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안의 우주 - 인간 삶의 깊은 곳에 관여하는 물리학의 모든 것
닐 투록 지음, 이강환 옮김 / 시공사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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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신문에는 예전보다 ‘양자’라는 말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양자 기술, 양자물리학, 양자정보학, 양자 역학, 양자 통신, .... 양자가 대센가? 그럼 양자는 무슨 뜻일까? 검색을 해보니 어떤 물리량이 연속값을 취하지 않고 어떤 단위량의 정수배로 나타나는 비연속값을 취할 경우, 그 단위량을 가리키는 용어이다. 예를 들어, 광자는 전자기장의 양자이며, 보스-아인슈타인통계에 따르는 소립자가 장(場)의 양자론의 양자라 한다. 라고 한다. 근데 설명이 어렵다. 다시 찾아보니 조금 쉬운 설명이 있다.  

양자(quantum)"의 의미는 "양자화(quantization)"에서 시작된 말로써, "불연속, 이어지지 않은" 의 뜻으로 에너지, 질량 등과같이 연속적으로 값이 변하는 줄 알았던 물리량들이 사실은 '어떤 값'의 정수배로만 값을 갖는다. 이와 같은 시스템을 다루는 물리학을 "양자역학"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양자역학적 계산을 통해 하나의 입자가 ‘이곳’ 또는 ‘저곳’에 존재할 수 있다는 결과가 얻어졌고 그 결과로 우리의 우주는 무한하며 내가 사는 곳의 우주에서는 입자가 ‘이곳’에 있고, 또 다른 우주에서는 입자가 ‘저곳’에 존재한다는 식이다. 이것이 현재 우리의 과학이 밝히고 있는 다중우주이다.

 

 

 

 

 저자 닐 투록의 《우리 안의 우주》는 일반 과학자들의 책과는 달리 과학과 인간의 연결에 초점을 맞추었다. 저자가 가장 존경하는 파인만이 원자폭탄을 만들면서 사회적인 책임을 회피한 것에 대해 실망을 느꼈던 그는 파인만이라는 과학자가 가졌던 인류애와 물리학에 대한 사랑이 사회와 연결되지 않았던 것에 매우 큰 안타까움을 말한다.  저자는 과학과 사회의 분리자체가 매우 위험한 발상이며 해로운 일이며 과학과 사회의 연결을 이 책을 통해서라도 증명해보이려 하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저자는 과학은 인간의 행동과 사회에 직접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과학을 인간적으로 만들고 사회의 미학적이고 도덕적인 관계는 과학에서 이익을 얻어야한다며 과학과 사회를 연결시키는 것은 시장에 나올 다음 기술을 개발하는 것보다 더 심오한 목적을 가진다고 한다. 그것은  고대 시대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우주를 천장처럼 유한하게 생각하고 있을 때 우주는 무한하다고 외치며 최초의 세계지도를 만들었으며 최초의 과학자이기도 한 ‘아낙시만드로스’로 인해 수많은 새 기술들이 봇물처럼 쏟아지게 되었던 예를 통해 하나의 과학기술이 인류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함을 표명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고대의 아이디어들은 르네상스에 이어져 과학혁명의 직접적인 씨앗으로 뿌려져 수학에서 철학, 예술, 문학, 그리고 민주주의의 번성을 이루게 된 기초가 되었다.

 

 

 

 

이렇게 물리학의 발전은 사회의 발전으로 이어진다. 뉴턴의 중력법칙과 빛을 통합한 맥스웰 이론이나 기존 물리학자들을 당황시켰던 양자역학,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 빅뱅이론의 초기 부분을 설명하는 인플레이션 이론에서 M이론까지 총망라하여 들려주는 투록의 물리학 이론은 학술적이거나 어려운 용어의 설명 없이 매우 자세하고 쉽게 기술되어 어렵지 않았다. 저자는 마지막으로 모든 물리법칙을 통합하는 이론으로 M이론에 근거하여 빅뱅의 특이점을 포함하는 시나리오를 제안하고 있다.  빅뱅의 특이점은  우주가 실제로 어디에서 왔는지 알려줄 가장 훌륭한 단서가 될 수도 있음에도 불구하고 20세기의 과학이론들이 이런 빅뱅의 특이점을 무시한 채 기반을 두고 있음을 지적한다.  저자는 순환하는 우주모형의 성공이 인플레이션을 전혀 겪지 않고 특이점을 통과하는 우주에서 모두 재현될 수 있음을 실험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바로 그점이 저자가 인플레이션 이론의 대안이 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이론을 제안하고 있는 현재 우주론 학자들 중 가장 뛰어난 과학자로 불리고 있는 이유이다. 

 

“지금까지 철학자들은 여러 방법으로 세상을 해석하려고만 해왔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변화'되는' to 'be' the channge 것이다.”

 

 

양자기술의 발달은 컴퓨터의 발달뿐만 아니라 경제에서도 거대한 변화를 가져오고 있고 과거의 정치 패러다임들 또한 의미를 잃어가고 있다.  사회 전반적으로 구조자체가 변하면서  정보(지식)를 기반으로 한 회사(구글,페이스북,아마존)들이 사회를 리드하고 있다. 앞으로도 양자기술이 세상에 미칠 영향은 무궁무진하다. 양자기술은 정보를 처리하는 방법 자체를 완전히 바꿀 수 있다. 며칠 전 중국이 양자물리학을 이용하여 양자암호기술로 해킹을 차단하였다고 밝혔듯이 양자기술이 밝혀줄 물리적 세계는 무궁무진할 것이다. 과학과 사회의 융합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이 책은 과학과 사회가 서로 연결되어 상호 영향을 주며 발달해 온 과학을 살펴볼 수 있다.  과학이라는 분야가 매우 어렵게만 인식되었던 것과는 달리 과학이 우리의 삶에 매우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볼 때마다 과학이라는 학문의 놀라움을 깨닫게 된다. 학술적이거나 어려운 용어가 전혀 없어 과학과 사회에 대한 기초적인 흐름을 이해하기에는 그만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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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6-27 2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과학과 사회를 연결시키는 것은 시장에 나올 다음 기술를 개발하는 것보다 더 심오한 목적을 가진다.'
중요한 것은 변화'되는' 'to 'be' the channge 것이다.

딱, 이 책을 봤을 때 뭔가 굉장히 어렵고 머리가 지끈거릴거라 생각했는데
드림님의 핵심적이고, 친절한 리뷰를 읽고 나니 비로소 이해가 되고 재미도 있어졌어요.~
왠지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과 동시에 과학의 미학(?)을 알게 되었다고나 할지...ㅋㅋ

오늘도 드림님의 훌륭한 리뷰 덕분에,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감사드리며,
드림님! 편안하고 좋은 저녁 되세요.~^^

드림모노로그 2013-06-28 09:50   좋아요 0 | URL
ㅎㅎㅎ 와 ~ 이 책의 핵심만 꼭꼭 찝으시는 나무늘보님 ^^ 쵝오 ㅎㅎ
저자가 이 책을 쓴 목적이 딱 그것이라 봅니다 ㅎㅎ
과학자들이 이론이 워낙 강하기 때문에 과학자들이 쓴 책들은
자신이 주장하는 바를 두루뭉실하게 표현하지 않고 모두 적확한 표현을 하거든요 ㅎㅎㅎ
그래서 과학자들의 책들은 대개 명료해서 좋아요 ㅎㅎ
사회와 과학을 연결하다보니 사회학자 필이 강하게 ㅋㅋ
나무늘보님의 멋진 말씀에 늘 즐겁게 하루를 시작해서 매우 기쁩니다 ㅎㅎㅎ
오늘도 좋은 하루 시작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