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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균 쇠 (무선 제작) - 무기.병균.금속은 인류의 운명을 어떻게 바꿨는가, 개정증보판
제레드 다이아몬드 지음, 김진준 옮김 / 문학사상 / 2005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평소 역사를 공부하다 우리나라가 지금보다 달라질수 있는(더욱 강력해질수 있는) 순간을 놓친 역사적인 장면을 보면 참으로 안타까웠다. 주로 구한말인데 우리가 일본과 대등해질수도 있는 순간이 있었건만 하는 안타까움말이다. 그런 안타까움은 또다른 궁금증으로 이어졌다. 어째서 백인들이 세상의 주인이 되었는가 하는 문제다. 우리가 아무리 부인하려해도 백인들은 세상의 지배자로 확고하게 자리를 잡고 있다. 흑인보다 동양인이 뛰어나니 어쩌니 해도 인종차별의 본질은 백인이 다른 모든 인종보다 우월하다는 것이다. 어째서 백인들이 세상을 지배하게 되었을까라는 점은 나의 오랜 궁금증이자 또한 가끔은 울화통이 터지는 일이기도 했다. 왜 모든 인류가 평등하게 발전하지 못했을까. 왜 우리나 흑인들이 백인보다 아래에 위치하게 되었을까. 그렇게나 많은 자원을 가지고 있는 아프리카는 왜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대륙이 되었을까.
이 책은 나의 이런 오랜 궁금증에 많은 대답을 해주었다. 물론 다 해결했다고는 할수없다. 역사는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고 앞으로 우리가 모르는 새로운 사실이 밝혀질수 있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근래 읽은 역사서들중 단연 으뜸이다. 서양의 우수성을 설명하는게 아니라 그저 그들이 운이 좋아 그리 되었을뿐이라는 사실은 솔직히 말해서 속이 시원했다고나 할까. 600페이지에 달하는 두꺼운 책인데도 의외로 술술 읽일뿐 아니라 도포나 연대표를 지나치게 많이 넣어 사람을 피곤하게 하는일도 없고 주석을 따로 읽어야 하는 번거로움도 없어서 더욱 좋았다. 지은이의 필력은 말할 필요도 없거니와 번역가의 능력까지도 짐착케 해주는 유려한 문장이 더욱 책의 묘미를 살려주고 있다. 사실 두껍고 무거운 책이지만 겁먹을 필요없이 읽어보라고 권유하고 싶다. 생각보다 훨씬 재미있게 볼 수 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