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식당 기프트 세트 (1권~4권 + 자석 메모 보드 + 고급 정리함 + 2010년 연하장) 심야식당
아베 야로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야근하느라 지친 사람도, 사랑이 깨져서 우는 사람도, 꿈을 잃고 실망하는 사람도,
일상의 즐거움을 잃어버린 사람도, 일에 쫓기는 사람도,
상사를 잘못 만나서 하소연하고 싶은 사람도, 행복해서 날아오를 것 같은 사람도,
배를 채우고, 마음도 채우고, 모두 웃는 얼굴로 돌아가는, 거리 한구석의 안식처.
 
 
메마른 마음과 목을 적셔주는 심야식당.
 
요즘들어 머리가 자주 지끈거린다. 누군가 내 머리를 눌러줄때면 죽을 듯 비명을 지른다. 여러 삶의 힘듦과 스트레스를 제때 풀지 못하고 늘 쌓아두고 살아가기 때문이다. 루리는 늘 판단자의 입장에서 사람들을 판단하는 삶을 습관적으로 살아가고 늘 사람들에게 판단받는 것을 견뎌내며 살아간다. 그러한 편치 못한 세상 한 가운데서 살아가고 있다. 사람들이 있는 곳이라면 어느 곳이라도 마음을 편하게 내려놓고 쉴 수 있는 곳을 찾기란 힘들다.
 
그래서일까, 사람들은 저마다 안식을 원한다. 사람을 만날 때에도 나에게 안식을 주는 사람이길 원하고 어떤 장소에 갈 때에도 그 곳이 나에게 안식처가 되기를 바란다. 그래서 내 마음을 내려놓고 쉴 수 있는 사람이나 장소라면 언제든 습관적으로 찾아가게 되는 것이다.
 
내가 읽은 '심야식당'이 바로 그런 곳이다. 어느 누구에게나 안식을 주는, 아주 편안한 곳. 어느 누구도 나를 판단하지 않으며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해주는 곳. 주인장이 나에게 말을 걸어주지 않았음 하고 첫 발걸음을 하지만 오히려 무뚝뚝한 주인장에게 나의 고민과 사연을 술술 이야기하며 매일 습관적으로 찾아가게 되는 곳이 바로 '심야식당'이다. 
 
'심야식당'의 손님들은 밤무대를 삼아 일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고 상처와 삶의 무게로 하루하루 무료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첫사랑의 입술이 명란젓을 닮아 매일같이 명란젓을 미디엄으로 구워 먹는 스트립퍼. 어릴적 기억을 떠올리며 고슬고슬 따뜻한 밥에 가다랑어포를 얹어 간장을 뿌려 먹으며 행복을 느끼는 엔카 가수. 늘 차밥을 시키는 애증으로 똘똘 뭉친 차밥 시스터즈, 육류만 먹어대는 부인 때문에 결국 이혼하고 늘 와서 채소만 먹는 남자, 사제지간의 슬픈 사랑을 담은 우엉볶음...
 
우리의 눈에는 집에서도 쉽게 해먹을 수 있는 음식에 불과하지만 이들에게는 눈물의 음식이고 희망의 음식이다.
자신의 힘든 삶에 한 줄기 희망처럼 찾게되는 '심야식당'에서 그들은 다시 살아갈 희망으로 마음까지 든든히 채우는 것이다. 조직 폭력배라 할지라도, 밤무대 가수라 할지라도, 스트립퍼라 할지라도, 하나같이 사랑에 울고 사랑에 웃는 순수한 사람들이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버터를 녹여 간장을 뿌려 먹는 고슬고슬한 밥에 배가 금새 고파지지만 그들의 순수한 미소에 나도 모르게 배고픈 걸 잊고 함께 웃게 된다.
 
내 마음을 그저 담담히 들어줄 누군가가 있는 곳.
내 마음을 이렇게 저렇게 빼고 자르고 편집하여 이야기하지 않아도 되는 곳.
'심야식당'이 많이 읽히고 드라마도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이유는 바로 우리 모두가 바라던 곳이기 때문이다.
 
우리도 한번 주위를 둘러보자. 정말 아주 가까운 곳에 나의 '심야식당'이 있을지도 모르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