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무늬
오정희 지음 / 황금부엉이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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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때로 쓸쓸함이 찾아들 때면, 인생의 선배를 만나서 가만히 그분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싶다. 그런 마음으로 가까이 두고 읽는 오정희 산문집, <내 마음의 무늬> 
 
읽다보면 가만히 차분해지는 나를 만나게 된다. 


밥도 한 숟갈씩 먹으며 그릇을 비우고 먼 길도 한 걸음씩 떼어놓으며 천 리를 가고 생활의 벽도 한 칸 한 칸 손톱을 박아가며 기어오르는 것이고 완성과 초월에 이르는 길도 역시 그러할 것이다. 

하루하루 살면서 치러내는 것들은 얼핏 사소하고 하찮은 일들의 반복일 수 있지만 그 작은 것들이 쉬임 없이 희로애락의 정서로 흔들고 발을 걸어 넘어뜨리며 우리를 변화시키고 변질시킨다. 

나이라는 것은 가슴 서늘한 자각이기도 하고 희망이고 욕망이고 절망이기도 하다. 살아갈 용기를 주는가 하면 걸림돌이고 빛남이면서 부끄러움이기도 하여 살아가는 날들이 바로 죽어가는 날들이라는 역설을 이해하게 된다. 

인간적인 품위를 지키며 좋게 나이 들어가는 노인들은 뒤따라 늙어가는 사람들에게 희망과 위안을 준다. 누구든 어린이는 나의 과거이고 늙은이는 나의 미래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 오정희 산문집, '내 마음의 무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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