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는_입에_염불이라도_외우면_재앙은_면한다.#자랑은_화를_불러오는_비극의_씨앗이다.#니오베의_바위#카시오페이아의_별자리불교에 '노는 입에 염불은 재앙을 소멸시킨다'는 말이 있다. 누구나 좋은 일이 생기면 자랑하고 싶어지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런데 같은 자랑이라도 눈살 찌푸릴 정도로 분위기 파악 못하는 사람이 있다. 가령, 어제 아내 초상을 치른 사람앞에서 아내를 자랑한다거나 자식이 아파서 고통스러워하는 사람 앞에서 자식 자랑하는 사람은 자신의 자랑이 남에게는 상처가 된다는 사실을 모르기에 자랑을 한다. 그렇기에 자랑도 조심스럽게 해야한다. 자랑을 하는 심리적 기조에는 내가 남보다 낫다는 오만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불교에서는 자기 자랑을 하고 싶거든 차라리 염불을 외는 것이 복 짓는 일이라 하는 것이다.
그리스신화에도 자랑을 하다 신들에게 노여움을 받아 비극을 맞이한 두 여인이 있다.
첫번째, 테베의 왕비인 니오베는 남부러울 거 없이 다 가진 여자이다. 좋은 가문에서 태어나 빼어난 아름다움을 가졌고 왕과 결혼했다. 게다가 자식도 아들 일곱에 딸 일곱으로 열네 명이나 되었다. 그러나 모든 것을 다 가진 니오베의 복은 오만으로 인해 산산이 부서진다.
예로부터 테베 사람들은 레토 여신을 섬겨왔다.
( 각지역마다 섬기는 신이 다르다) 축제일이 다가오자 테베 사람들은 레토 여신에게 제물을 드리기 위해 재단 앞에 모였다. 그때 니오베가 레토여신의 제단 앞에서 거만한 얼굴로 자식 자랑을 하기 시작했다.
‘여러분, 나에게는 아들이 일곱 명, 딸이 일곱 명이 있어요. 그런데 당신들이 섬기는 레토는 자식이 두 명 밖에 없는데도 레토를 추앙하나요? 나는 세상의 모든 것을 다 가졌어요. 제 아들과 딸이 내 미래를 보장해주잖아요? 어느 신도 나보다 행복할 수 없어요.
운명의 여신이 내 자식을 데려간다 해도 자식이 둘밖에 없는 레토보다 많을 테니 말입니다. ‘
니오베의 자랑을 듣던 사람들은 듣다보니 레토보다 니오베가 나아보이긴 했던 모양이다. 레토를 추앙하려 모인 사람들은 니오베의 말을 듣고 여신에게 재단을 올리지도 않고 뿔뿔이 흩어져 버린다. 그것을 본 레토는 당연히 .. 무시무시한 분노를 쏟아낸다.
사실 레토에게 두 자식은 아픔이나 다름없다. 헤라의 질투로 임신한 상태로 도망다녀야 했고 지칠대로 지쳐서 아스테리아란 섬에서 몰래 자식을 낳아야 했던 것이다. 제우스와 포세이돈의 도움이 아니었다면 쌍둥이인 아르테미스와 아폴론은 태어나지 못했을 상황이었다. 엄마의 고통을 알고 있던 전쟁의 신 아르테미스와 태양의 신 아폴론은 니오베의 오만한 말로 상처를 받아 눈물을 흘리는 어머니를 위해 니오베를 찾아간다.
아폴론과 아르테미스는 니오베의 아들들을 찾아가 화살로 맏아들을 먼저 쏘아 죽이고, 도망가던 아들들을 차례대로 쏘아 죽인다. 아들들이 죽은 장면을 본 암피온 왕은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목숨을 끊는다.그러나 오만한 니오베는
‘
아직도 나에게는 일곱 명의 딸이 있다! 아직 너보다 많은 자식이 있다구!’ 하며 소리를 질러댔다. 그러나, 화살은 계속 날라왔다. 마지막 남은 막내 딸을 안고 그제서야 통곡하며 막내딸만은 살려달라고 통곡하며 빌었지만, 이미 화살은 활시위를 떠난 뒤였다.

남편과 자식들이 죽어가는 것을 보다가 정신을 잃은 니오베는 그제서야 자식 자랑을 한 것을 뼈저리게 후회한다. 자랑거리였던 자식들이 모두 죽고 나자, 니오베는 슬픔으로 눈물만 흘린다. 이제는 돌이킬 수 없는 일이고 레토 여신의 상처를 건드린 오만이 너무 크다는 것을 깨닫고는 그 자리에서 바위가 되고 말았다.
물이 흘러나오는 바위, 사람들은 그 바위를 ‘니오베의 바위’라고 부른다. 니오베의 슬픔이 얼마나 큰지 테베에 있는 ‘니오베의 바위’에서는 아직까지도 눈물이 흘러 나온다고 한다.
두 번째 왕비는 에티오피아의 왕비 카시오페이아다. 무남독녀로 얻은 딸이 너무나 예뻤는지 카시오페이아는 매일 딸의 미모를 자랑하기에 바빴다.
‘세상에서 우리 딸이 제일 아름다워요. 내 딸은 바다의 요정들보다 백 배는 더 아름답죠 .' 라며 .. 늘 딸자랑을 입에 달고 살았다. 허나, 이 얘기를 들은 바다요정들은 불같이 화가 나 바다의 신 포세이돈에게 카시오페이아를 혼내달라고 간청한다.

바다요정들의 부탁을 받은 포세이돈은 괴물 고래를 에티오피아로 보내는데 바다 괴물이 일으킨 홍수와 격렬한 파도로 많은 사람들이 죽고 도시가 폐허가 될 위기에 놓이게 된다. 이에 에티오피아 왕은 예언자를 찾아가게 되는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왕의 딸을 바다 괴물의 제물로 바쳐야 신의 분노가 가라앉는다는 신탁을 내놓는다.
결국 카시오페이아의 입방정으로 귀하디 귀한 딸 안드로메다를 제물로 바쳐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된 왕은 의자에 앉아있던 왕비를 발로 걷어차 바다로 빠뜨린다. 결국 왕비는 그 모습 그대로 하늘로 올라가 카시오페아 별자리가 된다. 지금까지도 의자에 거꾸로 매달려 벌을 받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카시오페이아는 허영심과 잘난 체 하는 사람의 대명사로 불리게 된 것이다.

나에게는 자랑거리이지만, 남에게는 상처일 수도 있다.
지금의 복이 훗날에는 비극의 씨앗을 잉태할 수 있으니 노는 입에 차라리 염불을 외라는 말은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니오베와 카시오페이아의 비극은 특히 할 말 없을 때 자식자랑과 남편자랑, 아내자랑으로 시간을 떼우는 사람들에게는 정신이 번쩍들게 할 만한 이야기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