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곰 선장의 13 1/2의 삶 1
발터 뫼르스 지음, 안인희 옮김 / 문학수첩 리틀북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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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꿈꾸는 책들의 도시가 이 작가의 첫작품인줄 알았는데 그 앞에 더 나온 시리즈가 있다길래 정말이지 기쁜 마음으로 샀다. 이 작가의 상상력은 정말이지 놀랍다. 이런 세상을 상상한다는것도 놀랍고 또 그 상상을 그림으로 본인이 그려낸것도 정말 놀랍다. 보면 볼수록 대단한 작가다.  

이 푸른곰 선장의 13과 1/2의 삶의 첫 시작은 이렇다. 너무 작아서 호두껍질안에 드러누워 있는 푸른곰이 바다위에서 눈을 뜬것이 시작이다. 소용돌이로 휩쓸려가는줄도 모르고 태평하게 호두껍질속에 누워있던 푸른곰은 우연히 지나가던 난쟁이 해적에게 구출되고 이때부터 푸른곰의 파란만장만 인생이 시작된다. 난쟁이 해적과 지낸 첫번째 삶. 그들보다 커져 섬에 내리게 되면서 시작되는 두번째 삶. 도깨비 섬에서 탈출하여 미식가 섬에서 시작되는 세번째 삶등. 정말로 상상하기조차 힘든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의 푸른곰. 그런식으로 열세개의 삶을 산 푸른곰은 지금 사랑하는 그녀와 1/2의 삶을 살며 그의 열세개의 삶을 정리하고 있다. 그리고 나머지 열세개의 삶은 비밀이란다. 푸른곰에게도 비밀이 있어야하기 때문에 말이다. 

그의 작품에서 진짜 좋은것은 결국은 모험끝에 해피엔딩이기 때문이다. 나는 해피엔딩이 좋다. 불행따윈 현실에서도 넘치는데 소설속에서까지 눈물짜는건 질색이다. 언제가 푸른곰에게 비밀이 필요없어져서 그의 나머지 열세개의 삶도 우리에게 알려주게되길 바란다. 꼭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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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소리 - 옛 글 속에 떠오르는 옛 사람의 내면 풍경
정민 지음 / 마음산책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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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저 자가 옛글을 읽고 느낀바를 쓴 책이다. 여기서 옛글이란 주로 조선시대 선비들의 글이다. 시도 있고 산문이나 편지글도 있다. 책 읽는 소리가 병 속에 물따르는 소리와 같이 통쾌하지 않냐는 글귀는 참으로 옛사람들이 멋을 느끼게 한다. 옛글을 연구하는 사람인지라 옛글이 좋은 점을 따지고 요즘의 태세를 탓하는 글이 많다. 하나 그 옛날에도 젊은이들이 우리때와 같이 않다는 말이 있었다지 않는가. 요즘 세상이 변하여 책이 흔한것은 사실이다. 나도 중.고등학생 시절 가지고 있는 책이 몇 권되지 않을때는 그 책들을 읽고 또 읽어도 지루한줄을 몰랐다. 이제 양껏은 아닐지라도 마음가는 책은 살 수있는 형편이 되고보니 사실 그때만큼 책을 귀히 여기지는 않게 된점도 분명히 있다. 한번보고 휙 던지는 책도 많고 산 후 읽지 않고 팽개쳐둔 책이 생길지경이다. 확실히 결핍은 더 큰 만족을 준다. 그렇다고 결핍한 상태로 돌아가고 싶냐면 그건 아니다. 책을 귀히 여기는 것은 내 마음이면 충분하고 책 그자체는 넘쳐나는것이 오히려 더 좋다고 생각한다. 옛사람들의 생각이라 하나 오늘에 와서도 충분히 생각해 볼만한 좋은 글들로 넘쳐난다. 가슴 찡한 따뜻한 글도 참으로 많다. 우리의 고전도 이렇듯 향기롭다. 이제는 사라져가는 소리들의 목록에 책 읽는 소리도 한 귀퉁이를 차지할것이라 생각하니 마음이 짠하다. 

여기서부터는 약간의 잡설인데 보통 옛날이 더 좋았어 라며 선비정신 운운하는 책을 내는 사람들은 모두다 남자다. 당연히 여자의 지위가 형편없이 낮았던 그 시대로 돌아가고 싶은 여자들이 없는것이야 당연한 일이지만 왜 꼭 이런 글을 쓰는 사람들은 자기가 조선시대로 돌아가면 사대부집안의 선비로 태어날것이라고 생각하는지? 아마도 이분이 조선시대에 태어난다면 99%의 확률도 평생 글자 한자 읽어보지 못할 평민이나 그 밑의 노비등등의 신분에 속하게 될것이다. 중인계급까지 포함한다해도 그 확률은 그다지 높지 않을텐데 그런것도 생각하고 그렇게나 조선시대를 부러워하는지 모르겠다. 그 선비들이 유유자적 실리와 상관없는 글줄이나 읽을때 고생하는 집안사람들(주로 아내겠지)과 형편없는 정치로 고생하는 백성들은 과연 얼마나 생각해 보았을까? 농민으로 태어나 평생 땅만 파고 살았어도 이 시대의 풍요가 공허하게 느껴질까? 약간의 결핍이 더 큰 만족을 주는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허나 그 풍요의 혜택을 온몸으로 받고 살면서 그것에 감사할줄 모르고 불평을 늘어놓는것도 분명히 좋은 일은 아닐것이다. 확실히 모든것이 넘쳐나는 세상이다. 이제 옛사람처럼 친구가 귀한 책을 가지고 있다하여 그것을 청하며 가슴 떨려하는 사람은 없을것이다. 다섯수레의 책으로 세상을 다 안다고 하기에는 턱없이 정보가 넘치는 세상이 된것도 사실이다. 책이 덜 귀해진것도 사실이다. 그것도 좋지 않은가? 책이 없어 우리같은 사람들이 책 한권 못보고 평생을 살던 세상보다는 주말마다 소용을 다한 책들이 아파트입구에 무더기로 버려지는 세상이 나는 더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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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의사의 고백 - 현대의료체계에 대한 윤리적이고 철학적인 고백록
알프레드 토버 지음, 김숙진 옮김 / 지호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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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제목은 정말 잘못 붙인것 같다. 어느 의사의 고백이라는 말에서 느껴지는 뉘앙스는 정말 의사로서 의료현장에서 본것을 쓴것같은 느낌인데 이 책과는 거리가 멀다. 물론 어느 의사의 (철학) 고백이기는 하다마는...의사로 살던중 점점 의료현장에서 의사가 환자를 대하는 방법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그 점을 파헤쳐보고자 철학공부를 했다는 이 의사의 고백에서 솔직히 의료현장에서의 문제는 그다지 많이 다루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철학사상에 대한 이야기가 대부분인데 뒤로 갈수록 철학 그 자체에 대한 얘기가 많아서 뒷부분은 사실 조금 지루했다. 하지만 누구나 한번쯤은 고개를 끄덕일만한 일들이 담겨있다. 바로 의사들이 환자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일전에 나는 턱이 아파서 대학병원에 갔다. 부산에서 관련 병원이 두군데 밖에 없어서 선택의 여지도 없었다. 결론? 나는 8만원의 돈을 냈고 3시간의 시간을 썼는데 의사는 고작 3분정도밖에 보지 않았고 그나마 내 턱에 손도 대지않은채 뭐라 지 할 말만 씨부렁거리더니(정말이다) 나가버렸다. 나는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 이 병원에 왔고 또다시 턱에 이상이 생기면 와야겠지만(달리 다른 병원이 없으니)속으로 정말 욕지기가 나왔다. 그리고 내가 그리 심한 병이 아니니 이러고 말겠지만 정말 생사를 오고가는 병인데 의사가 저렇다면 얼마나 서럽고 힘들까 하는 생각에 새삼 절대 병들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에 진저리가 처졌다. 이 책은 우리같은 사람이 아니라 의사들이 읽어야 할 책이다. 의사로서 기본 지식도 물론 매우 소중하다. 아무리 친절하다고 해도 치료를 해주지 못하면 아무 의미가 없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병원에서 의사들의 포악함은 상상을 초월한다. 이름난 병원일수록 이름난 의사일수록 더하다. 환자들은 목숨이 담보로 잡혀있으니 한마디 소리도 못하고 그저 참을수밖에 없다. 히포크라테스의 선서라니....우스울 지경이다. 의사로서의 지식도 중요하지만 그들에게 의료의 기본은 바로 보살펴주는 마음이라는 것을 꼭 가르쳐주었으면 싶다. 이 책이 의사들의 필독서가 되길 바라며... 

PS. 요즘 닥터 하우스라는 드라마를 보는데 주인공 닥터 하우스는 성격 정말 더러운데 실력은 정말 좋은 의사로 나온다. 볼때마다 그런 생각이 든다. 성격은 개떡인데 실력은 좋은 의사랑 성격은 참 좋은데 실력은 그저그런 의사. 둘중 누가 더 좋은 의사일까? 내가 죽기 일보직전이면 생각할거 없이 닥터 하우스에게 갈것도 같다. 하지만 살려줘서 고맙긴한데 그에게 그렇게 오래 고마운 마음을 가질것 같지는 않다. 아마 길에서 만나도 그냥 지나칠것 같달까..환자의 얘기를 들어주며 그들을 다독여주며 시간을 보내는 의사가 훌륭한가. 그 시간에 공부 더하는 의사가 훌륭한가. 환자로서 우리는 어느쪽의 의사를 원하는가. 어려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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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베르테르의 기쁨 - 알랭 드 보통의 유쾌한 철학 에세이
알랭 드 보통 지음, 정명진 옮김 / 생각의나무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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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라하면 보통 딱딱하고 어려운 학문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알랭 드 보통은 철학이 어떻게 우리의 일상에 도움이 되는지 유쾌하고 쉽게 풀이하고 있다. 소크라테스라면 그저 너 자신을 알라는 한마디 밖에 생각나지 않지만 솔직히 그 옛날의 그리스 철학자의 사상은 내게는 멀게만 느껴졌었다. 그가 인기없음에 대한 위안을 우리에게 전해줄지는 정말 생각도 못했다. 세상이 우리를 인정해주지 않는다고해서 꼭 우리가 잘못된것이 아니라는 것 말이다. 충분한 돈을 가지지 못해 불행하다면 에피쿠로스의 쾌락주의에 대해 공부해 보는것은 어떤가? 염세주의가 상심한 마음을 위로해 주는것을 알고있는가? 어렵기만 하다고 생각한 철학이건만 쉽고 가벼운 마음으로도 얼마든지 받아들일수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이 책은 철학을 처음 시작하고자 할때 철학에 대한 흥미를 한껏 돋궈주는 책으로도 정말 제격이다. 말하자면 에피타이저같은 느낌이라고나 할까.. 때론 삶이 힘겨울때 철학과 함께 그 어려움을 받아들이고 수긍하고 이겨낼수 있을것이라는 묘한 느낌은 이 책이 내게 준 또 하나의 위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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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램 수필선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51
찰스 램 지음 / 문예출판사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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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한 기회에 다른 책에서 이 책을 절찬하는 칭찬을 읽고는 찾아보니 우리나라에도 찰스 램 수필집이 나와있는게 아닌가. 얼마나 대단하기에 그리 칭찬을 하는가 싶어 구입하게 되었다. 그런데 기대가 커서 그런지 솔직히 그렇게까지 대단하다고 느끼지는 못했다. 분명히 재미는 있다. 하지만 시대가 지금보다 훨씬 옛날이라서 -거의 200년 전 작품이다 보니 - 약간의 거리감이 느껴지는건 어쩔수가 없었다. 거기다 눈에 거슬리는 각주가 너무 많았다. 본문에 나오는 각주가 책의 맨 뒤에 있는데 솔직히 너무 많아서 글을 읽는데 집중이 안되었다. 책 뒤를 왔다 갔다 하며 읽어야 하니 말이다. 솔직히 그가 예명으로 L이니 M이니 하고 적어놓을것을 전부다 각주를 붙였는데 굳이 그 본명을 몰라도 내용을 읽는데 아무 지장 없는데 왜 일일이 다 적어놓은것인지. 솔직히 각주나 옮긴이의 설명같은것은 적으면 적을수록 좋은거 아닌가. 옮긴이는 친절한 마음에 적어놓았는지 몰라도 이걸 모르면 내용을 모를 정도가 아니라면 각주는 안붙이는게 좋다. 거기다 왜 또 각주에 나오는 사람이름과 책 제목을 굳이 영어로 적어야 했는지도 궁금하다. 영어인 책 제목이나 사람이름을 읽기도 힘들거니와 책 제목은 모르는 경우도 많아서 각주로서의 의미가 없다고 생각된다. 이 점은 명백한 편집인의 오류거니와 책 내용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다른 책에서 인용도 많고 시대도 오랜 옛날이긴 하지만 수필로써는 좋은 내용들이 많았다. 지금은 사라진 굴뚝닦기 소년들에 대한 애정에 가슴 푸근했고 신사도에 대한 글은 오늘날에도 신사도의 원형으로 삼기에 부족함이 없는 글이다. 그의 다른 작품도 어떤가 기대될만큼 괜찮은 작품이었는데 불행히도 그다지 많은 책을 남긴 작가는 아니다. 오늘, 찰스 램이라는 새로운 작가를 알게되어 기쁜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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