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가슴을 다시 뛰게 할 잊혀진 질문 - 절망의 한복판에서 부르는 차동엽 신부의 생의 찬가
차동엽 지음 / 명진출판사 / 2011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단지 껍데기에 불과하다.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사람이 어떤 것을 정확하게 볼 수 있는 건 오직 마음으로 볼 때이다.

                                    -p208

삼성그룹 창업주 고(故) 이병철(1910~87) 회장이 타계 한 달 전 질문지를 남겼다.이 회장의 질문은 모두 24개다. 단순한 물음이 아니다.  “신(神)의 존재를 어떻게 증명할 수 있나? 신은 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지 않나?”  “신이 인간을 사랑했다면, 왜 고통과 불행과 죽음을 주었나?” “종교가 없어도, 종교가 달라도 착한 사람들은 죽어서 어디로 가나?” “성경에 부자가 천국에 가는 걸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에 비유했다. 부자는 악인이란 말인가?” 그렇게 가슴의 밑바닥에서 올라오는 물음들이었다.

 

인류 최초로 대기권 밖을 여행한 구 소련의 우주비행사 유리 가가린은 한눈에 보이는 지구를 내려다보면서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 " 하늘에 신은 없었다."

반면에 아폴로 12호를 탑승했던 미국의 우주비행사 제임스 어윈은 이렇게 말했다지요.

"저 멀리 지구가 오도카니 존재하고 있다. 이처럼 무력하고 약한 존재가 우주 속에 살아가고 있다는 것, 이것이야말로 신의 은총이라는 사실을 아무런 설명없이도 느낄 수 있었다."

 

이것은 "God is no where!(신은 어디에도 없다) " → "God is now here!(신은 지금 여기에 있다.) 단어 하나로 정반대의 문장이 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잊혀진 질문]을 읽으면서 느끼는 경이로움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 인생의 참된 가르침을 주는 책이라고 할까.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가 살아가면서 잊고 있거나 놓치고 있던 , 틈틈히 의문으로 남았던 질문들이 머릿속에 주마등처럼 스쳐가는 기분이 들곤 했다. 무엇보다 감명깊었던 장은 신은 존재하는가? 에 대한 장이었는데 우리 교회에 백세가 가까우신 노자매님이 계시는데 그분이 비록 이빨이 다 빠져서 말씀도 어눌하시고 잘 보이지 않아 성경책을 보기도 힘드시지만 그분을 통해 나는 하나님이 살아계신다는 것을 느끼곤 한다. 노자매님의 셋째딸은 하반신 소아마비이다. 소아마비  딸을 교육시키기 위해 두시간을 업고 학교에 데려다 주시기를 수십년,  결국 딸은 이화여자대학교를 입학하고 졸업하였다. 노자매님의 지극정성으로 네명의 자식들 모두가 장성하여 교육업에 종사하시고 자식중에는 이제는 퇴직하신 교장선생님도 계신다. 그분이 이제는 죽음과 가까운 나이가 되셨음에도 거동도 불편하고 머리도 다 빠지시고 예전의 총기도 없으시지만 정말 단 하루도 교회를 빠지신 적이 없다. 내가 하도 교회를 나오지 않자 노자매님은 늘 걱정이셨다고 한다. 왜 자신이 기도하는데도 내가 나오지 않는거냐고 나중에 화를 내셨다는 말씀을 듣고 웃다 못해 눈물을 흘린적이 있다. 그런 것 같았다. 신은 어디에도 없다고 말하는 것과 신은 지금 여기에 있다고 느끼는 것은 딱 한글자 차이다. 나는 늘 그 자매님을 보면 하나님이 살아계신다는 감동을 느끼곤 한다.

 

  어쩌면 세상 모든 사람들이 하고 싶은 질문일지도 모른다. 왜? 인간은 고통스러워야 하며, 왜? 신이 정말 존재하는가?에 대한 질문말이다. 친구와 나는 같이 임신하고 같은 달에 출산하였다. 그러나 친구의 아이는 뇌성마비와 하반신 소아마비가 된 아이가 태어났다. 이 후 몇년을 연락이 되지 않다가 최근에 연락이 되자 친구가 내게 말하기를 아이로 인해 세상의 보이지 않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고 말할 때, 나는 하나님이 인간에게 고통을 주는 이유를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 차동엽 신부님 또한 아버지는 알코올 중독자였으며 초등학교 4학년때부터 지게로 연탄배달을 하였고 집안 형편으로 공고에 진학해야했으며 20대말에는 B현 간염보균자, B형간염, 간경화로 고통을 받았던 고백을 한다. 그러나 고통의 작동메커니즘은 보호의 기능과 단련의 기능으로서 나타나기도 하며 정신적 성장의 계기를 만들어주기도 한다. 고통을 극복하려는 인간의 노력이 위대한 정신적 성장을 가져와 오늘의 문명이 생겨난 것처럼......

 

 그래도 세상의 고통 속으로 들어가라 . 그것이 사랑이며 그 사랑이 결국 모든 걸 소멸시키리라.

 

차동엽신부는 종교인이지만 밀리언셀러 저자이며, 연 600회 강연을 소화하며 대중과 소통해온 우리 시대 멘토 중 하나이다. 차동엽 신부의 [잊혀진 질문]은 문학과 과학, 종교, 사회를 넘나들며 폭 넓은 사유로 이루어져 있다. 생에서 거부할 수 없었던 질문들을 통하여 다다른 마지막 장에는 사랑 하나만 있으면 삶의 애환 따윈 쉽게 견뎌 낼 수 있기 때문에 결국 이 모든 질문의 답은 사랑이 답이다. 사랑에게서 나와서 , 사랑으로 살다가, 끝내 사랑의 품에 안기는 것이 인생인 것입니다. 사람이 어떤 것을 정확하게 볼 때는 마음으로 볼 때 라고 했듯이 이 책 또한 마음으로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직 나도 인생의 절반밖에 살지 않았지만 그래도 사랑하며 사는 것이 가끔 손해보는 느낌이 들지라도 , 고통으로 신음하고 있는 이 시대를 견뎌내는 단 하나의 방법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다시 사랑이 답이다.  신이 있는 것을 믿는 안믿든 그것은 오로지 한끝차라는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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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2-01-17 15: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늘 드림모노로그님께서는 이 책을 읽을까 말까, 망설이는 책에 관해 명쾌한 답변을 훌륭한 서평으로 답해주시네요~~언제나 좋은 책 열심히 읽으시고 더욱 좋은 서평으로 자신에게도 타인에게도 유익한 기쁨을 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올 한해도 영육간 더욱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기도 드리겠습니다~~

드림모노로그 2012-01-18 11:27   좋아요 0 | URL
와~ 나무늘보님 간만이지요? 잘지내고 계시지요? ㅎㅎㅎ
언제나 감사합니다 ^^ 나무늘보님의 댓글이야말로 제게 큰 기쁨을 주시는 것 같습니다 ^^ 누군가에게 제 진심이 느껴지는 것 만큼 큰 기쁨은 없는것 같습니다 ^^언제나 감사합니다 ^^

appletreeje 2012-01-27 16: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하하~~드림모노로그님덕분에 '잊혀진 질문' 아주 잘 읽었습니다. 좋은 책을 충만하게 읽은 기쁨과 빨리 이 책을 벗에게 선물 하고픈 기쁨에 '기쁨 두배'입니다~ 좋은 날 되십시요~~ 감사합니다~^^

드림모노로그 2012-01-27 18:05   좋아요 0 | URL
와 ~정말 감사해요 ~ 나무늘보님께 정말 좋은 책이었을 것 같습니다 ^^
많은 분들이 읽으면 더할나위 없이 좋은 책이지요 ㅎ ^^ 저도 이 책 선물을 많이 할 것 같아요 ^^
언제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