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인간의 대지 밀레니엄 북스 25
생 텍쥐페리 지음, 안응렬 옮김 / 신원문화사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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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대지>는 아주 고요한 정적 가운데서 마주해야 한다. 다른 책을 읽을 때는 음악을 켜놓거나 tv를 켜놔도 전혀 방해받지 않았는데 <인간의 대지>는 모든 소음을 없애고 마치 그의 속삭임에 귀를 기울이듯 읽어야 했다.

그래, 정말 그랬다. 책을 읽는 내내 그런 느낌을 받았다. 자신의 경험을 인생이라는 틀에 버무려 조곤조곤 이야기하는 애인의 등에 기대어 눈을 감고 그의 이야기에 집중하는 나의 모습이 계속 떠올랐다. 그랬다. 정말...


그리고 그는 나만큼이나 사막을 좋아했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사막을 좋아했다. 사막이 언뜻 보기에는 비어 있고 오직 침묵하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 것은, 잠시 동안의 애인들에게 몸을 바치지 않는 까닭이었다. <p.87>

 

사막에 가까이 간다는 것은 오아시스를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샘을 우리의 종교로 삼는다는 것이다. <p.88>

 

그리고 어떤 흑인 노예를 우여곡절 끝에 사서 끝내는 그를 노예 지위에서 해방시켜 주는 장면은 참 무어라 말할 수 없는 감동이었다. 그의 한 마디. "자, 바륵 영감, 가서 사람이 되시오." <p.119>

 

<인간의 대지>는 생명의 존엄성에 대해 집중하게 한다. 그리고 나에게 주어진 생명에 애정을 갖게 한다.

 

" 일찍이. 알겠나? 일찍이 그 몇 분 동안 내 심장이 매달려 있는 것을 느낀 것만큼 내 엔진에 바싹 매달렸던 것을 느낀 적이 없었네. 내 심장에게 말했네. 자! 조금만 더 기운을 내라! 좀 더 뛰어 봐! 그러나 질이 좋은 심장이더군. 멈칫하다가는 언제나 다시 뛰기 시작하거든. 이 심장이 얼마나 자랑스럽게 여겨졌는지 자네는 모를 걸세." <p.51>

 

좋은 책을 만나고 싶다는 것이 욕심이라면 이제는 제대로 욕심을 내어보고 싶다. 좋은 작가를 만나고 싶다는 것이 욕심이라면 이제는 제대로 욕심을 내어 볼테다. 좋은 책과 좋은 작가들이 성큼성큼 나를 향해 다가왔음 좋겠다. 흙 속에 진주를 캐내기는 무엇보다 힘드니...

 

그래도 한 가지 희망은 그렇게 어렵게 발견한 진주가 결국은 내 삶을 더욱 빛나게 할 것이라는 사실이다. 진주를 캐내는 작업은 계속 되어야 한다. 그것은 분명 즐거운 여행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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