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업무의 경중에 따라 독서의 양이나 질에 차이가 나는 건 어쩔 수 없다 인정하고 그런 중에도 틈틈이 책을 읽자 하고 있는데 중요한 건 책의 선택이다. 책도, 영화도 귀한 시간 들여 읽고 보는 거, 내게 유익하고도 내적 성장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것이 나의 바람이다.
그런 고민을 계속 가지고 있었기 때문일까. 얼마 전에 읽었던 팀 켈러의 <결혼을 말하다>를 읽고 마음에 큰 깨달음이 있었고, 독서에 대해 생각하는 관점에도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무언가 보이지 않는 손이 내 독서의 방향을 잡아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어떤 시각으로 책을 읽고 세상을 바라봐야 하는지 일러 주는 것만 같았다고 할까.
팀 켈러의 <결혼을 말하다>를 읽고 김형석 교수님의 <백 년의 독서>를 선택한 것 또한 내 시각을 더욱 단단하게 붙들기 위해서이다. 아주 지혜롭고 성숙한 사람은 아이와 같이 순수하다고 했던가. 당신의, 독서 생활의 시작부터 철학 이야기, 그리고 젊은이들에게 권하고 당부하는 모든 문장이 순수했고 겸손했고, 특히 철학 이야기에서는 철학에 대해 문외한인 내가 읽어도 흥미를 느낄 만큼 대표 철학자들의 핵심을 재미있고 쉽게 들려주셨다.
그리고 당신의 독서 관점, 그리고 철학을 대하는 관점을 명확하게 짚어주셔서 그것만으로도 내게는 유익한 시간이었다. 특히 고전 읽기를 강조하셨는데 고전은 "인간과 사회의 본질을 알려주고", "고전다운 고전은 시중에서 떠드는 베스트셀러 열 권보다 더 큰 무게와 영향력을 갖고 있"으니 "고전을 읽는 일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당부하셨다.
강조해서 언급해주신 책은 메모해두었고 시간을 두고 한 권씩 읽어보려고 한다. 어렵다고, 당장 나와 상관없다고 피할 것이 아니라 깊이 있는 사고와 시각을 위해 인내하며 계속 읽어나가야겠다. 무엇이든 시작이 있으면 결과는 나타나기 마련이니 천천히, 우직하게 읽어나가면 사고가 한 뼘이라도 더 확장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