 못고치고 새벽까지 미드를 본다. 것두 다 형사물이다. 아무리 그래도 잠 안자고 이러지는 말아야지. 반성!
강지들이 내 베개를 베고 누워있는걸 보는데 갑자기 디카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찍는것도 찍히는것도 그닥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서 디카를 살 생각도 못했는데 문득 우리 방울이가 벌써 8살이라는 생각이 들자 사진이라도 많이 찍어놔야 하는게 아닐까 싶었다. 개들의 평균 수명을 생각하면 그렇게 먼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자 웬지 조급한 마음에 사진을 찍고 싶어졌다. 막상 사면 그렇게 찍어댈것 같지는 않지만 말이다. 유유자적하고있는 우리 강아지들을 보고 있으면 문득 갑자기 굉장히 행복해질때가 있다. 무사태평한 하루가 이렇게 잘 지나가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내가 참 행복하구나 싶은 그런 순간들. 그런 순간들을 사진으로 한 번 남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그래서 그렇게 사진을 찍고 블로그에 올리고 하는구나 싶었다. 그런 순간을 남기고 기억하고 싶어서 말이다. 아무래도 디카를 사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