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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와 수치심 - 인간다움을 파괴하는 감정들
마사 너스바움 지음, 조계원 옮김 / 민음사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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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들의 개고기 혐오 문화로 인해 88올림픽 당시에는 개고기 집이 문을 닫았다. 반대로 20세기 초까지 프랑스에서는 개고기는 즐겨 먹는 요리 가운데 하나였다.  한국의 개고기 문화를 비웃던 프랑스 여배우 브리지트 바르도는 20세기 초까지 자신의 나라 프랑스에 개고기 문화가 있었다는 사실을 망각한 채 허언을 해 빈축을 샀다. 혐오라는 감정은 자신이 경험하지 않은 이상 이해할 수 없는 감정이기에 가끔 우리는 혐오에 휩싸여 비이성적인 발언을 하는 경우를 왕왕 보곤 한다. 먹는 것에 대한 혐오가 우리의 일상적인 규범을 대변하기도 하지만 인간관계에서도 혐오의 기제는 동일하게 작동한다. 

 

세계적인 법철학자이자 정치철학자 마사 너스바움은 이런 혐오라는 감정은 '인지적 능력'에 따른 것이며 이러한 감정은 사회의 표준적인 규범에 기인한 것이다. 그렇다면 감정에 대한 평가는 어떠할까? 우선 감정이라는 것은 우리가 평소 자신이 속한 사회의 표준적인 규범 기준에 맞춰 평가하는 관점을 가진다. 물론 여기에는 우리가 믿는 사회의 표준적인 규범에 잘못이 있을 수도 있다는 사실도 함의하고 있다. 그러나 이 함의에는 평소 이성적이고 독립적이며 비판적으로 사고하기 위해 자신의 인식의 틀을 바꾸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여 한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인간 삶을 특징짓는 구조 자체가 비이성적 감정을 갖도록 하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바꿔 말하면, [삶 속에는 ] 이성적 감정을 가로막는 일정한 구조적 장애물이 놓여 있기 때문에, 적절한 감정을 성취하려는 몸부림은 모든 인간에게 힘겨운 투쟁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혐오와 수치심에 관해 이야기할 장들에서 내가 주장하려는 바다.-p75

  

그렇다면 이런 혐오와 수치심이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곳은 어디일까? 바로 법이다.  어린 아이의 뺨을 이쁘다고 쓰다듬었는데 아이가 이것을 혐오스럽게 받아들인다면 법에서는 유죄를 선고할 수 있다. 실제로 아이의 뺨과 팔을 쓰다듬어 징역 3년을 선고 받았다는 판례가 있다. 누군가에게 혐오라는 감정을 갖는다는 것은 역겨운 기억을 떠올리게 할 뿐 아니라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한 불안감과 미래에 대한 수치심까지 포함한다. 그렇다면 수치심이라는 것은 어떠할까. 정신분석학에서는 수치심을 거부되고, 조롱당하고, 노출되고, 다른 사람으로부터 존중받지 못한다는 고통스런 정서를 가리키는 용어로서 당혹스러움, 굴욕감, 치욕, 불명예와 같은 감정을 포괄적으로 아우르는 감정을 말한다.    

 

저자는  한사회가 갖는 악덕과 부도덕한 행동에 대한 증오는 필연적으로 혐오를 수반하기 마련이며, 이러한 혐오 없이는 사회가 유지될 수 없다고 보는 것이다. 여기서  혐오가 현사회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공동체주의적이지만  진보적이라 할 수 있는 관점으로 볼 수 있다.  저자는 법에서 중요한 잣대가 되는 사회규범은 중요한 것에 대한 타당한 시각을 배경으로 해서, 발생한 일을 가지고 이러한 감정을 정당화하는 것에 있다고 하며 법에서 합리성을 담고 있는 판단은 이성적인 사람이라는 가상적인 像()을 이용하고 있는 규범적 판단임을 명시한다. 이러한 상들은 규범에 이의를 제기하거나 강화하는 것으로 만들어지며 현존하는 감정적 규범에서 벗어나 그 자체로 규범화되어 가는 것이 법이라 정의한다.  특히 수치심과 혐오는 독특한 내적 구도로 인하여 분노나 두려움과 다른 감정으로 구분하는데 ,   혐오와 수치심은 규범적으로 왜곡되기 쉬우며 이런 점에서 공적 실행의 신뢰할 만한 지침이 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저자는 자유주의 사회에서는 수치심을 억제하고 혐오를 겪지 않도록 보호할 특별한 이유가 있다고 주장한다.  자유주의 사회의 공교육이 어떤 식으로 진단한 문제들을 해결해 나갈 수 있을지에 대한 다양한 제안을 함과 동시에 다양한 판례와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분석적 설명을 더해간다.

      

동성결혼의 합법화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동성애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혐오이다.  동성애자들은 일반인들의 가상적인 상에 갇혀 수치심을 느끼게 된다.  혐오와 수치심은 이렇게  서로 다른 규범을 두고 대립되는 감정이지만 

이 감정으로 인하여 법의 경중이 기울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저자의 골자이기도 하다.  동성결혼에 대한 문제도 혐오와 수치심이라는 감정의 잣대로 판단하기보다는 보다 이성적인 접근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프랑스 여배우가 자문화의 개고기 문화는 보지 못한 채  남의 나라 개고기문화를 혐오하는 발언을 하는 것처럼  혐오와 수치심은 고착화 된 사고와 규범에서 비롯하기 때문이다.   철학과 정치, 정신분석, 법학까지 다양한 분야를 두루 섭렵하여 고찰하는 저자의 내공에 감탄을 하지만, 지나치게 현학적이라 읽기 어려운 부분이 다소 많았다. 하지만, 기존에  가지고 있던 관념의 틀을 깨는데에는 최고의 책이었다. 인식의 틀을 깨어주는 책이 좋은 책이라는 가정하에 말이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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