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여배우 중 가장 좋아하는 배우가 바로 케이트 베킨세일이다. 나이에 비해 액션연기를 많이 하여 연기력은 화려한 액션에 그냥 묻어가는 배우라 생각했는데 <낫씽 벗 더 트루스>를 통해 케이트 베킨세일의 깊은 연기내공을 느낄 수 있었다.

영화의 첫 포스트 크레딧은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나 인물과 사건은 픽션이다로 시작된다.

미대통령이 베네수엘라를 순방차 방문한 날 대통령 저격 사건이 발생한다. 대통령 암살 계획은 미수에 그치지만 사건의 배후로 베네수엘라를 지목하며 미국은 베네수엘라를 공습하게 되는데 당시 베네수엘라에 미대사로 파견되었던 에리카는 베네수엘라가 미국대통령 암살사건과는 전혀 무관함을 밝히는 보고서를 제출한다. 그러나, 대통령은 에리카(베라 파미가)의 보고서를 묵살한 채 베네수엘라에 보복성 폭격을 가한다. -여기까지의 스토리는 이라크에 핵무기가 있다는 이유로 전쟁을 일으키고 결국에는 핵무기가 없었다는 한 기자의 폭로전처럼 보인다.

 

 

 

선 정치외교 기자 레이첼과 미대사 에리카의 아이들은 같은 학교에 다닌다. 일일교사로 학교에서 에리카의 딸과 이야기를 나눠본 적이 있는 레이첼은 아이들 학교에 찾아가 에리카를 직접 만나 단도직입적으로  CIA요원이냐고 묻지만, 에리카는 앞으로는 만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충고성 멘트만을 날린다.그러나, 레이첼은 에리카에게 당신이 CIA 요원이라는 정보를 입수했고 당신의 보고서로 기사를 쓸 거라는 친절한 설명까지 하고 헤어지는데 ....

 

 

그러나,  에리카가 CIA정보요원이라는 기사가 나가자 사건은  레이첼이 말하고자 하였던  미국 정부의 권력의 정당성과는 전혀 다른 국면에 접어들게 된다. 국가에서는 사건의 정당성과는 달리 국가안보 기밀누설을 한 '정보제공자'가 누구인가 하는 예기치 못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게 되면서 레이첼은 법원에 출두하게 된다.  국가 안보와 관련된 기밀사항을 누설하는 것은 범죄이지만, 기사화 한 레이첼에게는 죄를 물을 수 없는 상황.  그러나, 레이첼이 정보제공자를 발설하지 않을 경우 레이첼은 '법정모독죄' 가 적용되어 감옥에 가게 된다. 평소 기자로서의 신념과 의지가 강했던 레이첼은 '국민의 알 권리'와 '기자로서의 신념'으로 정보원과의 비밀을 지키며 법원의 요구를 거절한다. 결국 감옥에 간 레이첼의 행동은 국민들에게 열렬한 지지와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며 풀리처상 후보에 까지 오르지만,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레이첼을 버티게 했던 신념과 의지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다. 오랜 감옥생활로 인하여 남편은 바람나고 하나 뿐인 아들과의 관계는 소원해지며, 극우파에 의해 에리카마저 피살당하는 사건이 일어나자, 그녀가 지키고자 하였던 신념과 의지는 바람앞의 촛불처럼 위태롭게 흔들린다.

 

영화는 미국의 칼럼리스트 로버트 노박(Robert Novak)이 2003년 대량살상무기(WMD)의 확산방지와 제거를 명분으로 이라크를 침공한 미국 정부의 목적이 당초 알려졌던 것과 달리 다분히 정치적인 목적으로 계획된 것이었다는 칼럼을 게제함으로써 촉발된 이른바 '리크게이트(Leakgate)'사건에서 그 모티브를 얻어 왔다. 이 사건에서 뉴욕타임즈의 기자 주디스 밀러(Judith Miller)는 법원의 취재원 공개 요구를 거부함으로써 법정모독죄가 적용되어 85일간 투옥되었다.

 

국가 권력 앞에서의 개인의 자유, 언론인으로서 지켜야 할 신념과 의지, 여러가지 의미들을 성찰할 수 있는 영화이다. 그러나 영화는 언론인과 국가 권력 어느 편에도 서지 않는다. 국가 권력앞에서 무차별하게 희생당하는 한 국민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면, 국가의 잔인성을 부각시켰겠지만, '기사'에 대한 지나친 집착과 냉정을 보이는 레이첼의 모습은 일말의 동정이 느껴지지 않았다.  가령,  에리카가 레이첼에게 같은 엄마로서 눈물을 글썽이며 정보 제공자를 물어 볼때 냉정하게 거절하고,  퓰리처 상은 따논 당상이라며 가족과 함께 기뻐하는 레이첼과는 상반되게  CIA에서 의심을 받으며 궁지에 몰려 피눈물을 흘리는 에리카는 관객으로 하여금 레이첼에 대해 상당히 객관적인 모습을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객관적인 시선은 영화가 국가권력에 대한 도덕성과 언론이 지니고 있는 이중성,  그 이면의 욕망들까지도 생각해볼 수 있게 하는 하나의 장치이다. 

케이트 베킨세일과 베라 카미라의 연기도 일품이었고, 마지막 반전은 영화 내내 유지되고 있던 긴장감을 한 순간에 바람빠지는 풍선처럼 만들어놓게 하지만, 그런 허탈의 반전이 오히려 영화를  자꾸 곱씹어보게 한다. ㅋㅋ


영화를 보면서 몇 년 전에 읽은 줄리안 어산지가 연상되었는데, 대부분의 책들이 언론인으로서 줄리안 어산지를 미화시킨 반면에 북폴리오에서 나온 [위키리크스]는 줄리언 어산지에 대하여 보다 객관적으로 서술되어 있는데,아무래도 이 영화역시도 언론인이나 국가 권력, 한 쪽에 치우치지 않은채 관객에게 진실의 답을 구하는 영화라 생각된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숲노래 2014-01-17 2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국은 이웃 여러 나라들과
지구별 수많은 나라에... 내분과 분쟁을 일으켜
전쟁무기 파는 장사와
그 나라 군부대 훈련시키는 장사에다가....
참... 못할 짓을 너무도 많이 하지요.

에구, 그런데에도 우리 정부는
아직도 미국 '첨단무기'라고 하는 것들을
엄청난 돈을 퍼부어서 사들이니...

드림모노로그 2014-01-20 11:18   좋아요 0 | URL
미국도 이제까지의 역사에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는 시기가 아닐까요.
간만에 너무 좋은 , 숨은 진주를 만난 영화같았어요 ^^
기회되시면 한 번 보세요.
흡입력 짱~ 입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