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 쿠바 - 시네아스트 송일곤의 감성 스토리
송일곤 글.사진 / 살림Life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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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하면 바로 떠오르는 것은 역시나 체 게바라다. 정작 아직도 쿠바를 지배하고 있는 카스텔로보다 체 게바라가 쿠바하면 더욱 더 떠오르는 인물이라는건 참 아이러니한 일이다. 따지자면 다른 국가의 독재자들만큼이나 자국민들을 탄압하며 평생 쿠바를 지배했음에도 체 게바라의 거대한 그늘에 가리어 그 빛이 바래어 보인다. 체 게바라는 살아서는 쿠바를 해방시켰고 죽어서는 쿠바의 명성을 살려주고 있다.(거기에 더해 많은 관광객들을 불러모음으로써 쿠바의 경제활동에도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일인 독재자가 다스리는 나라가 이렇게나 자유로운 나라로 비춰지는것은 역시나 체 게바라의 자유로운 영혼이 아직도 그 나라에 남아있기 때문인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요즘들어 쿠바가 옛날처럼 가기 힘든 나라는 아니어서인지 쿠바에 대한 책들이 종종 나온다. 남미의 열정적인 분위기에 더해 열대지방 특유의 나른한 분위기가 교묘하게 섞여서 있는 듯한 느낌의 나라. 쿠바에 대한 책을 읽을때면 다른 것은 별론데 꼭 한번 모히토를 마셔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더위도 바다도 시가도 별로 좋아하지 않으니 꼭 쿠바에 가보고 싶지는 않다. 체 게바라야 쿠바에 간다고 볼 수 있는 사람도 아니고. 하지만 항상 바닷가 카페에 앉아서 민트잎을 띄운 시원한 모히토를 마셔보는건 정말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도대체 어떤 느낌이 날까 몹시 궁금하다. 이 책에도 모히토가 나온다. 페이지 가득한 사진과 사진에 대한 자신의 느낌이나 생각을 짤막하게 적어놓는 형식으로 되어있는 책인데 마음에 드는 내용도 있고 그다지 별로라는 느낌도 있다. 몇몇 내용과 이미지는 아주 좋았는데 마음에 안드는 내용도 많아서 아주 좋다고 하기는 어렵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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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흐림 

오늘의 책 : 단 한번도 비행기를 타지 않은 150일간의 세계일주. 부케 드 파리 

비행기를 타지 않고 천천히 여행하기 위해 시작한 여행에서 배편을 맞추기 위해 열나게 뛰는 여행이라. 이게 무슨 의미가 있다는 건지. 그럴바에야 차라리 비행기를 타는게 낫겠다. 비행기를 버리고 느리게 움직이는 여행을 예찬하기 위해서라기에는 너무 불평이 많은 책이다. 보고 있자니 더더욱 비행기 없이 여행할수 없을것 같다. 하기사 시간과 돈만 충분하다면야 세상에는 선택사항이 무궁무진하다. 허나 보통사람들에게는 이 둘 다 몹시 어려운 사치다. 그걸 너무 잘 알고 있는 마당이라 이들의 얘기에 공감하기가 몹시 어려웠다. 

부케 드 파리는 어쩌다가 보게 된 책이다. 본디 꽃을(시장에서 팔리는 재화로써의)꽃을 그닥 좋게 보는 편이 아니다. 꽃은 분명히 아주 아름다운 물건임에는 틀림없으나 그 이면에 걸리는게 너무 많다. 화훼 농가가 지불해야하는(그것도 외국에) 로열티, 이렇게 한 종류를 다량으로 꽃피우기 위해 들이는 농약과 환경파괴, 팔리지 않는 꽃들에게서 느껴지는 낭비, 샀을때는 아름다우나 시들어 감에 따라 느껴지는 약간의 서글픔과 그것을 버릴때 느껴지는 아까움등등. 요즘은 꽃도 꽃으로 즐기기가 어려운 세상이다. 자고로 꽃이란 들과 산에 피어있을때 보고 좋네~~하는게 제일이지 싶다. 겨울을 넘기고 새로 꽃을 피우는 작은 화분의 꽃도 괜찮다. 꽃보다 더 많이 드는 포장지와 온갖 장식들을 보노라면 꽃이 주인인지 포장이 주인인지 모르겠다. 게다가 솔직히 꽃값은 너무 비싸다. 꽃다발 하나면 티셔츠 한 벌 값이다. 볼때는 너무나도 아름답고 감탄스럽고 좋지만 사려면은 참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한단 말이다. 요 놈의 물건은. 한정된 재화에서 가능한 최상의 선택을 해야만 하는 중산층의 위치에서(한국에서 중산층이란 요즘 참 아슬아슬한 위치다) 꽃은 아직도 너무나도 먼곳의 물건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책 속의 화려한 꽃다발들이 더 이상 그렇게 아름답게 비치지 않았다. 한번 삐딱선을 타기 시작한 생각은 웬지 모든것이 삐딱하게 보인다. 한국에서도 제법 곱게 산듯한데다 파리에서 오르간 배우다 싫다고 때려치우고 플로라리스트 과정을 마칠 수 있는 내 생각에는 복을 타고 난듯한 저자의 고생담도 배부른 투정같아서 보기 싫다. 꽃 한송이의 여유를 강조하는 그의 말도 그래, 난 꽃 한 송이 못 살 정도로 여유가 없다 어쩔래 싶은 심통을 솟게 만든다. 아무도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지만 기분 나쁜 경우가 있는 것처럼 좋은 주제에 아름다운 책인데 씁쓸한 마음을 들게 만든 책이다. 나도 한번쯤은 뭘 하다가 단지 싫다는 이유로 때려치워보고 싶다. 다른 모든것을 고려하지 않고 말이다. 요즘 왜 이렇게 심통이 느는지 모르겠다. 

 

 

 

 

 

 

 

 

 

오늘 영이가 이사를 했다. 이사는 그 인간이 했는데 괜히 우리가 바쁘다. 그 놈의 냉장고가 뭐라고. 남이 쓰던거 뭐하러 가져올꺼라고 아득바득 악을 쓰는 엄마때문에 미칠것 같다. 그렇게 가져오고 싶으면 알아서 가져오던가 일하는데 전화해서는 화물차를 어디서 구하냐, 있는 냉장고는 어디에 버리냐, 냉장고가 커서 문으로 안나온다, 서비스 기사 불러다오, 화물차 불러다오 등등 스트레스 받아서 내가 죽을것 같다. 다음에 다시 이사갈때 동생들이 뭐 준다고 하면 때려 죽여버릴것같은 기분이다. 새것도 아니고 중고 냉장고를 가지고 일주일내내 전화를 몇십통이나 했는지. 이게 무슨 짓인지 모르겠다. 오늘은 정말 인내심의 한계를 느꼈다. 내 엄만데 어쩌면 이렇게 미울수 있는지 모르겠다. 사는게 정말 고행의 연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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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번도 비행기를 타지 않은 150일간의 세계일주
세스 스티븐슨 지음, 윤미나 옮김 / 달 / 2011년 2월
평점 :
절판


2% 정도가 아니라 20% 정도쯤 부족한 작품이다. 세계일주 라는 거리로 따져봤을때 양도 적지만 정작 본인들이 경험한 것도 그닥 많지 않다. 이 커플의 경우는 시간이라는 문제보다 돈이라는 문제가 걸려있어서 세계일주를 제대로 한것 같지가 않다. 비행기를 탐으로 해서 놓치는 것들과 환경적인 문제등등으로 인해 비행기를 타지 않고 세계일주를 해보겠다고 덤빈 커플. 화물선과 크루즈와 버스와 기차, 자전거까지 온갖 탈 것을 이용해서 세계일주를 한다. 문제는 정작 이런 식으로 하려다보니 제대로 보지도 않고 그저 스쳐지나는 곳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비행기를 타지 않고 느리게 여행을 하면 많은 것을 보고 느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비행기처럼 환승과 이용시간의 폭이 넓지 않음으로 인해 정작 그 나라를 제대로 보지 않고 스쳐지나는 경우가 너무 많았다. 느리게 가기라는 선택을 했는데 그 느림을 고수하기 위해 전력질주를 하는 건 좀 너무 우습지 않나? 예컨데 마지막으로 태평양을 건너는 구간을 맞추기 위해서 호주대륙을 4일만에 주파하고 뉴질랜드는 거의 발만 대고는 바로 크루즈 선을 타기 위해서 뛰어간다. 이래서는 비행기를 타지 않고 느리게 가는 의미가 어디에 있다는 걸까? 단지 세계일주를 위한 세계일주가 아닌가. 여행의 취지도 좋았고 방식도 재미있었으나 중간쯤에 와서는 세계일주라는 목적에 집착한 나머지 모든 것이 거기에 맞춰서 의미를 잃은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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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맑음 

오늘의 책 : 나이들수록 왜 시간은 빨리 흐르는가 

흥미로운 책이긴 한데 질문한 늘어놓고 해답이 없다. 물론 우리의 뇌에 관해서 아직 대부분의 것이 밝혀지지 않았음을 알고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답이 하나도 없다는건 좀. 뇌에 관한 여러가지 연구와 논문들을 쭉 나열해 놓고 있는데 전부다 질문으로 끝나고 만다. 제목에 나온 나이들수록 왜 시간이 빨리 흐르는것처럼 느껴지는가에 대해서도 그에 대한 연구 과정에 대해서 상세히 설명해 놓았지만 정작 왜 그렇게 느끼는것인지에 대한 해답은 나와있지가 않다. 뇌의 비밀에 관해서는 아직도 제대로 밝혀진게 없다는걸 여실히 보여주는 책이다. 그래도 연구 그 자체가 흥미롭고 재미있기는 했다. 우리의 뇌가 시간과 기억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가 하는 부분도 재미있었다. 특히나 죽기 전에 자신의 일생이 영화처럼 펼쳐진다는 부분의 연구가 아주 재미있었다. 이런 저런 잡학 사전처럼 흥미롭게 읽을수 있는 책이다.  

 

 

 

 

 

 

 

 

저녁에 엄마랑 사슴고기를 먹으러 갔다. 회사 근처에 하는 곳이 있는데 저번에 한 번 가려고 했더니 혜영이가 싫다고 해서 안갔는데 요번에 TV에서 사슴고기를 방송한 모양인지 한번 가보고 싶다고 해서 엄마랑 갔다. 역시 TV의 위력은 놀라워라~~~1인분에 3만원으로 좀 비싼 편인데 고기는 맛있었다. 뭐랄까 참 특이하달까....소하고도 돼지하고도 참 다른 맛이라서 뭐에 비교해야 할지 모르겠다. 돼지고기처럼 기름지지는 않지만 소처럼 맛이 진하지도 않은 그런 정말 처음 먹어보는 고기 맛이 났다. 엄청나게 맛있지는 않았지만 한번쯤 특이한 맛으로 먹어볼만은 했다. 다만 좀 비싸서 다시 먹어볼까 싶을 정도로 맛있지는 않았달까. 요리법이 좀 아니었던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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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어제에 이어서 오늘도 비가 온다 

오늘의 책 : 타샤와 코기. 걸어다니는 부엉이들 

두 책 다 실망이 크다. 이제 타샤 시리즈는 그만 사야지 하다가 코기가 나온다기에 싶어서 샀는데 완전 실망이다. 내용도 없고 방향도 없고. 작은 사이즈도 아니고 큰 판본에 가격도 비싼 책인데 사진 몇 장이랑 스케치 몇 점이 내용의 다다. 이건 좀 너무한데 싶어서 찾아봤더니 전부터 타샤 시리즈를 내던 출판사가 아니라 다른 출판사였다. 재작년 그 분이 돌아가시고 나니 돈이 좀 될것같은지 다른 출판사가 뛰어든 모양이다. 전 출판사랑 차별을 두고 싶었는지 정장과 종이질은 무지하게 좋지만 정작 중요한 내용이 별반 없다.  

걸어다니는 부엉이들은 사려던 책은 이게 아니라 다른 책 - 안 뜨려는 배를 사려고 하는 중에 저자의 다른 책은 뭐 없나 하다가 이 책이 눈에 띄어서 사게됬다. 역시나 좀 실망이다. 내용이 나쁘지는 않은데 은연중에 약간 잔인한 책이다. 말하자면 어린애들이 아무 죄책감없이 잠자리의 날개를 잡아뜯고 파리의 다리를 뽑으면서 재미있어하는것과 같은 부류의 잔인함이 곳곳에 있다. 자신의 어린시절에는 그런 일이 비일비재했고 당연한 일이라는 듯이 얘기하지만 눈살이 찌푸려지는 그런 일들 말이다. 어린애들이 총으로 어미를 죽이고 둥지를 박살내고 가져온 어린 부엉이에게 돌멩이를 던지며 논다던가 까마귀들에게 마구잡이로 총을 쏜다던가 하는 얘기들이 나오는데 그게 은근히 잔인하게 느껴져서 싫었다. 옛날에는 새끼고양이들은 물에 빠트려서 죽였어요라고 천연덕스럽게 말하는 할머니에게서 느껴지는 잔인함. 내가 그 쥐를 던져서 죽였어라고 아무렇지도않게 말하는 어린아이에게서 느껴지는 그런 잔인함이 책 곳곳에 있다. 보고나니 어쩐지 기분이 나빠졌다. 그걸 또 저자가 너무 아무렇지도 않게 얘기해서 더 기분이 나빴다고나 할까. 자연이라는 곳 자체가 그렇게 천국같은 곳이 아닌줄은 잘 알고 있다. 우리가 먹는 소, 돼지 역시 따지고 보면 잔인한 일이라는 것도 알고 있지만 그래도 역시 싫은 기분이 들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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