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 맑음
오늘의 책 : 홍루몽 1
요재지이같은 종류의 책인가 하고 샀는데 좀 실패다. 중국에서는 유명한 고전으로 대접받는다고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뭐, 큰 재미가 안보였다. 물론 긴 장편에서 첫 권 달랑 보고는 이런 고전을 평하기는 미안한 일이기는 하다. 다만 내 취향이 아닌걸로 하자. 첫 권을 쭉~읽어보니 대략 앞으로 벌어질 내용을 다 담고 있었다. 여와가 하늘을 막는데 쓰이지 못하고 남은 한개의 돌이 자신의 팔자를 원망하자 웬 도사가 지나가다 그걸 듣고는 그 돌을 인간세상에 태어나게 해준다는 얘기다. 입에 보옥을 물고 나와서 보옥이라고 이름지어진 이 남자의 일생과 그의 인생에 연결된 12명의 여자들의 운명에 관한 얘기다. 한마디로 잘 나가는 집안의 망나니로 살다 생의 마지막에 뭐 좀 깨달아서 도사가 된 놈팽이와 미인에 집안 좋고, 재주도 많은데도 불행의 나락에서 허우적대다 불쌍하게 살다 죽는 여자들의 얘기라는 뜻이다. 이런 식으로 불행한 여자들의 얘기 딱 질색인데 한 명도 아니고 12명이나? 절대 사양이다. 더구나 등장인물이 너무 많아서 이름을 외울수가 없다. 주요 등장인물만도 열 댓명이 넘고 그 사람들의 친척, 인척, 하인, 아는 사람, 딸, 아들에 촌수도 복잡해서 가계도를 펼쳐놓고 봐도 누가 누군지 헷갈려서 못보겠다. 언제나 느끼는 감정이지만 고전 즉 문학사적으로 엄청 중요하다고 평하는 작품을 읽으면서 재미 없다고 느끼거나 정말 내가 싫어하는 내용이라는 생각이 들거나하면 웬지 모르게 약간 자괴감이 든다. 내 수준이 이거밖에 안되나 싶고. 쯥~역시나 씁씁할 기분이 든다. 차라리 고전을 읽지를 말아야겠다.
연 이틀에 걸쳐 괴상망측한 거지들이 와서 기분이 안좋다. 첫 놈은 웬 땡중. 나는 이 사람이 진짜 중은 절대 아닐거라고 생각한다. 세상에나... 잔뜩 살찐 몸에 개기름이 번들번들한 얼굴하며 그 말투에 태도까지. 목탁을 두드려대길래 돈 2,000원 줬더니 만원달라기에 그냥 가라고 했더니 왜 짜증이냐며 기독교인이냐, 그 종교 믿는 사람들은 다 그렇다는둥, 좋은 일 하면서 왜 짜증을 내냐는둥 가지도 않고 씨불씨불 하길래 가라고 했더니 대놓고 욕을 한다. 이런 놈은 중이 아닐게 확실하다. 다음날에는 웬 할머니가 왔는데 독거노인 돕는다며 설도 아닌데 복조리를 팔러 왔길래 안산다고 했더니 대놓고 그냥 돈 좀 달란다. 2,000원 줬더니 고마워하기는 커녕 나가면서 어떤 집에서는 좋은 일 한다면서 10개씩도 사는데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궁시렁댄다. 요즘 거지들은 어쩜 저렇게 낯이 두꺼운지...정말 세상 말세라는 생각이 들었다. 남이 힘들여 번 돈 공짜로 받아가면서 더 안주니마니...참 인간이란 때때로 정말 꼴보기 싫은 생물이란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