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의 상인 홍신 세계문학 14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정성국 옮김 / 홍신문화사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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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오노 나나미의 <십자군 전쟁>에는 베네치아라는 도시가 바다에서의 지배력이 얼마나 큰지를 느끼게 해주는 부분들이 많이 나온다.  바다를 근간으로 한 삶의 터전은 베니스 사람들에게 커다란 긍지를 남겨주었고 그 영향으로 베니스인들은 유독 자유와 모험의 기질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인지 베니스인들 하면 나는 먼저 해적과 같은 모습이 연상되어지는 동시에 모험과 신비의 나라로 느껴지곤 한다.  아름다운 물의 도시 베니스는 또한 상업의 도시이자, 신화의 숨결이 살아있는 도시로 각인되어 있다.  세익스피어의 《베니스의 상인》은 1590년대 쓰여진 작품으로 추정되는데 세익스피어의 4대 비극과 5대 희극 가운데 5대 희극에 속하는 작품중의 하나이다.  세계 최고의 극작가이자, 위대한 예술가로  '인도를 포기할 망정 세익스피어는 포기하지 않겠다.' 는 말이 여전히 회자되고 있는 것을 보면 세익스피어의 문학은 21세기에도 여전히 거인임에 틀림없는 듯. 

 

베니스의 상인 》이야기는 피상적으로는 매우 단순하다. 가장 아름답고 현명한 여인 포오샤에게 청혼하기 위해 이웃마을에서 왕들이 찾아오고 곳곳에서 귀족들이 벨몬트에 하나 둘 몰려온다. 잘생겼지만 가난한 학자이자 군인출신인 바사니오도 포오샤에게 반하여 청혼하려 하지만 가진 것이 없어 유대인 고리 대금업자인 샤일록에게 돈을 빌리게 된다. 수전노인 샤일록은 보증인이 없으면 돈을 빌려주지 않으려 했는데 베니스의 상인인 안토니오가 돈을 빌리지 못할 시에는 '살1파운드'를 제공한다는 차용증서를 써 준 뒤에야 바사니오에게 돈을 빌려주게 된다.  

 

유대인이었던 샤일록은 평소 안토니오에게 자신의 고리대금업을 모욕하며 사악한 업을 가지고 있다며 방해를 일삼았는데 샤일록은 이번 기회에 안토니오에게 복수심을 불태우고 있었다. 그러나 샤일록 만큼이나 극중의 등장인물들 모두 (포오샤,안토니와,바사니오) 역시도 유대인에 대한 반감은 샤일록과 썅벽을 이룬다. 

 

포오샤가 수많은 구혼자들에게 내민 문제는 금,은,납 상자 중 초상화를 넣어준 상자를 선택하는 사람과 결혼한다는 것이었는데 각 상자마다 명언이 하나씩 적혀 있었다.

첫 번째 금으로 된 상자에는 '나를 선택하는 자는 많은 남자들이 바는 것을 얻으리라.'

두 번째 은으로 된 상자에는 '나를 선택하는 자는 자신에게 합당한 만큼을 얻으리라.'

세 번째 납 상자는 '나를 선택하는 자는 그의 것 모두를 내놓고 모험을 해야 하느니라.'

이 문제의 답을 맞추는 사람은 미인을 얻는 행운이 따를지도 ^^;;

 

 

이 극의 클라이막스는 베니스의  법정편이다. 샤일록이 이전까지는 돈밖에 모르는 사람으로 비춰지기만 하였는데 법정의 진실은 아마도 바사니오의 입을 통해 증명되지 않을까 한다. 바사니오는 '법에서는 아무리 더럽고 부패한 소송이라도 그럴싸한 변론으로 양념을 치면 그 죄악이 희미해지지 않던가. 종교에서는 저주 받을 잘못도 목사가 엄숙한 얼굴을 하고 그것을 축복해주고 성경으로 다시 증명해지면 그 흉악성은 외부 장식으로 가려지는 게 아닌가? 어느 악덕을 막론하고 겉에 미덕의 표지를 달고 있지 않은 순수한 악덕은 없는 것이다.' 이 말은 '베니스의 상인'에서 보여주는 법의 속성과 속물적인 종교인에 대한 비난과 더불어 시대적인 분위기도 느껴지는 부분이기도 하다. 유대인과 기독교인들의 첨예한 대립속에 서로를 향한 모욕과 비난과 같은 당대의 역사적 상황이 극에서 그대로 재현되어 진다. 이야기는 동화적인 요소가 가득하면서도 그 안에는 베니스 사회에 팽배하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점을 지적하는 사회 고발적인 요소가 가미되어 있으며 성경에서 유대인이나 고리대금업자에 대한 강한 질책이 쓰여진 글들이 있는데 아마도 16세기 기독교 문화의 한 단면으로 보여지기도 한다.  사랑과 우정, 그리고 판관 포청천도 울고가게 하는 명판결을 내린 포오샤의 이야기는 디즈니 애니메이션작으로 나와도 꽤 재미있을 듯 ^^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라고 했나? 과학 문명이 급속도로 발달된 현재와 과거의 삶이 그다지 다르지 않음은 사람이 사는 터전은 변함없다는 뜻이 아닐까.)  

 

p.s《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가 보너스처럼 같이 실려 있는데 이집트와 로마사이에 정치적인 분위기와 함께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의 비극적인 사랑이야기이다.이 작품으로 세익스피어는 문학적으로 클레오파트라를 매혹적인 모습으로 만들어내었고, 사랑과 정치와 꿈과 현실이라는 주제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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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7-20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베니스의 상인>하면 샤일록과 안토니오의 이야기만 알고 있을 뿐. 아 읽지를 않았군요..^^;;;
포오샤의 상자는 저는 자격이 없겠지만 그래도 은으로 된 상자를 선택할 것 같아요. ㅎㅎ

베니스,하면 전 먼저 토마스 만의 <베니스에서의 죽음>이 떠올라요..^^
책도 좋았고 무엇보다 루키노 비스콘티의 영화를 아주 아름답고 인상깊게 보아서요~ 요즘도 가끔 파일을 열어 그 영화를 보죠..
드림님! 오늘도 좋은 리뷰, 감사히 잘 읽고 갑니다~
행복하고 즐거운 주말 되세요~

드림모노로그 2013-07-22 13:29   좋아요 0 | URL
와 ~ 나무늘보님 잘 지내시죠 ^^
베니스의 상인은 이번 기회에 읽게 되어서 참 감사한 마음으로 읽은 것 같아요 ^^
분량도 적고 희극이라 가볍게 읽기 좋았던 것 같구요.
종교 근본주의자들은 중간이 없어요. 극과 극을 오가죠 ㅎㅎ

정말 너므너므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네요 ㅎㅎㅎ
날이 이렇게 더운데 건강은 하신지요? ㅎㅎ
휴가는 언제 가시는지요 ㅎㅎ 내일모래 휴가라 , 또 블로그를 방치하게 될 듯 합니다 ㅎㅎㅎ
나무늘보님도 여름휴가 즐겁게 보내시고 ^^

혹시 국제연극제 26일부터 거창에서 하는데
필요하시면 말씀하세요 ^^ 제가 티켓 보내드릴게요 ^^

appletreeje 2013-07-22 15:18   좋아요 0 | URL
앗. 곧 휴가시군요~
저희는 8월초에나 휴가를 갈 듯 싶어요.^^
서울은 한 이주내내 비가 많이 와 그간 시원하게 지냈어요.^^
남부지역에선 많이 무덥다 하던데..드림님 건강 조심하시고 입맛 없으셔도 잘 챙겨드세요.
티켓은..와락 받고싶은데 여건이 잘 안될 듯 싶어요..^^;;;

드림님! 즐겁고 행복한 휴가 보내시고~나중에 다시 만나요~*^^*

드림모노로그 2013-07-22 15:42   좋아요 0 | URL
아 티켓 보내드릴려고 준비중이었는데 ㅎㅎㅎ
뉴스보니 서울은 주구장창 비가 왔다고 하던데 여기는 가물기만 하네요 ㅎㅎ
더워도 ~ 너무 더워요 ^^
8월이면 딱 좋으실때 떠나시겠어요 ㅎㅎㅎ
저희는 좀 이른 듯 하긴 한데 ㅎㅎ
아이들 방학과 동시에 남해로 떠납니다 ^^
나무늘보님이 많이 보고잡을 듯 합니다 ㅎㅎㅎ
좋은 여름나기 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