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에는 정미경 작가와, 김동식 작가의 작품을 처음 만났다. 무엇보다 작품들이 내 마음에 쏘옥 들어, 한 번에 좋아하는 작가가 두 명이나 생겼다. 정미경의 <새벽까지 희미하게>는 내 안에서 조금 더 묵혔다가 쓰고 싶어서 리뷰를 미루다 두 번을 읽고서야 쓸 수 있었다. 내 맘 아는 멘토를 만난 기분. 그녀의 문장들이 꼭 내 맘 같아서 읽는내내 꼭꼭 씹어 먹었다. 잘 소화되기를 바라면서. 그녀의 퇴고를 거치지 않은 <당신의 아주 먼 섬>을 먼저 읽고 그녀의 정제된 작품들을 읽으니 그녀를 더 깊게 알아가는 느낌이다. 올리버 색스의 <고맙습니다>는 정말 이렇게 만나서 "고맙습니다" 싶은 책이다. 가방에 넣고 다니면서 언제든 펼쳐읽고 싶은. 한 달에 한 권은 꼭 읽어야지 하는 장르가 있었는데 여전히 소설에 머물고 있다. 일이 많은 요즘, 나를 놓아 숨쉬게 하기엔 소설만한 곳이 없다. 당분간은 마음이 이끄는대로 읽어보자. 2월도 덕분에 좋은 날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