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 비오다 갰더니 오후에 비가 제법 왔다. 

오늘의 책 : 네 멋대로 행복하라. 

이 작가의 책은 On the Road 가 제일 유명한 모양인데 어찌된 일인지 책여행책으로 시작해서 뒤에서부터 읽어나가는 형세가 됐다. 내용이 아주 좋다기보다 단어나 문장의 구조가 내 마음에 들어서 계속 사보게 된다. 글을 읽다보면 내용도 중요하지만 읽을때 느낌이 좋은 책이 더 마음에 들때가 가끔 있다. 이 책은 뉴욕에서 2달씩 넉달을 지내며 쓴 책이다. 저자가 밝힌대로 고작 그 시간으로 뭔가 큰 것을 보여주기에는 부족한 기간일지 몰라도 오히려 큰 것을 보여주지 않으려는 태도가 마음에 들었다. 책의 앞부분은 본인의 뉴욕 경혐담, 뒷부분은 뉴요커들의 인터뷰로 이루어져있다. 대체적으로 마음에 들었지만 약간 내 취향이 아닌 부분도 있었다. 나는 이렇게 너무 열심히, 치열하게 사는 사람들을 보면 약간 무섭다. 아마도 내가 전혀 그런 사람이 아니라서 그럴것이다. 책의 나오는 모든 사람들이 한 목소리로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는게 중요하다고 외치는데 내가 하고 싶은 일은 하나다. 그저 책이나 보면서 지내는거. 내가 평생 하고 싶었던 일은 이게 유일하다. 어릴때부터도 나는 그다지 큰 꿈이나 거대한 야망을 지녀본적이 없다. 책을 많이 좋아하지만 한번도 작가가 되고 싶었던 적은 없고 만화책이라면 환장을 했지만 만화가를 꿈꿨던 적은 한번도 없다. 그저 유유자적 평생 내가 읽고 싶은 책이나 보면서 아무 일도 안하고 사는게 내가 하고 싶은 일이다. 차선책으로 만화방이나 책방 혹은 북카페나 좀 더 스케일 크게 자그만한 도서관 정도를 하고 싶었던 적은 있지만 구체적으로 뭔가 강렬한 직업적인 욕구라던가 사회적인 야망을 가진적이 없다. 어릴때부터 애늙은이랄지 그저 설렁설렁, 유유자적, 바람에 구름 가듯이 흘러가는것 말고는 딱히 가진 열정이 없단 말이다. 그런데 책에 나오는 사람들이 어찌나 하나같이 열정으로 가득차 있는지....쩝~무섭기도 하고 내가 뭔가 이상한 사람인가 싶기도 하고. 요런 책을 읽고나면 항상 약간 머쓱한 기분이 든다. 흠~내가 너무 안일한가? 싶기도 하고 이렇게 무사태평하길 바라며 살면 안되나? 싶기도 하고. 그렇다고 뭐 이제와서 책 몇권 읽었다고 이 나이에 갑자기 야망에 불탄다던가 모험에 뛰어든다거나 하기는 내 성격상 절대 무리인걸 알고있지만 말이다. 

 

 

 

 

 

 

 

 

오늘 갑자기 크나큰 고민이 생기고야 말았다. 추석 보너스를 받고 그만두기로 마음을 먹으면서 중간 점검시간을 가져봤다. 돈 계산도 좀 해보고 다음 직장은 언제쯤 구할지도 생각해보는중 한가지 점을 깨달았다. 내가 추석을 지내고 계산대로 9월말에 그만두면 7,8,9해서 석달치 월급과 상여금을 함산해서 퇴직금을 받아야 한다는 점이다. 원칙은 그러한게 분명한데 우리 회사는 이제까지 의도적으로 퇴직금을 줄때 상여금을 포함시키지 않았다. 원래 그런다고 하기에 처음에는 나도 그런줄 알았는데 몇 년전에 그게 아니라 법적으로는 상여금을 포함시켜서 퇴직금을 지불해야 함을 알았다. 근데 회사에서 고의적으로 안주고 있었고 또 막상 나가는 사람들도 아무말을 안해서 내가 나서서 챙겨줄수는 없었기 때문에 나도 아무 말도 안했다. 근데 내가 나가는 입장인데 나는 알고 있지 않은가? 상여금 두달치를 포함하면 돈이 얼마나 많이 차이가 나는데....이건 도저히 포기할수 없는 일이다. 문제는 우리 회사에서 이제껏 주지 않았기 때문에 내가 달라고 한다고 순순히 줄 놈들도 아니고 이 문제를 가지고 법적으로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싸워야 할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회계사무소에 확실히 물어보니 당연히 상여금은 포함하게되어 있다니 싸우면 내가 이길것 같기는 한데....그래도 안주고 버티면 어쩌나 싶기도 하고...이래저래 마음이 무겁다. 끙~그놈의 돈이 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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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흐렸다 맑았다 오락가락 함 

오늘의 책 : 심야식당 7. 1000일간의 아라비안나이트 

심야식당 신권이 나왔다. 여전히 재미있고 감동적인 만화지만 값이 무려 천원이나 올라서 8,500원이나 한다. 만화책 한 권의 가격으로는 너무 비싸고 과하다 싶다. 나로서는 사실 일반 작은 사이즈이 만화책이라면 3,500~4,000정도. 심야식당이나 웹툰같은 만화의 종류는 5,000~6,000정도면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이 정도 가격이라야 그다지 크게 부담같지 않고 사볼수 있는데 요즘은 기본이 4,500원이고 10,000원을 호가하는 만화도 나올지경이다. 물론 가격대가 만원에 가까워지면 칼라가 들어간다는 장점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너무 비싸다. 휴우~~만화 한 권 사보기 만만치 않다. 

1000일간의 아라비안나이트는 이집트에서 기자 아내로 3년간 보낸 사람의 얘긴데 솔직히 약간 실망이다. 3년이나 산것치고는 내용이 너무 단편적이고 깊이가 없다. 게다가 제일 중요한 점은 이집트 사람들의 인샬라라는 태도가 나는 좀 화가 나더라는 점이다. 약속을 안지키고도 인샬라~로 해결, 기차가 안와도 인샬라~로 해결하는 태도가 나는 싫다. 인도나 이집트같은 곳을 여행하면 종종 이런 태도가 나온다. 늦거나 약속을 어기고는 그걸 신의 뜻이라는 둥의 헛소리로 무마하는데 그걸 또 무슨 큰 철학자적인 태도나 되는듯이 과대해석하는 그런 글을을 나는 싫어한다. 약속을 했는데 버스가 고장났다거나 아프다거나 사고가 났다면 그건 신의 뜻일지 모르지만 자기가 귀찮아서 약속을 어겨놓고는 무슨 놈의 신의 뜻? 그걸 또 끄덕끄덕하면서 신의 뜻이려니 하는건 또 무슨 헛소리? 요따구 생각을 하는 사람인지라 인도나 이집트같은 신의 뜻이 지배하는 곳의 여행담은 그다지 즐겨읽지 않는 법인데 제목도 마음에 들고 3년이나 살았다니 뭔가 건진게 있으려니 싶어서 봤는데 역시나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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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비 

오늘의 책 : 차이와 사이 

책이 유달시리 얇다고 생각했더니 애초에 책으로 만들어진게 아니라 강연한 내용을 나중에 정리해서 책으로 만든거였다. 그래선지 내용도 짧은데다 다른 책에서 이미 읽은 거라 비슷한 내용도 부분부분 많이 눈에 보였다. 통역에 대한 부분은 다른 통역 관련 책에서 이미 읽은 내용과 비슷한 부분이 많았고 러시아 학교에 다닐때의 얘기도 다른 책에서 읽은 거랑 비슷한 내용이 더러 있었다. 약간 실망스럽기도 했지만 읽다보니 또 새로운 부분도 섞여있어서 그런 부분은 또 재미가 있었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읽다보니 전에 읽은거랑 비슷한 부분도 또 나름 다른 재미가 있고 해서 처음의 실망은 어느새 사라지고 그냥 재미있게 봤다. 내용이 너무 적어서 조금 불만스럽기는 했지만 한 권, 두 권하면서 모으다 보니 어느새 여사의 작품을 거의 다 모으게 되서 책 자체의 내용도 좋지만 책 모으는 재미가 또 있어서 자꾸 사게된다. 사실 같은 분의 작품을 그것도 에세이를 자꾸 읽다보면 그다지 큰 내용이 없다. 에세이란거 자체가 잔재미랄지 일종의 잡담이나 수다같은 느낌이라서 뒤로 갈수록 그저 그런 느낌을 받기 쉬운것도 사실이다. 마리 여사의 작품도 쭉 보다보니 어느새 감동이나 재미보다도 보던거라서 본다는 느낌을 지우기 힘든것도 사실이다. 여전히 재미는 있지만 말이다.  

 

 

 

 

 

 

 

 

 

비도 오고 어디 나가기도 싫고 해서 순대사서 집에서 엄마랑 같이 먹었다. 비가 와서 그런지 따뜻한 순대가 어찌나 맛있던지...신나게 먹고 한 잔 하고는 일치감치 쓰러져 잤다. 일요일도 하루종일 비가 내려서 집에 콕 처박혀서 먹고 자고 컴퓨터하고 책보고 이러면서 하루를 보냈다. 비오는 날은 집안에 있는게 너무 좋다. 내리는 비를 보면서 요런조런 군것질을 하고 있자니 너무너무 행복하고 기분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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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새벽에 비오다가 갬 

오늘의 책 : 초초난난 

불륜만 아니었으면 좋았을텐데. 난 바람 피우는 사람은 딱 질색이다. 그게 남자든 여자든. 싫으면 헤어지면 될 일이지 집에 두고 바람을 피운다는건 마치 결혼상대를 일종의 보험으로 두고 스릴을 즐겨보겠다는 못된 심보로 보인다. 결혼이란건 선택이다. 안해도 되고 그만둬도 된다. 누구도 그걸 강제할수는 없다. 부모들로부터 압력이야 있겠지만 뿌리칠수도 있는 압력이다. 근데 결혼하고 바람피우는건 진짜 못된 심보다. 불륜을 이런식으로 미화하는거 별로 마음에 안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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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초난난 - 남녀가 정겹게 속삭이는 모습
오가와 이토 지음, 이영미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발음이 너무 재미있다. 초초난난. 뜻도 좋다. 남녀가 서로 정답게 속삭이는 모습. 로맨스 소설을 싫어하는 나지만 제목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산 책이다. 달팽이 식당의 작가답게 이번에도 역시 음식이 막강한 조연으로 그 저력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둘이 데이트하면서 먹는 음식들이 없다면 이 책의 재미는 아마도 반 이하로 떨어질거라고 본다. 계절의 변화에 따른 온갖 먹거리들에 대한 묘사는 정말 침이 고일정도다. 글 솜씨가 전작에 비해서 확실히 늘었다고 본다. 달팽이 식당은 좀 모자란듯한 어딘가 느슷하고 아마추어적인 느낌이 약간 있었다면 이번에는 프로 작가다운 표현력과 스토리 라인이 보여진다. 달팽이 식당은 아주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조금 미진하고 마음에 안드는 구석이 많았는데 이번 소설은 짜임새도 탄탄하고 주인공들도 참으로 매력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솔직히 이 소설이 크게 마음에 드는건 아니다. 왜냐하면 나는 불륜을 싫어한다. 사람이 평면적이랄지 단편적이랄지 모르겠지만 나는 책 속에서는 단순한게 좋다. 새 연애를 하고 싶다면 깨끗이 헤어져야 하고, 탐정은 반드시 범인을 잡아야만 하고, 모든 수수께끼는 마지막에 풀려야만 한다는게 평소 소설에 대한 내 신조다. 나는 질척질척한게 싫다. 사실 이 소설은 그렇게 질척거리지 않는다. 왜냐하면 남자의 결혼생활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연히 기모노를 사러와서 만나게 된 기모노 가게 주인 여자와 손님인 남자. 남자가 마음에 들었지만 기혼인것 같다. 결혼반지를 끼고 있었으므로. 그런데 인연이 되어 또 여자가 인연을 만들고 싶은 마음이 있어 둘은 한번, 두번 만나고 누가 연애를 하자고 한것도 아닌데 정신차려보니 연애를 하고 있다. 남자는 자신의 결혼생활에 대해 전혀 말하지 않고 여자도 묻지 않는다. 마지막에 여자가 이제 만나지 말자고 하자 다시 찾아온 남자의 손에는 더이상 결혼반지가 보이지 않는다. 무슨 일인지, 어떻게 헤어진건지는 역시 나오지 않는다. 즉, 불륜에서 보기 싫은 부분을 쏙 뺀거다. 남자의 아내를 얘기속에서 전혀 그리지 않고 결혼 생활에 대한 얘기도 전혀 하지 않는다는 수법으로 불륜의 더러움과 질척거림을 작품에서 배재한다. 작품속에 등장하는 연애의 산뜻한은 일종의 사기다. 모든 더러운 쓰레기를 양탄자밑이나 쇼파밑으로 숨긴거나 마찬가지다. 헌데 나는 그 숨겨진 악취가 맡아진다. 저렇게 바쁘다는 놈이 집에는 안가고 애인 만나러 오네라는 생각이 든다. 저 남자의 아내가 어떤 심정일까 싶은 생각이 든다. 물론 남자의 집이 이미 파탄직전일수도 있다. 별거를 한 상태일수도 있고 아내도 바람을 피우고 있을수도 있다. 그래도 역시 불륜에서 나는 악취를 저런식으로 감추는 수법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소설일 뿐인데 싶으면서도 역시 난 이런 남자 싫어. 이런 식으로 남한테 상처주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을 못본척하는 여자도 싫어! 하는 생각이 든다.  남자가 결혼한 상태가 아니더라도 이 작품은 충분히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데... 남이 하면 불륜이고 내가 하면 로맨스라는 생각을 싫어하는데다 결혼은 아직은 지켜야할 신성함이 남아있는 영역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에 불륜 로맨스 소설로써는 이 작품이 크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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