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이 조카를 위해 산 책을 빌려 읽다. 1998년 여름 해원이는 아빠가 일하는 동해안 바닷가로 가족여행을 떠나고 거기에서 같은 반 친구 산호를 만난다. 그리고....열세 살은 두근거린다. 초등학교의 마지막, 함께 장난치던 이성들은 갑자기 쑥 커지고 어느덧 낯설어지는데 그 이유를 당최 모르기 일쑤다. 그래서 이윽고 처음으로 내가 아닌 다른 이를 정말 정말 열심히 탐구하고 고민한다. 그런 시간을 뚫고 지났기에 그나마 나라는 인간이 그리고 대부분의 어른들이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었다고 믿는다. 땀이 송글송글 맺히는 여름을 어린 친구들은 그 나름의 사랑과 고민으로 살아가고 이야기하고 잊는다. 그 이야기를 따라가며 내 열세 살과 겹쳐보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고래가 그랬어’에 연재하고 창비가 엮은 좋은 만화책.
도서관에서 빌려 읽다세계 각국의 작가들을 중심으로 90개 질문을 얻는 기획으로 탄생한 책. 답을 구하는데 익숙하기 마련인 학생시절도 끝난지 10여년이 지나보니 괜찮은 질문 하나 던지는게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절감한다. 대부분 잘못된 결정은 잘못된 질문으로 시작한다는 것을 보았기에. 적절한 때 적절한 질문을 던짐으로써 적절한 답을 찾도록 이끄는 능력이 연구자로서, 선생으로서, 리더로서 필요하다. 내가 어떤 시험의 출제자라면 일정한 상황을 주고 그에 필요한 질문을 내는 방향으로 운용하고 싶어질 정도. 나름 자기 영역에서 일가를 이룬 전문가들이 던지는 질문들이라 경청할 부분들이 있다. 90개 전부는 아니지만 최소 20여개 정도는 마음 속에 담아둘 만 하다. 그 20개를 마음에 담아 둔 것만으로도 일독할 가치는 있다. 야구로 치면 2할 초반대 타격이지만, 홈런을 포함한 나름 굵직한 장타이니 OPS는 높은 책이다.
2019.7.27 순천 ‘책방 심다’에서 사고 읽다호랑이와 떡장수 할머니 이야기를 변형해 팥빙수 기원 이야기로 각색한 그림책. 팥빙수처럼 다채로운 색깔의 삽화가 매력적이다. 한여름 달콤한 팥빙수와 함께 먹으면 더욱 좋아할 듯.아들이 팥을 싫어해서 팥 들어간 음식은 다 거부하는데 팥빙수를 다룬 이 책을 보고 궁금해서라도 팥빙수를 먹어보면 좋겠다. 아들과 함께 팥빙수 먹으러 다니는 아빠의 바램이 녹아있는 그림책 선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