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늘구멍
켄폴리트 / 예하 / 1994년 10월
평점 :
절판


히틀러를 2차대전의 승리자로 만들었을지도 모를 일급 정보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숨막히는 도주와 추적! 치밀한 구성, 스피디한 사건전개, 완벽한 인물설정, 이 모든 요소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최고의 첩보 추리 소설!

헨리 페이버 - 암호명 바늘. 히틀러가 그 능력을 인정한 독일 최고의 스파이. 자신의 목적 달성을 위해서는 어떠한 감정의 개입도 허락치 않는 치밀하고 냉철한 성격의 소유자. 영국 군사정보부의 추적망을 매번 교묘하게 빠져나간다. 오직 그만이 히틀러를 2차대전의 승리자로 만들 수 있다.

루시 로즈 - 아름답고 매력적인 영국 여성. '폭풍의 섬'에서 남편과 아들과 함께 고립된 생활을 하던 그녀 앞에 한 남자가 나타난다. 그로 인해 타오르는 욕망과 인습 사이에서 갈등하던 그녀는 마침내 본능에 자신을 내맡긴다. 그 남자의 정체가 바로 자신의 조국을 치명적인 위험에 빠뜨릴 스파이인 줄도 모르는 채. 위험에 처한 영국을 구할 수 있는 사람은 다른 누구도 아닌 오직 그녀뿐이다.

애드가 상 수상에 빛나는 이 작품은 아마도 가장 완벽한 첩보소설이 아닌가 싶다. 2차 대전의 승패를 좌우할 결정적인 정보를 손에 쥔 냉철한 스파이 페이버. 연합군이 노르망디가 아닌 칼레로 상륙하려는 움직임이 독일을 속이기 위한 위장전술임을 밝혀내고 그 정보를 독일에 전달하기 위해 비밀리에 U보트와 접선을 시도해야 한다.
그 일급 정보가 히틀러에게 전달되기만 한다면 전쟁은 독일군의 승리로 끝나 버릴 것이다. 단 한번의 실수도 없는 이 완벽한 스파이는 너무나도 매혹적인 여성 루시와 운명처럼 조우하게 된다. 임무 수행과 전쟁의 승패가 바로 그들의 손아귀에 달린 것이다!
이 같이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박한 설정은 전에 본적이 없을 정도로 너무나도 완벽하다. 기자로 활동한 경험이 있는 켄 폴리트는 분명 천재일 것이다. 불과 29살의 젊은 나이에 신들린듯 써 내려간 이 기가막힌 작품은 미국 추리작가 협회상 애드가 상을 석권하면서 첩보소설의 신기원을 기록했다. 페이버와 루시 이 두 인물의 치밀한 교차 편집으로 시종일관 가슴을 조이게 만드는 긴박감은 가히 예술적이다!
한마디로 놀라운 재미를 갖춘 첩보 추리소설이다~! 아마도 한번 읽기 시작하면 단숨에 끝장을 보게 만들 것이다. 그리고 당분간은 다른 첩보 소설이 눈에 들어오지 않을 지도 모른다! 단, 워낙 희귀작품이 되어서 찾기가 여간 힘든 것이 아닐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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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틀 로얄 SE [dts] - 보정판
후카사쿠 긴지 감독, 기타노 다케시 외 출연 / 스타맥스 / 2003년 1월
평점 :
품절



신세기 교육 개혁법 배·틀·로·얄


2000년 12월 일본에서 개봉된 배틀로얄은 세기말적인 사회분위기와 절묘하게 맞아떨어져 개봉과 동시에 박스오피스 2주 연속 1위를 기록하며 4주만에 140만명의 관객동원을 하는 등 폭발적인 흥행을 기록했다.
뿐만아니라, 작품적인 면에서도 인정을 받아 세계 각 공포, 판타스틱 영화제에서 크고 작은 상을 휩쓸었으며 2000년 일본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최우수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등 총 9개부분을 휩쓸었다. 우리나라에서도 부천 판타스틱 영화제에서 10분만에 표가 매진되는 등 관객들의 열광적인 관심을 받았다.
개인적으로 영화를 본 느낌을 말해보라면 공포영화 매니아라 해도 상당한 충격으로 와닿을만큼 엽기 그 자체였다. 야쿠자물을 많이 만들었다는 노장감독 답게 영화는 오프닝부터 베르디의 웅장한 레퀴엠과 함께 관객들의 시선을 완벽하게 사로잡는다. 그리고 42명의 학생들이 어떤식으로 친구를 살해하는지의 과정을 꼼꼼하게 보여주며(자막까지 넣어주면서) 최후의 한 명이 과연 누가 될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물론 사건의 진행은 한편의 액션영화를 보는 듯, 빠른 템포를 보이며 라스트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하며 폭발하는 듯한 짜릿한 스릴이 계속된다.
중요한 것은 그 많은 캐릭터 하나 하나에 각각의 사연과 의미를 부여했다는 것이다. 그로인해 엇비슷해질수도 있었던 수많은 캐릭터들은 저마다 다른 개성들을 부여받으며 살아 숨쉬는 듯한 리얼함을 보여준다.
이것은 전적으로 탄탄한 각본과 감독의 뛰어난 연출력 덕분일 것이다.(마치 큐브에서 개성이 강한 6명의 서로다른 캐릭터들이 등장해 호러판타지임에도 리얼함을 선사했던 것처럼)
웅장한 음악과 감미로운 음악의 오묘한 조화속에서 펼쳐지는 액션과 드라마의 보기좋은 만남은 때때로 보는이의 가슴을 벅차게 할 만큼 멋진 박력을 선사했다. 정말로 멋들어진 영화다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표현이다.
마지막까지 영화속에 몰입해서 보고 나면 솔찍히 카타르시스 말고는 별로 남는게 없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은 반드시 영화를 두번보기를 권하고 싶다. 배틀로얄에서 그려내고 있는 극단적인 폭력은 단순히 【BR법】이 냉혹한 약육강식이 존재하는 인간사회의 축소판이라는 메시지 이상의 것을 말하고자 하고 있으니.
영화를 다 보고나서 배틀로얄이 던져준 시각적인 충격을 배제한 채 다시한번 영화를 감상해보았다. 시종일관 피튀기는 영상에 교묘하게 가려져 있던 무언가가 분명 있었다. 그것은 다름아닌 삶의 방식을 포괄하는 순수한 진리였다. 감독은 분명 그것을 말하고자 했다.
야쿠자영화만을 전문적으로 만들어온 하드보일드파 노장감독 후카사쿠 킨지의 시선으로 만들어진 세기말 버전 '파리대왕'은 그 자신의 전문분야인 남성적인 강렬한 액션씬으로만 무장할 법도 한데 그는 기묘하게도 순간순간 만화같은 발상으로 영화의 색깔을 모호하게 버무렸다.
가냘픈 왕따 여학생 노리코를 보호하기 위해 연신 '널 지켜줄거야'를 반복하는 주인공이라던가 짝사랑했던 남학생의 품에 안겨 행복한 죽음을 맞이하는 미소녀의 설정(그것도 정말 우연찮게 극적으로 만나게 되는 설정이라니...), 사랑하는 여자에 의해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면서도 그녀의 안전을 걱정해주는 순정파 남학생, 자신을 죽인 남자에게 고마워,라고 말하며 죽는여자, 그리고 시도 때도 없이 나타나는 연애소설같은 자막들. 이런 순정만화적인 장치들은 액션전문감독에게는 별로 어울리지 않는 것들이다. 그렇기에 바로 여기서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진짜 메시지가 있는 것이다.
감독은 나락으로 떨어지는 절망과 죽음의 순간에서도 아름다웠던 삶을 돌아보게 만들고자 했던 것이리라. 그것은 붕괴되어 버린 미래세계에서 유일하게 삶을 지탱하게 해주는 에너지자 희망인 것이다. 배틀로얄이 만들어지기 몇 년 전부터해서 일본내에 유난히 엽기적인 살인사건들이 많았다고 한다. 예를들어 지하철 독가스사건부터해서, 갓난아기의 목을 잘라 초등학교 교문에 걸어놓는 사건이라든가 학교내 이지매의 폭력사태가 위험수위를 넘어 붕괴의 지경에 까지 이르러는 등.
배틀로얄 속의 일본처럼 이미 일본사회에서 겉잡을 수 없이 터지고 있는 엽기범죄들에 국가 전체가 흔들릴 정도로 심각했으며 영화속의 기타노 선생처럼 후카사쿠 감독은 위태로운 일본사회를 냉정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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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 - 초특가판
타키타 요지로 감독, 히로스에 료코 외 출연 / 피터팬픽쳐스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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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사실 필자는 <러브레터><철도원><4월이야기><쉘위덴스>를 통해 일본의 멜로물 혹은 드라마가 가지는 독특한 강점과 분위기에 흠뻑 빠져들었던 경험이 있습니다.

특히 <러브레터>의 경우 너무나도 잘 만들어진 멜로물이라고 밖에 더이상 할 말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기발한 설정과 뛰어난 각본, 세심한 연출력뿐만 아니라 나카야마 미호의 매력이 영화속에서 충분히 발휘되어 강렬한 힘을 발휘했고, 시종일관 만화같은 코믹터치와 감수성으로 일관하던 영화가 라스트에 이르러서 심금을 울리는 감동으로 변모하는 과정이 너무나 놀라웠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반전과 함께 진정한 첫사랑의 비밀이 밝혀지는 대목은 완벽하다고 밖에 말할수 없습니다. 

필자가 가장 싫어하는 장르 중 하나가 바로 멜러물 입니다.
감동의 명작이라고 칭송하던 <미워도 다시한번>을 보고도 전혀 감동을 받지 않았던 제이슨 친구였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영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비련의 여주인공으로 만들기위해서 처절할 정도로 가혹한 운명을 끊임없이 가중시키며 혹독하게 괴롭히는 방식을 저는 좋아하지 않습니다. 마치 '이래도 안울래?'식의 억지 눈물짜기를 굉장히 싫어하죠.
하지만 국내에서 만들어진 멜로물의 대부분이 이 <미워도 다시한번>식의 틀에서 벗어나질 못했습니다. 저는 그러한 분위기가 싫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웬지 멜로물 하면 시종일관 수도꼭지 튼 것처럼 눈물만 흘리는 어둡고 축축하고 무거운 분위기였습니다. 그리고 중후반부 부터는 꼭 물먹은 솜처럼 축 늘어지기가 일반이죠. 비련의 여주인공은 꼭 '선생님, 이제 우린 어떻게 되는 거죠?'를 외치고 굳은 얼굴의 중년 신사는 '이것이 우리의 가혹한 운명인가보다!'라며 고개를 떨구는 식으로.

그래서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한국 멜로물은 <8월의 크리스마스>였습니다. 죽음전 마지막으로 찾아온 사랑이라는 독특한 소재가 죽음과 사랑이라는 두가지 테마 모두를 적절하게 감싸면서 밝고 유쾌한 분위기를 일관했기 때문입니다. 비로소 긴긴 <미워도 다시한번>의 그늘에서 벗어날수 있었던 작품이죠. 한국 멜로물의 일대 센세이션을 불러온 작품이었습니다. 우선, 심각하게 갈등하며 눈물로 일관하던 모습을 볼 수 없어서 제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좋았던 작품은 <번지점프를 하다> 정도였습니다.

서두가 길었네요.
아무튼 우리나라 멜로영화의 역사와 비추어 볼때 <러브레터>는 그 분위기부터 굉장히 틀리다,라는 느낌이 들었던 것입니다.
멜로영화임에도 코미디를 방불케하는 코믹요소가 가득했고, 만화같은 감수성과 밝고 유쾌한 터치로 관객들을 즐겁게 했습니다.
라스트에 눈덮힌 산위에서 끝없이 '오겡끼 데스까?'를 외치는 나카야마 미호의 모습은 신선한 감동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절묘한 스토리텔링이 멜로영화에서도 얼마나 중요하게 작용하는가를 보여준 기념비적인 작품이라고 말할수 있습니다.

히로스에 료코는 나카야마 미호, 마츠 다카코를 이을 차세대 여배우로 <비밀>을 통해 그 가능성을 인정받아 뤽베송의 영화에 출현하기까지도 한 최고의 인기 스타 입니다.(뤽베송은 <비밀>에 극찬을 보내었으며 이미 <비밀>의 리메이크 판권을 사들인 상태)
또한 <비밀>은 99년 개봉되었을때 엄청난 관객동원을 기록했으며 아시아 전역에 비밀 신드롬을 불러일으켰으며 일본에서는 료코 신드롬을 불러 일으킨 화제작입니다. 23회 일본 아카데미에선 최우수 여우주연상과 최우수 남우주연상, 그리고 최우수 조연 여우상을 휩쓸기도 했죠. 료코는 같은 해 개봉했던 <철도원>으로 이미 최우수 조연 여우상을 거뭐쥐기도 했었죠. 네티즌들 사이에선 역대 일본 최고의 영화다,라는 찬사가 끊이질 않았으며 <러브레터>와의 비교를 거부하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러브레터> <비밀> 두 작품 모두 뛰어난 작품이라고 평가합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이야기속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비밀>은 알다시피 빙의를 소재로 한 영화입니다.
사고로 딸의 몸속으로 엄마의 영혼이 들어가게 된다는 기발한 설정으로 시작하는 이 영화는 한마디로 굉장히 재미있는 영화입니다.
딸 모나미의 몸으로 들어온 아내 나오코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몰라 당황하는 남편 헤이스케는 모든 것을 둘만의 비밀로 하기로 합니다.
이 영화를 칭찬해 주고 싶은 이유 중 하나는 자칫 위험한 선을 넘어 무겁고 낯뜨겁게 진행될수도 있었던 이야기를 시종일관 경쾌하고 밝은 분위기로 이끌었다는 점입니다.
딸의 몸속으로 들어온 아내라는 대단히 파격적인 소재임에도 금기의 선을 넘지않는 제작진의 의도가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만약 선을 넘었다면 영화는 근친상간이라는 불륜이 되었겠고 그것은 곧 폐륜적이고 더티한 질낮은 성인 멜로가 되었을 겁니다. 하지만 제작진은 그러한 극단적인 방법을 사용하지 않고도 충분히 관객들의 혼을 빼놓을 만큼 멋진 스토리텔링 능력과 뛰어난 연출력을 가지고 있었기에 불륜이라는 어두운 분위기를 일체 배제한, 그래서 청소년들도 부담없이 볼 수있는 밝은 영화를 만든 것입니다. (사실 선을 넘기기란 쉽죠. 자극적인 영화가 되어버리고 자극적인 것을 원하는 관객들을 붙잡을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선을 넘기지 않고 재미있는 영화를 만들어내는 것이 진정한 실력이라 생각합니다)

우선 <비밀>은 대단히 코믹한 에피소드들로 가득합니다. 딸의 몸이 된 나오코가 펼치는 학창생활과 남편 헤이스케와의 미묘한 갈등이 일본 특유의 유머러스함으로 무장해서 재미를 선사합니다. 조금은 과장된 듯한 튀는 캐릭터들과 뜻밖의 사건들로 이야기는 중반을 넘길때까지 끊임없이 폭소를 자아냅니다.
하지만 워낙에 원작소설이 탄탄한 구성을 지닌 탓에 영화는 단한번의 늘어짐도 없이 오히려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전혀 예측불허의 또다른 국면을 맞게됩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나오코는 점점 모나미 화가 되어가고 그래서 모나미로소의 인생을 살아갈 수 밖에 없게되죠. 헤이스케의 입장에서도 아내가 그립기는 하지만 무리하게 붙잡을 수만은 없는 실정인지라 모나미의 몸을 가진 나오코가 완전히 모나미로서의 인생을 살 수 있도록 도와줄 수 밖에 없게 됩니다.
더 이상 줄거리를 얘기할 수는 없겠네요~
후반부로 갈수록 더욱 예측할 수 없는 반전들이 꼬리를 물다가 마침내 가슴찡한 최후의 반전까지, 모든 것을 비밀로 하겠습니다. 직접 감상해보세요~!


끝으로 영화의 하일라이트는 헤이스케가 모나미의 몸이 된 나오코를 자신들의 첫 데이트장소인 등대로 데려가는 장면입니다.
등대 아래에서 헤이스케는 나오코를 놔주고 모나미로서 받아들이기로 결심을 하는데 이때 감미로운 테마곡과 함께 눈물맺힌 히로스예 료코의 연기는 감동 그자체였습니다.
겉은 딸이지만 속은 아내인 미묘한 감정처리를 놀라우리 만치 완벽하게 연기해내며 '사요나라~'라고 말하는 장면이 가장 감동적인 장면입니다. 심금을 울리는 가슴찡한 명장면이었습니다.

이제껏 영화를 보며 진정으로 감동을 받은 적은 <러브레터>에서 한번,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한번, 그리고 <비밀>이 세번째였습니다. (워낙 무딘 감정을 지닌 탓에 아마도 더 이상 저를 감동시킬 영화는 없을 듯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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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와의 결혼 해문 세계추리걸작선 23
윌리엄 아이리시 지음, 김석환 옮김 / 해문출판사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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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바뀐 운명, 너는 누구지? 거기서 무엇을 하고 있는 거지?

조지슨이라는 남자에게서 임신한 몸으로 버림받은 19살의 헬렌은 단지 5달러를 지닌 채 샌프란시스코행 열차를 탈 것을 요구당한다. 만원열차에서 헬렌은 마땅히 서서 길 자리를 찾지 못하다가 어는 친절한 젊은 부부의 호의를 받게 된다. 그런데 갑자기 열차사고가 발생하며 많은 사람들이 죽고, 기차 안은 아수라장으로 변한다. 그곳에서 아이를 낳은 헬렌은 병원으로 후송되고 겨우 의식을 되찾자, 자신의 운명이 뒤바뀌었음을 알게 된다. 그러나…….

이 책 역시 윌리엄 아이리시다, 라는 찬사가 절로 나오는 작품이다. 그리고 그가 어째서 추리문학의 세익스피어라고 평가하는지를 알 수 있게 해준다.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뛰어난 문체와 애수와 비애가 느껴지는 보석같은 문장들...!

솔직한 평을 말하자면 책의 4분의 1 정도는 지나치게 느린 템포 때문에 조금 지루한 감이 없지 않아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4분의 1을 넘긴 이 후로 급격하게 빠져드는 재미는 역시 윌리엄 아이리시다, 라는 탄성을 지르게 한다.
필자가 유독 윌리엄 아이리시를 좋아하는 이유는 그의 책은 무.조.건. 재미있기 때문이다!
숨막히는 서스펜스 속에서 라스트의 예상치 못한 특별한 반전은 독자들을 혼돈과 전율속으로 몰아넣는다. 책장을 덮고 나서도 한참을 생각하게 한다. 그리고 비로소 깨닫는다. 이것은 이길 수 없는 게임이다~

시 같은 그의 예술적인 문체를 온전히 감상하고 싶다면 반드시 완역판을 보아야 할것~ (이를테면 청소년 문고판 같은 것은 절대로 피해가길 권한다~)

아울러서 필자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추리 작가인 윌리엄 아이리시의 보다 많은 작품들이 출간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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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방의 비밀 - Mystery Best 3
가스통 르루 지음, 강호걸 옮김 / 해문출판사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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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실 트릭의 최고 걸작!
밀실 트릭의 불후의 걸작으로 평가되고 있는 가스통 르루의 '노란방의 비밀'은 '오페라의 유령'이 발표되기 3년 전에 쓴 추리 소설이다. 오페라 공연을 통해 '오페라의 유령'이 더 알려졌지만 사실 추리 소설적인 측면에서 볼 때 '노란방의 비밀'이 한 수 위다. 또한 전체적인 구성이나 스토리 라인이 '오페라의 유령'과 조금 닮아 있음도 알 수 있다. 즉 '오페라의 유령'의 모태가 된 작품이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런 만큰 세계 명작 추리 소설을 논할 때 빼놓지 않고 거론되는 걸작이다!

이 소설이 밀실 트릭의 고전으로 추앙되는 이유는 제대로 된 밀실트릭이 등장하는 최초의 추리 소설이기 때문이다. 후세에 지겹도록 되물림되는 갖힌 방에서의 살인, 막다른 곳에서 사라진 범인, 불가능한 밀실트릭등의 효시이다. 특히 김전일에서 이 작품을 많이 패러디 했는데 그 때문에 요즘 독자들에게는 다소 밋밋한 트릭이 되어 버린 게 아닐 까 싶다.
하지만 가스통 르루만의 뛰어난 인물 묘사와 심리적인 트릭, 치밀한 사건 전개등은 지금 보아도 충분히 추리 소설 매니아들의 가슴을 흥분시킬 만하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이 책을 구하기란 하늘에 별 따기였다. 그정도로 희귀본이었던 것이 '오페라의 유령'의 히트 후 봇물처럼 쏟아져 나와 이제는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다. 가스통 르루의 본격 추리물에 목말라 하는 이들, 정통 고전적 밀실 트릭을 경험하고 싶은 이들에게 적극 추천한다. (각기 다른 출판사에서 '노란방의 미스터리''노랑방의 유령''노란방의 비밀'등 다양한 제목과 가격대로 구비되어 있으니 마음에 드는 것으로 구입하면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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