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의 형제 교육법 - 엘리트 삼형제를 키워 낸 자녀교육 리얼 스토리
에제키엘 이매뉴얼 지음, 김정희 옮김 / 와이즈베리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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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대통령 시대, 오바마가 대통령에 당선되자 흑인들이 이구동성으로 기적을 외치는 모습을 경이롭게 바라본 기억이 있다. 그 당시만 해도 나는 미국에서의 ‘인종차별’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지 못했기에 그들이 느끼는 ‘기적’과도 같은 감회에 백프로 공감을 하지 못하였던 것 같다.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 흑인의 흑인에 의한 , 흑인을 위한 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프란츠 파농의《검은 피부 하얀 가면》을 읽고는 흑인들이 느껴왔을 인종차별에 대해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민족수는 많지 않지만 전세계에 가장 영향력있는 민족이 유대인이라는 데에는 별이견이 없어보인다. 그만큼 유대인의 우수성은 예로부터 알려져왔고 그 가운데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자녀교육이다.

 

이 책은 펜실베니아 대학교 교수이자 부총장으로 재직 중이며 생명윤리와 종양학계를 이끌어가는 세계적인 석학 에제키엘 이매뉴얼의 저서이다. 한때  오바마 행정부 관리예산처장의 보건의료정책 특별자문위원을 역임하였으며 현 [뉴욕타임스] 칼럼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미국에서 유대인으로서 엘리트층에 한 사람도 아니고 삼형제가 고루 각분야(의학, 정치, 엔터테인먼트)에서 영향력이 있는 위치에 있다보니 아무래도 유대인 부모님들의 자녀교육 비법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자명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둘째는 현재 시카고 시장으로 람 이매뉴얼이고 셋째는  헐리우드에서 대형 에이전트를 하고 있는 아리 이매뉴얼이다. 이들 형제의 리얼 성장스토리 《유대인의 형제교육법》이 바로 이 책이다. 유대인으로서 미국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 부모님의 특별한 유대인식 교육법이 바탕이 되었음을 보여주고 있는 책으로서 자타가 공인하는 유대인의 우수성을 확인할 수 있는 책이다. 

 

 홀로코스트 세대 유대인으로서 겪어야 했던 전쟁과 도피, 차별과 배척이라는 멍에를 지면서도 전쟁에 대해서는 무척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이셨던 아버지의 이야기와 더불어 이스라엘에서의 생활, 헌신으로 자식에게 모든 것을 희생하면서도 세상으로부터의 편견과 차별에 저항할 줄 아셨던 지혜로운 어머니의 이야기와 이스라엘에서 미국으로 떠나오면서 조국과 이민자의 삶을 살아가면서 느껴야 했던 예측 불가능한 삶의 본질과 선택으로 인해 예기치 못한 결과를 초래하며 겪어야 했던 파란만장한 이민이야기, 게다가 삼형제가 어렸을 때 모두 난독증과 주의력 결핍장애를 앓았었고 백인 주류 사회에서 흑인으로 살아가며 느껴야 했던 비주류 차별과 배척등의 이야기들은 그러한 차별과 배척, 결함등이 삶에서 자양분이 되는 과정등을 설명해주고 있다. 생명학자인 저자는 유전자가 신체뿐만 아니라 사회적 특성에도 영향을 받으며 궁극적으로 우리의 모습을 결정짓는 것은 본성이나 양육 어느 한쪽이 아니라, 둘이 함께 작용한 결과라고 한다. 그렇기에 부모님께 물려받은 특성들은 결함인 동시에 선물이었으며 그 특성에 적응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가면서 성장함으로 결함은 축복으로 변화된다. 이러한 것을 가능케하는 것은 내면의 성장을 할 수 있는 문화교육이 많은 영향을 미쳤음을 저자의 성장기에서 느낄 수 있다.

 

우리 세대의 부모님들은 바쁘게 사셨다. 나는 지금도 우리 부모님들의 성실함과 끈기, 절약정신을 본받으려 애쓰고 있다.  부모님처럼 자식에게 물려줄 수 있는 지혜가 여러모로 부족하기에 아이들이 크면 클수록 자녀교육이 가장 힘든 짐이 되어가는 것 같다. 저자의 《유대인의 형제교육법》을 읽으면서 자녀교육이 자식에게 무엇을 해주는 것이 부모가 아니라, 아이 스스로 느끼고 깨달을  수 있는  문화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참교육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아이들에게 여행만큼 훌륭한 교육은 없으며  여행을 통해 '자신'을 이해하고 세상을 이해하는 것을 가장 최고의 교육법이라고 한다. 저자의 부모는 생활비를 아껴서라도 여행을 하였으며 그 여행을 통해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고 그 커다란 맥락 안에서 자기 자신을 깨달아가도록 배려하였다고 한다. 자식을 위해서 무엇을 해 주려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식이 스스로 세상속의 자아를 터득해나가며 세상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부모로서 자식에게 해 줄수 있는 최고의 선물임을 깨닫는 순간이었다. 

 

우리를 여기까지 오게 하고, 우리에게 이 마지막 교훈을 준 것은 우리 부모님이 아니다. 그것은 바로 우리 자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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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3-12-30 15: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중학생 적부터 미국프로농구를 보았어요.
에이에프케이엔으로 보았어요 ^^;

제가 중학생이던 1988~1990년에도
미국프로농구에서는 흑인선수가 솜씨가 더 빼어나지만
그무렵에도 인종차별이 있었어요.
요즈음은? 요즈음은 거의 다 흑인선수가 뛰니
인종차별을 하고 싶어도 못하겠지요.

그리고, 제가 중학생이던 그무렵에도
신문이나 방송에는 '흑인을 때리거나 죽이는 미국 경찰'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한국에서도 보도가 되었어요.

미국에서 흑인으로 살아가는 사람은 오늘도 무언가 많이 느끼겠지요.

드림모노로그 2013-12-31 18:46   좋아요 0 | URL
시대가 많이 바뀌고 있음을 절감하겠지요.
미국이나 우리나라나 중산층이 많이 붕괴가 되고 있는 상황이니까요.

오히려 사회에서 차별과 배척을 받아온 히스패닉계들의 신분이 상승하고 있으니
흑인대통령 시대가 주는 변화로도 볼 수있겠지요.

흑인으로 산다는 것,프란츠 파농의 책을 읽으면서
그 비애와 비장함이 상상 이상이라는 것에 충격받았었어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