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우연히 TV에서 하는 <페인티드 베일>을 보게 되었다. 어떤 정보도 없이 나오미 왓츠가 나온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하던 일을 멈추고 영화에 집중했다. 이미 초반을 지나 중반의 초입을 지나는 중이었지만 그들의 대화를 통해 앞 내용을 짐작할 수 있었다.
남자가 여자를 많이 사랑했구나. 그런데 여자가 바람을 피웠구나. 그래서 의사인 남자가 콜레라가 창궐한 곳에 굳이 부인을 데리고 왔구나.
처음부터 보지 못한 게 아쉬울 만큼 영화가 너무 맘에 들어서 영화가 끝난 후에 정보를 검색해 봤더니 서머싯 몸의 <인생의 베일>이 원작이었다. 아... 집에 있는데도 언제 읽을까 미루기만 하고 읽지 못했던 책이 생각이 났고, 마침 집에 있다는 것이 너무도 기뻤다. 마침 책 한 권을 이제 마악 끝낸 뒤라 에쿠니 가오리의 <낙하하는 저녁>을 읽으려고 준비해 놓은 참이었는데 순서를 바꿨다. <인생의 베일>부터 읽기로.
지금까지 책을 먼저 읽고 영화를 보면 실망이 더 컸던 것 같은데 다행히 영화를 본 뒤에 읽는 원작이라 읽는 내내 영화와 오버랩되어 더 집중이 잘 되겠다.
<나의 미카엘>에서의 한나와 미카엘, <인생의 베일>의 키티와 월터 두 커플을 비교하며 읽는 것도 괜찮겠다 싶은데 표면적으로 보이는 부분에서는 비슷한 부분이 많으나 결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는 것이 흥미롭다. 바쁜 때라 언제 다 읽을지 알 수 없으나 자기 전에 조금씩이라도 읽어야지. 나오미 왓츠, 넘 예쁜 그녀의 얼굴이 동동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