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 쨍쨍함 

오늘의 책 : 사는 게 참 행복하다 

나름 전원생활을 동경하는터라 제목과 내용을 대충 훑어보고는 집어든 책인데 이것도 약간 실망이다. 제목은 사는 게 참 행복하다인데 내용은 참 행복한 내용이 그다지 없다. 첫부분에 나오는 고양이 부분이나 좀 행복하게 보일까 뒤로 갈수록 행복해 보이지가 않는다. 게다가 자신의 이야기보다 동네 사람들 이야기가 더 많이 나오는데 그것도 아름답고 밝은 내용이 아니다. 보증 잘못 선 아들때문에 집과 땅을 날리고는 마음의 병으로 정신을 놓아버린 노인네, 자페아 아들과 같이 사는 아버지, 평생 술만 마시면 아버지와 싸우다 그 아버지가 죽자 온순하지만 여전히 술로 세월을 보내는 아들, 다섯번이나 결혼을 했지만 헤어지고 마지막으로 도시로 가서 베트남 신부를 얻겠다는 노총각. 이 등장인물의 어디가 행복하다는건지?  

그렇다고 본인이 행복해 죽겠다는 내용도 별로 없다. 개를 읽고 슬퍼하는 내용, 황토길에 아스팔트 깔고는 후회하는 내용, 차가운 저수지 보면서 자신을 반성하는 내용 등등이 나오는데 여전히 별로 행복해 보이지 않는데 라는 생각이 들어서 의아했다. 전체적으로 밝고 환하고 전원생활의 행복을 노래한 내용이 별로 없다. 뭐 세상사 다 그렇듯이 시골생활도 살다보면 좋기만 하겠는가. 힘든 일도 있고 짜증나는 일도 있는게 다반사다. 하지만 제목을 저렇게 정했을때는 좋은걸 얘기하려고 한다고 생각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내용이 환하거나 행복하지가 않다. 크게 불행하거나 어두운것도 아니지만 이건 뭐 제목에서 연상되는 그런 내용은 또 전혀 아니란 말이다. 뒤로 갈수록 웬지 화가 났다. 책이란게 내용을 다 읽고 사지 않는 이상은 기대와 다를수도 있지만 이런 달라도 너무 달라서. 늦은 밤, 힘든 하루를 위로받고자 집어든 책인데 왜 연탄을 보면서 나는 쓰레기만 만드는 사람이구나 라고 한탄하는 내용따위를 읽고 있는거야 라는 생각에 웬지 욱한 느낌이 들었다. 내용이 나쁜건 아니지만 이런 제목으로 사람 헷갈리게 하지 말란 말이야 라고 출판사에 얘기해주고 싶다.  

 

 

 

 

 

 

 

 

 

 

웬지 맥주가 마시고 싶어서 순대 사서 엄마랑 같이 먹고 마셨다. 요즘 돼지고기 파동으로 순대도 많이 비싸졌다. 엄마한테는 비밀로 하고 있지만 사실 어제 산 순대가 만원어치였다. 순대만 산다면 그렇게까지 안줘도 되는데 내장을 좀 넣어달라고 하면 가격이 엄청 비싸진다. 아줌마가 요즘 국산 돼지고기가 너무 비싸서 어쩔수 없단다. 자기는 그래도 수입산 절대 안쓴다고 이 시장에서 30년을 한 사람이라고 해서 믿고 산다. 오랜 단골이라서 요즘들어 가격이 많이 올랐다고 해도 딴데 안가고 그냥 사지만 비싸긴 많이 비싸졌다. 그렇게 치면 후라이드 치킨도 한 마리에 14,000원 정도는 하는데 닭 가격은 그정도가 아니지 않나. 생각해보니 참 물가가 많이 올랐구나 싶다. 옛날에는 순대는 1,000원어치면 푸짐했고 통닭도 한 마리에 3,500원 정도밖에 하지 않았는데. 만원으로 살게 별로 없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에 와서 씻고 맥주 한 잔에 순대 한 점 먹으니 세상 부러울게 없었다. 울 강지들도 얼마나 순대를 좋아하는지 모른다. 사실 요놈들 때문에 순대값이 더 든다. 순대는 안먹고 내장만 먹으려고 든다. 그것도 곱창만 좋아해서 그것만 먹으려고 든다. 돈으로 치면 나보다 요놈들이 더 비싼걸로만 골라 먹는다. 그걸 보면서 좋다고 먹이고 있는 내가 문제지...울 강지들은 주인들 닮아서 둘 다 통통하다. 완벽한 H라인을 자랑하고 있다. 살 좀 빼야하는데...나도 못빼는 살을 개가 어찌 빼겠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날씨 : 아침에는 맑더니 오후부터 흐려지면서 저녁 나절 잠깐 비가 왔다. 

오늘의 책 : 나무를 심은 사람, 우리들의 소풍, 아름다운 시절 

나무를 싶은 사람은 팝업북에 빠져서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산 책이다. 팝업북이라기에 조금 아쉬운게 제일 첫 장이 황무지 부분과 제일 마지막에 숲이 번성한 딱 두 장면만 팝업이고 나머지는 그냥 책이다. 워낙에 짧은 내용이라서 뭐 달리 팝업으로 만들 부분도 없다. 그저 묵묵히 씨앗을 심고 다니는게 이야기의 전부인데 뭐 특별한 작면이 있을리가 있나. 무뚝뚝한 그림체가 웬지 책의 내용과 잘 어울려서 마음에 들었다. 짧은 내용과 긴 여운. 어른들을 위한 동화로 손색이 없는 작품이다. 이야기로는 많이 들어서 내용을 다 알고 있는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막상 책으로 보니 웬지 감동이 색달라서 좋았다. 근데 제목이 나무를 심은 사람이라고도 하고 나무를 심는 사람이라고도 나오는데 둘 중 어느쪽이 맞는걸까? 이미 완료된 이야기니까 심은 사람이 맞는것 같기도 하고 책의 내용상으로는 심는 사람이 나오는거니까 그쪽이 맞는거같기도 하고. 

우리들의 소풍은 제목과 대략의 내용을 봤을때 아주 재미있는 책일꺼라고 생각하고 샀는데 전혀! 아니었다. 소풍이라는 말이 주는 느낌. 그걸 상호로 삼은 먼 나라 네팔에 있는 한국 식당. 먼 이국의 땅에서 소풍처럼 멋진 삶을 사는 그런 사람일까? 하면서 봤는데...으음...약간 실망이다. 내용이 대체적으로 우울하고 힘든 얘기가 많다. 게다가 같이 하자고 해놓고는 왜 식당 일은 아내만 하는건데? 그 시간에 혼자 놀고 먹고 하는건가? 종업원들도 다 힘든 삶을 사는 사람들이고 별로 유쾌한 얘기가 없잖아 하는 순간에 결정타. 마지막에 아내분이 간암으로 사망하시는걸로 책은 끝이다. 소풍이라는 제목의 책을 사면서 이런 내용을 기대한건 아닌데. 전체적으로 약간 실망했다. 아~ 한 부분을 읽다가 혼자 웃었다. 소풍을 자주 가는 사람들은 뭔가 답답한게 많은 사람이라고. 바로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난 하나도 답답한게 없는 사람이구나. 혼자 생각해놓고 한참을 웃었다. 항상 현실이 어딘가 조금 답답하다고 생각한다고 여겼는데 막상 그 속에서 답답증을 느끼며 여행이나 소풍으로 달래보고 싶었던적이 한번도 없었으니 정말로 답답하게 생각하는건 아닌가 보다 싶어서 웃음이 났다. 천성은 어쩔 수 없는 법이지. 

아름다운 시절은 프로방스에 대한 책이다. 이 지역에 대한 책은 많은데 습관처럼 또다시 눈에 보이면 사게된다. 거기서 살라면 못살것 같지만 그토록 아름다운 곳에 대한 글을 읽는것만으로도 항상 기분이 좋아진다. 고생하며 돌아다니는게 내가 아니라서 더 재미있다. 굳이 멀리갈거 뭐 있나. 그냥 내 방에서 배 깔고 누워서도 전 세계 어디든지 다 갈수있는데. 휴가철이라 그런지 웬지 여행기가 또 재미있다. 쌓아놓은 책더미속을 뒤지며 여행기만 쏙쏙 뽑아서 보는 이 재미라니... 천국이 따로 없다는 생각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날씨 : 무쟈게 더움 

오늘의 책 : 염마 이야기, 다카페 일기 

오늘 책은 둘 다 좋았다. 염마 이야기는 제법 양이 많았는데 재미도 있고 번역도 잘되서인지 술술 잘 읽혀서 그만 읽을수 있었다. 이 작가분의 작품은 처음 사는거라서 어쩔까 싶었는데 내용이 좋았다. 주제도 내가 좋아하는 분야고 소설의 모든 요소가 적절하게 섞여있어서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나는 이렇게 현실에 도저히 없는 듯한 이야기가 좋다. 어딘가에 있는것 같은 얘기, 누군가에게는 일어날것 같은 일에는 별반 관심이 없다. 도저히 있을수 없는건 같은 얘기, 현실에서는 불가능할것 같은 일이 좋단 말이야. 주인공이 약간 한심이지만 미워할 수 없는 매력이 있다. 아마 친구인 노부마사와 리쓰도 그래서 염마를 어쩌지 못하고 끝까지 돌봐주는지도 모른다. 표지에 떡하니 검은 고양이가 등장하길래 얘가 무슨 큰 역할을 하는가 싶었는데 끝까지 아무 일도 안하는걸로 나온다. 다만 마지막에 가면 그저 염마의 옆에서 긴 세월 산것 그 자체로 큰 역할을 한다. 즐겁게 읽은 책이다. 역시 판타지, 귀신, 호러, SF 이런것들이 구미에 맞단 말이야. 

다카페 일기는 동물을 제외하면 그다지 사진집을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표지에 나오는 말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샀다. 아니나 다를까 솔직히 사진은 그다지 마음에 썩 드는건 아니었다. 부인과 애들이 어찌나 완벽하게 나오는지 원래 잘 생긴건지 완벽하게 풀 메이크업을 하고 찍는건지 헷갈릴 정도로 어딘지 프로의 냄새가 풍기는 사진이다. 책으로 만들면서 예쁜 사진만 모아서 만들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역시나 와쿠친의 사진을 제외하면 사진은 뭐 그저그랬다. 다만 일상을 담담하게 그리는 작가의 시선이 참 마음에 들었다. 아무일 없이 물 흐르듯이 하루가 조용히 흐르길 바라는 소박한 마음이 좋았다. 큰 욕심이나 야망없이 평온한 하루를 감사하며 지내는 담담한 눈길이 마음을 푸근하게 해주는데가 있어서 그점이 참으로 마음에 들었다. 

 

 

 

 

 

 

 

 

어제 새벽 3시에 자려고 누웠는데 잠이 안와서 새벽 5시쯤에야 겨우 두어시간 자고 나왔더니 머리도 무겁고 졸립기도 하다. 건강을 생각해서 이런 짓 하면 안되는데. 2년전부터 혈압이 높게 나오는데 체중이 불어서 그런것도 있지만 수면부족도 고혈압을 유발할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말을 들었는데 요즘들어 계속 새벽 3시에 잔다. 새해 계획에 분명히 12시까지는 무슨 일이 있어도 자기를 목표로 세웠는데 오히려 점점 더 늦게 잔다. 전에는 그래도 새벽 1~2시 사이에는 잤는데 요즘은 툭하면 새벽 3시다. 이러다 올해 건강검진은 재검 정도가 아니라 약을 좀 먹으라고 나오는거 아닐지 모르겠다. 근데 밤만 되면 눈이 말똥하고 보고 싶은게 많아서 원. 시간이 부족하다~~~ 하루종일 책만 보며서 실컷 좀 뒹굴어 보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날씨 : 무지하게 더움 

오늘의 책 : 카모메 식당, 아임 어 스튜던트, 유품정리인은 보았다 

쉽게 읽힐만한 책 세 권을 골랐는데 결과적으로 셋 다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첫째 카모메 식당은 책의 내용은 둘째치고 책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내용으로 보아 짧은 단편에 해당하는 양인데 억지로 한권짜리로 만든 티가 너무 많이 난다. 책 위, 아래쪽 많이 비우고 줄 간격 넓고 글자 크기 키워서 단편을 한권으로 만드려고 참 고생~~~ 많았겠다. 더군다나 이 짧은 내용을 만들면서 스티커로 한 줄을 통채로 수정한 부분이 두 군데나 있었나. 참으로 편집부의 수준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책이라고나 할까. 몇 백쪽이나 되는 책도 아니고 겨우 이 정도 양을 가지고 말이다. 내용도 영화가 더 나았다. 영화 전반에서 느껴지는 웬지 모를 잔잔함과 여유가 책에서 잘 느껴지지 않았다. 책만으로는 풍경을 상상하기 어려워서 그런것도 있는것같다. 영화를 워낙 재미있게 봤던터라 큰 기대를 가지고 봐서 더 실망이 큰것같다. 

유품정리인은 보았다를 몇 페이지 읽다보니 느껴졌다. 이거 웬지 블로그의 분위기인데...요즘 블로그로 유명해진 사람의 글을 책으로 만드는 경우가 많다보니 읽다보면 그런 형식이 보일때가 있다. 전체적인 길이나 글의 양, 형식들이 화면 구성에 맞게 만들어진듯한 느낌을 주는 책이 있는데 알아보면 블로그에 올랐던 글을 다시 책으로 만든 경우일때가 있다. 이 책도 그랬다. 길이가 짧고 뚝뚝 끊어지는게 일관성이 없다. 책으로 만들면 하루하루 글을 올리는 블로그와는 달리 쭉~이어지는 글맛이 있어야 되는데 너무 짧게 끊어져서 읽는 맛이 떨어지고 재미도 없었다. 주제는 좋았는데.  약간 아쉬웠다. 

아임 어 스튜던트는 나도 마음 편히 공부 좀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무렵에 산 책이다. 대학총장을 지내던 60살 할아버지가 신입생으로 편입해서 다시 대학생활을 해본다는 내용이라기에 샀는데 반은 맞고 맞은 틀리다. 정확히 말하면 신입생이라고 볼 수는 없다. 수업에 들어는 가지만 토론에는 참여하지 않는다. 성적도 나오지 않고 과제를 평가받지도 않는다. 거기에 대학 4년을 다 다니는게 아니라 고작 한 학기 다니고는 그만두고 다시 대학 총장 자리로 돌아간다. 한마디로 그저 한 한기정도 손가락 끝만 담궈보고 끝낸거다. 그걸 가지고 다시 대학생활로 돌아가고 운운하는건 좀 사기다. 제대로 수업도 듣고 성적도 받고 또래 학생들과 같이 과제도 해보고 그러다 그애들한테 좀 따돌림도 당해보고 뭐 이런게 있어야 되는데 달랑 한 한기, 것두 그냥 내처 듣기만 하는게 무슨 학생이람.  

세 권이 다 마음에 들지 않아서 에잇~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크게 나쁘다는건 아니지만 셋 다 너무 단편적이고 내용이 느슨해서 크게 마음에 들지도 않았다. 그나마 아임 어 스튜던트가 제일 마음에 들었다. 다만 적어도 2년 정도는 다니고 학생들과도 좀 더 깊이 사귀어보고 수업에도 좀 더 열성적으로 참여했다면 훨씬 재미있었을텐데 너무 어정쩡하니 끝나서 조금 아쉽다.   

 

    

 

 

 

 

 

 

 

 

오늘은 곗날이다. 가야공원에 있는 냉수탕이라는 곳으로 오리고기를 먹으러 갔다. 가야공원에 안가본지가 20년이 넘었는데 진숙이가 괜찮더라면서 가자고 해서 갔다. 뭐 진숙이가 내는 날이니까. 가보니 넓고 야외에 근사하게 잘 차려놓아서 괜찮아 보였다. 다른 애들이 조금 후에 온다기에 먼저 시키고 기다리고 있었다. 역시나 아이들을 데리고 왔다. 안데리고 오면 좋을텐데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어쩔수없지. 고기는 괜찮았는데 생각보다 좀 비쌌다. 오리 네마리에 딴 애들은 안 마시고 나만 소주를 2병 넘게 마셨다. 우리는 밥까지 다 먹었는데 성진이 아저씨가 온다고 해서 기다리는 동안 민서가 하도 놀고 싶어하길래 같이 계곡에 가서 놀아줬다. 애들은 기운이 좋아서 같이 놀아주려니 힘든것도 있었지만 막상 시원한 계곡물에 발 담그고 있는것도 나쁘지는 않아서 한참을 놀다 아빠랑 오빠랑 놀라고 하고 나는 쉬러 갔는데 이번에는 진숙이네 아저씨가 또 온단다. 술을 더 마시려니 좀 그렇고 어쩔까 하는데 민서랑 혁구가 와서 계곡에 가자고 해서 다시 가서 놀다가 마쳤다. 더운데다 술도 마셨지 애들이랑 놀았지, 그때는 술기운이 올라서 업되서 못느꼈는데 집에 도착하니 무지 피곤했다. 도대체 애들이랑 몇 시간이나 논거야?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필름이 끊긴것도 아니고 무슨 추태를 부린것도 아닌데 그래도 술이 깨고나니 조금 멋쩍은 느낌이 들었다. 이것들이 도통 안마시고 나만 마시니까 이럴때 쪽팔린단 말이야. 술은 같이 마셔서 다 같이 헤롱거려야 되는 법인데. 나만 마시고 나랑 헤롱거리고. 물론 마실때는 나름 신경을 쓰니까 크게 실수한 적은 없지만 그래도 웬지 술깨면 무안하단 말이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날씨 : 몹시 더움 

오늘의 책 : 촌마게 푸딩, 나의 고릿적 몽블랑 만년필 

이런 저런 잡무를 자꾸 하다보니 수상록이 잘 속도가 나가지 않는다. 엄밀히 말하면 사장아들과의 신경전으로 회사에서 뭘 집중해서 하기가 어려운 이유도 있다. 안해도 될 일을 하는둥 마는둥 하면서 서로 한마디도 안하고 하루를 보낸다. 차라리 혼자 있을때는 혼잣말이라도 했건만은 이건 뭐.  

저녁 먹고 잠깐 졸다가 읽어나서 촌마게 푸딩과 나의 고릿적 몽블랑 만년필을 읽었다. 심사가 복잡해서 어렵거나 복잡한 내용보다 가볍게 즐길수 있는 내용을 읽고 싶었다. 촌마게 푸딩은 가볍게 술술 읽히는 재미있는 책이다. 큰 문제도 큰 갈등도 없어서 안심하고 즐길수 있었다. 나의 고릿적 몽블랑 만년필은 처음 생각보다 더 마음에 들었다. 사소한 물건들에서 이렇게 위안을 받을 수가 있다니. 세상이 온통 조용한 가운데 오래된 찻잔이니 별 쓸모없는 무쇠 다리미니 몽당 연필에 대한 책을 읽고 있자니 웬지 세상이 다 평화로운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 그냥 이러고 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싶었다. 큰걸 원하는것도 아닌데 그것마저도 쉽지 않다는게 참. 카모메 식당의 앞부분을 조금 읽다가 잤는데 주인공인 사치에가 식당을 열고 싶어서 복권을 샀는데 바로 딱 걸려서 원하는 식당을 내는 부분을 읽고는 부러운건지 화가 나는건지 모를 느낌이 들었다. 아무리 소설이라지만 이런 경우가 있을수가 있나 싶었다. 식당을 하려고 10년이나 회사를 다니며 꾸준히 돈을 모았는데 결국 그걸로는 도저히 안되서 자신의 뽑기 운을 믿고 복권을 샀는데 그게 바로 일억엔에 당첨되서 핀란드로 뜨다니. 무슨 판타지 소설도 아니고. 실제 영화에서는 식당을 내는 과정은 생략되어 나오지 않는데 감독의 현명한 판단이라고 본다. 여기까지 읽고는 아~나도 복권에 당첨되서 책방에서 손님이 안와도 신경 안쓰고 책이나 볼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내가 볼 것이니 손님이 안사도 신경쓰지 않고 책을 사모을수 있을텐데. 갑자기 오만 생각이 들면서 기분이 나빠지고 심사도 사나와져서 그냥 자야겠다 싶어서 책을 덮었다. 휴우~1등도 필요없고 한 2등정도만 되도 엄마랑 나랑 먹고 사는데 큰 지장없이 살 수 있을텐데. 쓸데없는 생각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웬지 한숨이 나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