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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낫워킹맘 - 워킹맘도 전업주부도 아닌 우리들
전보라 외 지음 / 나비클럽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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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낫워킹맘>을 읽고, 느낀 점이 있다면…. 아, 표지가 너무 아쉽다라는 마음이었다. 강렬한 색감 그것도 핑크색이라니…. 엄마가 되어가는 어려움을 눈물, 콧물, 그리고 아이들에 대한 사랑으로 가볍게 마무리한 그런 내용이겠지?라고 생각하면 책을 펼쳤다.


 


[도서] 낫워킹맘 목차

와. 근데 문장 하나하나 가볍지 않고 너무나도 깊이 공감되었고, 글을 읽는 내내 저자를 응원하면서 나 자신 조차 위로받는 시간이었다.

특히, 임신 후 ‘기형’에 대한 염려를 나타낸 글은 내가 느꼈던 감정을 오롯이 글로 담아낸 착각까지 할 정도였다.

첫째와 둘째 모두 기형검사에서 양성반응이었기에 아이를 내 뱃 속에서 꺼내 손가락, 발가락, 얼굴을 마주하기까지 얼마나 조용히 두려웠는지 모른다. 내 두려움이 아이에게 전해질까봐 숨기고 또 숨겼다. 아이를 마주한 순간 흘러나온 눈물은 ‘기쁨’만은 아닌 ‘안도’의 마음도 표현된 것.

자신이 없었다. 내 한몸도 잘 챙기지 못하는 덜렁이같은 내가 온전치못한 아이에게 더 단단한 사랑을 심어줄 수 있을지…. 나란 사람이 그렇게 대단한 엄마가 될 수 있을지 의구심이 가득했기 때문이다.

저자는 책 <아몬드>에 나온 글을 빗대어 말한다. 아이가 어떤 모습을 하던, 그 모습 자체로 온전함을 느꼈을 것이라고…. 그랬을 것 같기도 하면서도 두려운 마음이 함께 출렁인다.

“글에 음을 붙이면 노래가 되듯

순간에 의미를 더해 하루를 연주합니다”

엄마로 사는 하루 하루는 무의미하게 흘러가는 듯하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1분 1초도 내 것이 아닌 것했다.

이제 어린이집에 가는 두 아이가 집을 나선 후 되돌아오는 동안 내 시간이 주어졌다. 하지만 그마저도 오롯이 날 위해 쓸 수 없다. 집안일…. 이게 우선되어야 한단다. 책을 쌓아놓고 읽고 싶고 퍼질러 누워있고 싶은데, 내 할일은 집안일이란다. 할꺼 먼저 하고 놀라는데…. 왜 집안일을 하는 나는 노는 사람인건지 아이러니하다.

이제 생색 좀 내자는 책 속의 글귀가 위로가 된다. 그리고 좀더 긍정적인 문장으로 나를 위로한다. 누군가가 부여하는 의미가 아닌 내가 느끼고 생각하는 의미를 더해 나의 하루를 연주하자는 글.

그래, 이제부터 조금 더 빛나게 내 하루를 연주해볼테다. 엄마의 하루는 얼마나 경이로운 소리를 내며 연주할 지 내가 언젠가 꼭 보여줘야지.


그게 나의 책이 되었던, 내가 걸어온 길이 되었던 간에 언젠가는 꼭….


| 출판사 도서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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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작은 책방에 갑니다 - 일본 독립서점 탐방기
와키 마사유키 지음, 정지영 옮김 / 그린페이퍼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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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각지에 작지만 개성있는 책방이 참 많다고한다. 작지만 소중한 이 곳이 만들어진 계기가 참 사랑스러웠다. 책이 좋아서 생겨난 곳도 있지만, 지역 주민이 집과 일터 말고도 안락하게 지낼 장소를 만들고 싶어서 만들어졌단다.

코로나로 인해 책 속에 고립되었다 할 정도로 사람들과의 어울림을 최소화했다. 사람 간의 따뜻한 정의 채취가 사라질 무렵 사람이 그리워지기는커녕 혼자여서 홀가분해졌다.

그런데 왜일까? 이 책을 읽는동안 ‘사람’이 그리워졌다. 함께 책을 읽고 나누고 공감할 사람.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그리워지는 순간에 놓인 나를 발견했다. 지금 당장이라도 일본의 작은 책방들에 발을 들이고 싶었다. 언어가 통하지 않더라도 맘에 드는 책 구절을 손으로 가리키며 그저 웃음으로 대화하는 모습이 눈앞에 펼쳐졌다. 서정적인 일본 특유의 드라마처럼….

나의 꿈은 여러나라 언어를 공부하는 할머니다. 언어를 공부해서 여행의 기쁨을 누리고 사람들이 지나온 길을 그들의 언어로 듣고 이해하고 싶은 마음과 또하나의 꿈이 있다. 다양한 나라의 그림책을 그들의 언어로 읽는 행복한 순간을 누리는 것.


그림책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누구나 편하게 읽을 수 있고, 어릴 적 혹은 상상 속의 추억을 되살린다. 일본 독립 서점들을 눈으로 보고 글로 읽어내며 나도 그림책방을 운영하고 싶다는 희미하지만 사랑스러운 민들레 홑씨 같은 꿈을 꿔본다. 힘없이 날아가지만 여기저기 척박해 보이는 땅에서 노란 민들레를 피워내는 홑씨처럼, 나의 두리뭉실한 이 생각도 언젠가는 실체적으로 눈앞에 생생하게 나타나리라 기대해 본다. 아니 믿어본다.

이 책에 이끌려 작은 책방을 하나씩 방문하다보니(눈으로!!!) 제일 오래 머문 곳이 있었다. 바로 시부야에서 전철로 두 정거장 거리의 산겐자야에 있는 캣츠 미아우 북스.

상호에서 짐작되듯 책방 안은 전부 고양이 책으로 뒤덮여 있다. 게다가 사람을 잘 따르는 강아지같은 고양이들도 상주중이다. 사진으로 전해지는 느낌. 그냥 멍때리고 있어도 오롯이 채워지는 공간의 느낌이 그저 좋다.

도서 <오늘도 작은 책방에 갑니다>는 나를 책방으로 데려가 주기도 하고, 내 꿈에 책방을 담아주기도 했다. 정말 사랑스러운 책을 만나게되어 행복하다.


출판사 도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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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의 밀도 - 나를 나답게 하는 말들
류재언 지음 / 라이프레코드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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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인생은 진심을 많이 나눈 인생이다.

와, 순간 울컥했다. 요즘 내 머릿속은 엉망진창이었다.

내 인생에 대해 고찰하기 시작한 순간, 마음이 차분해지기는커녕, 패배감에 휩싸여 어둡고 부정적인 감정들이 뒤엉킨 혼돈의 마음.

소위 잘나가는 여러 인생들을 바라보며,

난 지금껏 뭐 했지? 나 자신을 위축시켰다.

그런데, 성공한 인생은 진심을 많이 나눈 인생이라니…

그간 ‘성공’이란 ‘물질’로 귀결시켰던 내 공식이 깨지는 순간, 내 마음은 다시 평온해지기 시작했다.

아, 이게 문장의 힘이구나.

류재언 님의 에세이 <대화의 밀도>는 뭐랄까.

엄마 손 같은 따뜻함을 안겨주는 책이다.

배가 살살 아파올 때, 머리가 지끈지끈 쑤셔올 때,

엄마는 무릎을 내어주고 따뜻한 손으로 마법 요정 지니를 부르듯,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셨다.

그러면 희한하게 아픔이 싹 가시곤 했다.

부드럽지만 사랑이 가득한 그 손길은

뾰족하고 날카로운 통증보다 더 강력한 힘을 갖는 걸까?

류재언님은 상어보다 고래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했다.

고래는 공격적이지 않지만,

아무도 고래를 만만하게 보지 않는다.

상어처럼 날카롭게 상대의 빈틈을 노리는 대화가 아닌,

자신만의 깊이와 내공이 담긴 묵직한 존재감으로 경청하는 대화.

고래의 대화를 하고 싶다고 했다.

나는 이 글을 읽고 엄마의 손길이 떠올랐다.

왜 배가 아픈지, 어떻게 해야 할지, 구구절절 설명해 주는 것보다

엄마의 사랑이 담긴 따뜻한 손이 더 효과적이었던 그 기억.

그가 고래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면,

나는 엄마의 약손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에세이 <대화의 밀도>는 그의 가볍거나 조금은 묵직한 추억들이 담겨있다.

그 시간들에 녹아든 마음을 읽고 있자니, 사랑하는 사람들이 떠올랐다.


나를 나답게 있게 해준 힘은 언제나 사랑하는 사람과의 대화에서 찾아왔다.

사랑스러운 수사 어구가 기름기 빠지듯 싸악 빠져있는 가족과의 대화 속에서도 우리는 그 안에 담긴 격려와 사랑을 느낄 수 있다. 가끔은 갖은 달콤한 말들이 듬뿍 올려진 대화 속에서 오히려 피로함과 외로움을 느낀다.

에세이 <대화의 밀도>를 읽으며, 그동안 오간 진심들을 다시 한번 기억할 수 있었다.

“재언아, 내가 생각하기에 성공한 인생은

진심을 많이 나눈 인생이라고 생각한다.”

저자의 은사님을 다시 한번 떠올려본다.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보다 살아갈 인생이 더 많이 남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앞으로 더 많이 깊게 진심을 나눠야겠다. 따뜻하고 묵직한 대화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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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은 바람길 여행을 떠났다 - 한달 간의 말레이시아-싱가포르 가족 여행기
김주용 지음 / 대경북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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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유적지를 찾아 인증하듯 사진을 남기는 여행.

남는 건 사진이라 하지만, 사진도 그때의 느낌, 기억을 되감기위한 도구일뿐…

사진 자체가 목적이 되어버린 여행은 사진에 담긴 추억이 없다.

힘들었던 기억, 즐거웠던 대화, 아찔할 만큼 아름다운 경치등…

사진은 무거운 장바구니처럼 많은 추억을 담고 있어야 한다.

말레이시아에서 싱가포르로 가족여행기를 다룬 도서 <우리 가족은 바람길 여행을 떠났다>를 만났다.


바람길 여행을 떠난 이 가족 역시 나와 같은 생각이었다.

여행을 떠나면 보통 한 곳에 3~4일을 머물며, 여행지를 바라보는 시야를 넓혀나간다.

나로 시작된 시선이 주변 환경, 그곳에 사는 사람들, 그들의 문화에 닿기까지 많은 추억들을 눌러담는다. 저자 김주용님은 그림을 그린다.

그의 추억이 고스란히 그림 속에 담기는 셈.


그의 가족은 여행객이 아닌, 탐험가였다.

땅 속에 묻힌 금괴를 찾아떠나는 탐험가처럼, 스스로 갈길을 정했다.

그 길에 아무것도 없더라도 그들에겐 많은 의미가 있었다.

김주용님의 가족은 와이프와 두 딸이다. 여행하는 내내 그의 자녀들 역시 ‘자기주도’라는 것이 무엇인지 설명하지 않아도 몸소 체험했을 듯 싶다.

이런 게 ‘교육’아닐까?

스스로 느끼고 생각하고 개선점을 찾는 과정.

로로마마도 아이들과 여행을 떠나고 싶다.

여행은 많은 것을 ‘준비’해야하고 또 ‘포기’해야한다.

우선순위를 결정하고 계획된 시간 안에서 경험해야한다.

여행은 ‘삶의 축소판’이다. 따라서 아이들은 여행에서 스스로 배워나갈 수 있다.

김주용님의 글과 그림은 나를 신혼여행의 추억 속으로 소환했다.

그들의 마지막 종착지가 ‘싱가포르’였기 때문이다.




말레이시아에서 싱가포르에 이르기까지 여행지의 이색적이고 다채로운 매력을 그림으로 표현한 점이 시각적으로 잘 이해되서 좋았고, 가족의 소소한 대화도 읽는 재미를 더했다.

나도 여행을 떠나면 하루에 한 컷 그림으로 남겨봐야지…

작은 버킷리스트도 생겼다.

단순히 ‘여행’을 떠나고 싶은 마음보다,

로로들과 남편과 ‘함께’ 여행하고픈 마음이 간절해졌다.

여행의 설렘과 가족의 따뜻한 사랑

그 두가지를 동시에 느끼게하는 도서

<우리 가족은 바람길 여행을 떠났다>

추천


| 출판사 도서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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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드니까 아이다 걷는사람 에세이 18
백설아 지음 / 걷는사람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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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권이 바닥에 떨어졌다고 한다.

학생을 혼내는 교사를 촬영하는 아이들.

교사가 겁을 먹을 만큼 위협하는 아이들.

충격적으로 다가오는 영상과 이야기들이 심심찮게 들려온다.

교사와 아이.

수직적 관계 속에 주도권 잡기 싸움이 아니라,

수평적으로 서로 손을 잡고 나아가면 좋겠다.

관계를 바라보는 눈은 가정에서부터 키워진다.

부모가 타인을 어떻게 대하는지,

주변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말로 표현하는지,

그 모든 것은 고스란히 아이들의 눈과 귀를 거쳐 머릿속에 입력된다.

선생님 말씀 잘 들어야지.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야지.

이 한마디보다 부모의 모습이 더 강력한 지침서가 되는 것이다.


백설아님의 에세이 [떠드니까 아이다]를 읽으며,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과 학습 사이에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녀의 이야기는 비단 교실에서만 통하지 않았다.

교실보다 더 많은 학습이 오가는 가정에서도 필요한 조언이었다.

극한 직업 초등 선생님들을 위하여

에세이를 엮었노라 그녀는 말했지만,

더 극할 수 있는 엄마들을 위한 조언이기도 했다.

자꾸 다투는 아이들,

배움이 느린 아이들,

엉뚱한 질문을 던지는 아이들,

책을 싫어하는 아이들.

이 모든 모습은 엄마들을 불안하게 하는 모습들이다. 하지만 그녀는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해결책을 찾아 나선다.

누구도 상처받지 않고 존중받을 수 있도록.

그녀의 담담하게 써내려가 스펙터클한 교실 이야기는 내 마음에 차곡차곡 쌓였다.

선생님들의 노고에 대한 감사함과 짠함,

우리들의 100% 미래인 아이들에 대한 미안함,

엄마로서 깊게 공감하는 동질감 등등…

아무리 학교에서 학습을 비롯한 ‘인성’ 교육에 앞장서도 가정에서 일관된 모습을 볼 수 없다면,

선생님은 매일 리셋되어 초기화되는 아이를 마주하기 때문이다.

떠드니까 아이다.

아이들에게 매일 하는 잔소리와 조언들을

나에게 돌려봐야겠다.

아이들이 배울 수 있는 엄마가 되도록.

그래서 ‘기본’이 되는 따뜻한 로로들이

학교에 갔을 때 친구들과 선생님과 마음껏 행복하게 소통하길 기대해 본다.


출판사 도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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