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일 동안 - 행복을 부르는 37가지 변화
패티 다이 지음, 박유정 옮김 / 이숲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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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일 동안] 나 있는 성찰·치유 에세이, 더럽게 읽을수록 득이다

 
 

이 책의 원제는 '삶은 동사다(Life is a verb)'이다. 그런데 왜 한국판 제목은 <37일 동안>일까? 그 해답은 프롤로그를 보면 알 수 있다. 작가는 계부의 죽음에서 강렬한 동기를 얻어 이 책을 썼다. 계부는 폐암 진단을 받은지 정확히 37일 후에 사망했다. 작가에게 이 경험은 처음 겪는 죽음을 앞둔 사람을 곁에서 지켜본 것이었고 계부를 간호하고 남은 나날들을 함께 하며 삶과 죽음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나이가 들수록 절망과 죽음을 겪으면서 아이러니하게 생의 의지가 더욱 강해졌던 입장에서 삶과 죽음은 동전의 양면처럼 공존하는 것이고, 그래서 슬픈 죽음의 경험이 삶의 각성의 계기가 되줄 수 있다는 작가의 이야기에 공감했고 그래서 솔깃해하며 책장을 넘겼다.
 


[pp.12-13] 두려운 심정으로 계부의 죽음을 지켜본 나는 마침내 그분의 죽음이 내게 어떤 교훈을 얻으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그 후로 나는 매일 아침 스스로 이런 질문을 던지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37일밖에 남아 있지 않다면, 나는 과연 무엇을 할 것인가? 이 질문은 때로 나를 매우 곤혹스럽게 했다. (중략) 나의 대답은 소중한 하루를 더욱 절실하게 의식하며 사는 것이었다.

 

[pp.27-28] 조금 더 의식하는 삶, 조금 더 충실한 삶을 살려면 과연 무엇이 필요할까? 생각 끝에 나는 결론에 다다랐다. 충만하고, 온전하고, 당당하고, 보람 있고, 후회 없는 삶을 살려면 여섯 가지 요소가 필요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그것은 영어의 '개인(Individual)'이라는 단어처럼 모두 알파벳 'I'로 시작했고, 'I' 다음 철자가 모두 'n'이었다.

Intencity(집중): 긍정적인 삶

Inclusion(관용): 관대한 삶

Integrity(성실): 자신이 믿는 바를 당당하게 표현하는 삶

Intimacy(친밀): 더 사랑하는 삶

Intuition(직관): 자신을 믿는 삶

Intention(의도) 느리게 사는 삶

이렇게 만들어진 <37일 동안>은 총 9개 챕터로 나눠진 자신의 삶을 의식하면서 살아가고, 좀더 풍요롭고 의미 있는 삶을 살기 위한 훈련서이자 삶을 돌아보고 마음의 고단함을 위로하게 하는 에세이다. 9개 챕터는 다시 서문 2개 챕터와 결론의 1개 챕터를 제외하곤 위에 언급한 여섯가지 'I' 각각에 대해 한 챕터씩 할애되어 있고, 이 여섯개 챕터에 딸린 소주제는 총 37개이다. 책을 읽으며 나의 인생이 37일밖에 안 남았어하는 비장함까진 아니어도(물론 그렇게 읽어도 좋다) 작가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보며 새삼 생의 의지를 잡아 볼 수 있는 책이다.  

 

<37일 동안>의 작가는 심리학자도 정신과 의사도 아니다. 이렇게 살아라 저렇게 살아라 설교조로 쓰지도 않고, 대놓고 상담하는 식의 글도 아니다. 다른 저작과 작가 소개에 나와 있는 커리어를 보면 그녀의 직업은 비즈니스 컨설팅 및 교육서비스 기업 CEO인데 그 사실이 놀라울만큼 그런 작가의 프로필과 전혀 연결되지 않는 내용의 책이다. 두 딸을 가진 아주 평범한 중년의 가정주부가 가족들과 부비고 이웃을 만나며 살아가는 일상과 그 속에서 발견하는 깨달음을 담은 책이 <37일 동안>이다.

 

그래서 여러모로 인상적이었고, 어떤 가르침도 전문 지식도 담겨 있지 않은데다가 매우 개인적인 기록임에도 불구하고 읽으면서 마음도 많이 편해지고 울림을 느꼈다. <37일 동안>이 가장 좋았던 이유는 책 속에 내가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더럽게 읽을수록 득이다. 책의 여백에 끄적끄적 메모도 해보고 제시된 활동 과제나 실행 과제를 다 풀수록 이 책을 읽은 효과는 높아진다. 작가가 서문에 릴케의 말을 인용하며 이 책은 여러분의 것이라고 말한 것이 무척 기억에 남았다. 


사진과 그림 가득하고 과제 문제까지 있으니 바른 생활 교과서를 다시 보는 느낌도 들었다.(하지만 이 말은 거짓말이다, 알록달록하고 사진도 많이 들어간 교과서는 요즘에 오면서부터지 내가 썼던 교과서를 지금 보면 굉장히 투박하기 짝이 없으리라) 대체 누가 그렸나 싶은 37개 소주제를 상징하는 37개의 <37일 동안> 그림이 있고, 작가가 모범을 보이는 차원으로(?) 찍은 사진들(특히 자신과 가족이 나온)도 꽤 많다. 올해 읽었던 같은 류의 책을 읽으며 쌓였던 불만과 스트레스를 <37일 동안>을 읽으며 다 풀 수 있을만큼 대만족이었다.  


역시 그저 개인의 취향일 뿐일지 모르겠지만 그 어떤 에세이들이 명령하고 가르쳐도 도움 얻지 못했는데, 제일 친한 친구 다이어리 구경하듯 너무나 편하게 읽었고 작가는 별말을 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참 많은 도움을 받고 배웠다. 무엇보다 이런 류의 책을 읽으며 느꼈던 소외감이나 불편함이 <37일 동안>은 읽으면서는 없었고 뭔가 주체적으로 독서에 임하고 책내용과 소통할 수 있는 책이라 좋았다. 원래는 한 친구의 고민을 들어주다가 다음에 만날 때 선물로 주려고 먼저 읽고 책 속에 깜짝 편지를 적어놓거나 하려 했던 건데, 욕심나서 선물 주기로 한 것 취소하고 싶어질만큼 마음에 쏙 든다, 이를 어째. 

 



 원문 http://der_insel.blog.me/120131496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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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께끼의 화가, 르네 마그리트 머리가 좋아지는 명화 감상 3
김수연 지음 / 시공아트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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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께끼의 화가, 르네 마그리트]
엄마랑 함께 처음 읽는 미술도서, 자연스럽게 친해지는 명화
 
 
 
 
샤갈 다음으로 최근 한국인의 폭발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화가를 꼽으라면 르네 마그리트가 아닐까 싶다. 앙코르 전시회까지 관람객 100만명을 돌파하며 몇년 간 붐을 일으킨 샤갈에는 못 미쳐도 지난 르네 마그리트 전 역시 20만명을 훨씬 웃돌며 엄청난 인기였기 때문이다(우리나라 미술 전시회 중 관람객 10만명이 넘는 경우는 손꼽는 정도). 르네 마그리트는 현대 초현실주의 미술을 감상하는 데 있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할 화가이다. 그의 그림은 상당히 철학적이어서 보고 있으면 많은 생각에 잠기게 한다. 어른들도 어려운 이런 그림들을 아이들에게 보여주면 어떨까.
 
  
단순히 남보다 어릴 때부터 더 많은 지식을 알고 더 많은 장기를 습득하려 채근하는 교육열 때문이 아니더라도, 유아 미술 교육은 정서 발달에 도움을 준다. 또한 어릴 때 겪은 인상적인 경험일수록 삶에 끼치는 영향 정도가 더 크다. 미술 기법 자체를 가르치고 아이들의 표현 능력을 높이는 것도 좋지만 어릴 때부터 좋은 그림을 많이 보고 교감하는 것도 좋은 교육이 된다. <수수께끼의 화가, 르네 마그리트>는 이런 두 가지 니즈를 모두 충족하는 유아 미술교육 도서이다. 
 
 
<수수께끼의 화가, 르네 마그리트>는 서울대 미대 출신의 화가 겸 대학강사 김수연이 미술 감상과 두뇌 계발 프로그램을 접목시킨 '머리가 좋아지는 명화감상 시리즈'의 세번째 책이다. 처음 읽는 미술도서 같은 느낌으로, 유아를 대상으로 유명 화가와 그들의 작품들을 친숙하게 받아들이게 돕는 책이다. 이 책의 차별점은 일방적인 지식 전달이 아니라 르네 마그리트의 그림을 여러 가지 주제로 나눠 소개하면서, 각각의 주제에 활동 과제가 제시되어 있다는 것이다. 즉 르네 마그리트의 그림을 배우고, 그에 그치지 않고 르네 마그리트와 같이 직접 생각하고 표현해보도록 유도한다. 게다가 어른이 르네 마그리트에 대해 이 정도만 알고 있어도 미술 교양이 풍부하다고 할 정도로, 41페이지의 얇은 책임에도 실린 그림도 47개이고 화가 소개와 그림 해설, 미술 기법 설명, 학습 과제 등 내용이 알차다.
 
  

일부 이 책을 소개하는 웹페이지에서 이 책을 초등학교 저학년 대상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3-7세의 미취학 아동에 더 적합한 책이다. 단, 이 책은 아이가 혼자 읽게 하기보다 반드시 부모나 교사가 옆에 붙어 지도하며 함께 읽길 권장한다. 왜냐하면 <수수께끼의 화가, 르네 마그리트>는 얼핏 보면 유아 학습지 수준의 쉬운 체험형 도서로 보이지만 생각보다 내용이 어렵다. 그렇다고 좀더 고연령 도서라고 하기엔 맞지 않다. 서술 수준은 초등학교 저학년용인데, 프로그램은 유아용이라 성인의 보조하에 유아가 읽는 것이 가장 좋을 것 같다. 내용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서가 아니더라도 책과 유아와의 교감을 높이고, 생각과 표현을 풍부하게 하기 위해서 어른과 아이가 함께 대화하면서 읽는 게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원문 http://der_insel.blog.me/12013127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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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눌수록 커지는 행복한 낭비
켄 블랜차드 지음, 구세희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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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행복한 낭비] 나눔이 삶에 주는 기쁨을, 그래서 즐거움을 늘 잊지 말자

 

나눔의 좋은 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나의 작은 마음이 남에게 전해져 그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하지만, 나 자신의 변화와 행복을 위해서도 나눔은 의미 있다. 우리에게 <리더의 심장>,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굿바이 허둥지둥> 등으로 친숙한 경영학자이자 기업가인 켄 블랜차드의 2002년작 저서가 올초 출간되었다. <행복한 낭비>는 200쪽이 채 안되는 얇은 책이지만 소설의 형식을 빌어 진정한 성공과 행복의 의미, 나눔의 가치를 역설하는 교훈적인 책이다. 


명문가 출신에 남부럽지 않은 학벌을 가진 주인공 브로커는 착실히 아버지 아래에서 경영후계자로 경영수업받는 삶을 버리고 인터넷 중개회사를 창업해 자신만의 사업을 시작한다. 시작부터 수익 면에서 성공적이었으나 아버지의 핀잔은 계속되었고, 스트레스 탓인걸까 별로 행복하지도 않고 자신이 하찮게 느껴지며 성격도 까칠해져갔다. 그의 요즘 낙 중 하나는 매주 월요일마다 한 경제지의 3면 칼럼을 읽는 것이었다. 운동이나 체중조절 등 일상적인 다양한 주제를 다루는 칼럼인데 이번에 읽은 칼럼 내용은 하루종일 뇌리를 떠나지 않아 결국 그 칼럼을 쓴 기자에게 직접 전화하여 칼럼 내용의 주인공의 연락처를 묻는다.  


기자의 도움으로 칼럼 내용의 주인공인 대표와 연락이 닿게 되고, 만나달라는 브로커의 제의에 대표가 흔쾌히 수락하자 약속을 잡고 만나게 된다. 노년의 기업가인 대표에게 브로커가 그토록 배우고 싶었던 칼럼의 내용은 나눔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이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에 관해서였다. 브로커가 대표를 여러번 만나면서 대표에게 배우는 것들, 그리고 그 이후로 브로커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보여주는 게 <행복한 낭비>의 주내용이다. 대표는 시간, 재능, 부, 손길을 나눌 수 있고 그것을 나눌 수 있는 방법은 수도 없이 많다고 한다. 이런 대표가 가르쳐주는 이야기를 좀더 듣고 싶다면 직접 책으로 확인하시길. 


이 책 이전에 켄 블랜차드의 책은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만 읽었던 지라 의외로 기독교적인 색이 강해서 깜짝 놀랐다. 하지만 켄 블랜차드의 이전 작들을 보면 그렇게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참고로 이 책은 공저자가 있으며, 소설로 재구성했지만 실제 모델을 기반으로 하였다. 대표의 실존 모델이며 이 책을 함께 쓴 사람은 칙필에이의 회장인 트루에트 캐시이다. 국내에는 입점하지 않아 생소할 수 있지만 미국에서 KFC 다음으로 큰 치킨 패스트푸드업체라고 한다. 이 책 이전에도 트루에트 캐시의 경영철학과 관련된 책들이나 기사는 이미 많이 나와 있다. 


정리하자면 <행복한 낭비>는 기독교적 기업가 정신과 윤리경영에 대해 관심이 많은 독자라면 한번쯤 읽어볼만한 책으로, 트루에트 캐시나 칙필에이에 대한 다른 책이나 기사를 더 읽기를 권한다. 특히 대학생 독자라면 일독으로 그치지 말고 간단하게라도 기업 사례 연구(Case Study) 삼아 정리해보는 것도 이 책의 활용도를 높이는 한 방법이다. 종교색이나 특정 종교에 너무 민감한 독자만 아니라면, 기독교와 전혀 상관 없는 일반 독자가 읽기에 별 지장은 없다. 나눔, 행복, 성공 이런 것은 종교를 떠나 인류 보편적인 관심사니 말이다. 

 

<행복한 낭비>는 전형적인 경영 컨설팅 특강같은 내용의 책이다. 이런 책들이 흔히 그러듯 주제와 내용은 간명해서, 그것만 알면 읽으나 읽지 않으나 별 상관은 없다. 하지만 어떤 주제든 깔끔하게 법칙으로 정리하면서 아주 쉽고 가볍고 말랑하게 긍정의 비즈니스 마인드를 심어주는 책이라 싫어하는 사람도 많지만 좋아하는 사람들은 엄청 좋아하는 책이다. 이 책 역시 주제 자체는 나눔의 가치 강조지만, HEART·3M 같은 용어로 법칙화된 세부내용들이 있으니 나눔이나 그런 경영철학에 대해 간단하게나마 더 알고 싶으면 다 읽는데 시간도 별로 안 걸리니 한번쯤 읽어봐도 괜찮을 것이다.   

 원문 http://der_insel.blog.me/1201310470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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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고 싶어도 내 인생이니까
백정미 지음 / 함께북스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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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울고 싶어도 내 인생이니까] 내게 잘못 온 책, 미안합니다

 
 


십 여 년 가까이 최고의 감성작가로 누리꾼들의 사랑을 받은 백정미의 에세이 <울고 싶어도 내 인생이니까>. 이 책은 저자의 치열한 사유에 의해 탄생한 귀중하고 의미 깊은 깨달음을 담았다. 울고 싶어도 슬퍼도 힘겨워도 자신만의 인생을 살아가야 하는 이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인생을 가장 행복하게 살아낼 수 있는 비법들을 소개한다. 저자는 긍정적인 생각과 함께 늘 꿈을 간직하고 살고, 시간의 소중함과 사랑의 소중함을 알고, 이해하며 살아가는 것이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들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지혜를 깨닫고 인생의 주인공인 자기 자신이 스스로의 인생에 책임감을 지니고 살아간다면 죽음 앞에 이르러서도 후회라는 그늘을 남기지 않을 것이라 이야기하고 있다. - 출판사 제공 책소개 중


책을 읽으면서 어떻게 하면 빨리 완독할 수 있을까와 어떻게 서평을 써야할지를 계속 고민했습니다. 제가 이 책에 대해 최대한 갖출 수 있는 예의는 끝까지 읽는 것입니다. 보통 읽은 책에 대해서 제가 최소한 열다섯 줄 이상 글을 쓰는 것이 이 책엔 누가 될 것 같아 미안합니다. 한편으론 안타깝습니다. 팬카페 회원수만 2만 명을 넘고, 이 책을 좋아할 사람들이 있을텐데 왜 하필 우리 집에 와서 서로 괴로워 해야했는지 말입니다. 아무리 이 책의 장점과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을 찾으려 해도 제겐 그런 점이 느껴지지 않고 그래서 어떻게 남에게 이 책에 대해 소개할지 갈피가 안 서는 이 모든 상황이 통탄스러울 뿐입니다. 


이 책은 지치고 고민 많은 이들을 어루만져주는 위로의 에세이라고 생각합니다. 신문이나 잡지의 '살며 사랑하며'류의 생활칼럼이나 라디오의 '나레이션 에세이'에서 읽고 들었을 법한 이야기들이 수십 개 실려 있습니다. 이 책의 서술 방식은 좀 살아 본 왕언니가 이렇게 살아라 저렇게 살아라, 울지 마라 네 인생이다하며 위로도 해주고 삶의 방향을 제시해주는 식입니다. 이 책을 통해 제가 전혀 위로도 감동도 받지 못한 것은 취향의 문제인 듯 싶습니다. 제게 이 책의 목소리는 매우 일방적이었습니다. 그래서 흔히 이런 류의 책을 읽을 때와 달리 이 책을 읽을 땐 저를 투영시키며 책 내용과 소통할 수 없어 고독한 시간이었습니다. 작가는 책에서 '시간을 낭비하는 일은 목숨을 버리는 일'이라고 표현했는데,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생명의 위협감을 느꼈습니다.  


이 책을 독서했던 시간은 제가 읽었던 책 중에 유일무이한 특별했던 경험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저는 도저히 이 책의 서평을 쓸 수 없습니다. 작가와 개인적인 원한관계도 전혀 없고 조목조목 비판점을 들 수 없지만, 책을 다 읽어도 그 책에 대해 모르겠고 이렇게 거부감이 들고 읽는 것이 힘겨운 적은 처음입니다. 저와 이 책이 최악으로 안 맞는 책이었다는 것으로밖에 설명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저 같은 독자는 더 만나지 말고, 취향 맞고 책에 대한 이해도 잘할 독자들 많이 만나 사랑받고 좋은 서평 많이 받는 책이 되길.  

 원문 http://der_insel.blog.me/120130732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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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세계에서 안전하게 살아가는 방법 NFF (New Face of Fiction)
찰스 유 지음, 조호근 옮김 / 시공사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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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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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세계에서 안전하게 살아가는 방법]

이 작가를 주목하라,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의 실험성과 참신함을 보여주는 문제작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주목할만한 외국 신진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인다는 시공사의 NFF시리즈가 드디어 시작되었다. 첫작 <SF세계에서 안전하게 살아가는 방법>은 2007년 전미도서재단에서 (주목할만한) 35세 이하 5인으로 선정되었던 작가의 장편 데뷔작이며 작년에 미국에서 화제가 되었라길래 도서 정보를 읽으며 무척 기대하던 중이었는데, 읽어보니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충격적이고 만족스러운 소설이었다. 목차(아래 사진 오른쪽 페이지 참조-시간문법학적 도표-)부터 남다른 소설, 장르를 감안하더라도 발상도 독특하고 작법이나 구성 역시 기존의 문학들과는 다른 문법을 취한다. 이 작가를 주목하라,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의 실험성과 참신함을 보여줄 것이다.
  

<SF에서 안전하게 살아가는 방법>의 주인공은 타임머신 수리공이고 작가와 이름이 같다. 그리고 주인공의 어머니는 불교 등 동양 사상에 꽤나 심취해 있다. 이런 설정을 작가가 이민 2세 동양인(대만계 미국인)이라는 점과 연결까지 하는 것까지는 과하더라도, 소설의 내용들 곳곳에 꽤 작가가 자신을 투영하고 있는 느낌을 꽤 받는다. 장르적으로는 SF소설이지만 성장소설 같은 면도 있고, 책 한권에 작가가 상상하는 모든 SF세계와 지금까지 자신이 즐겼던 모든 SF물에 대한 헌정을 담은 듯한 모양새이다. 예를 들어 물리학, 심리학 등 다양한 학문을 오가면서 각주까지 달아가며 설명하고 있는 공들인 가상이론들 하며 인용이나 모티브를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정확한 연대는 알 수 없지만 미래의 어느 날로 추측되는 때, 31번 우주에서 타임머신 수리공으로 살아가는 주인공 찰스 유는 10년째 타임머신 수리공을 하고 있다. 구조공학자인 아버지의 영향이지만 정말 하고 싶었던 것은 응용SF학 박사가 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아버지의 실종과 어머니의 건강 악화가 그의 발목을 잡았다. 아버지는 실험 실패 등으로 실의에 빠져 어느 시간 속으로 투신해 자취를 감췄고, 어머니는 결국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1시간을 영원히 반복하는 타임루프를 선택했다. 수많은 시공간을 오가는 그가 믿을 수 있는 것은 전화 부스 크기의 TM-31, 자신이 이 일을 시작한지 얼마인지 알려주는 시계(덕분에 10년이 흐른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지금 존재하는 자신 자체이다.

그와 교류하는 대상은 매우 섬세한 감정의 TM-31 컴퓨터 유저 인터페이스(성별을 선택할 수 있어 여성 선택) 태미, 존재하지 않지만 존재감 충만한 귀여운 개 에드, 관리자 프로그램에 지나지 않지만 자신이 인간이고 아내와 자녀를 두고 있다고 믿어 가끔씩 찰스가 현실을 각성시켜줄 때마다 침울해지는 상관 필 뿐이다. 소설은 한동안 그의 일상과 그가 사는 SF세계에 대한 묘사에 주력하면서 중간 중간 ‘SF세계에서 안전하게 살아가는 방법 중에서’라는 글이 삽입된다. 작가가 왜 이런 구성과 내용을 취했는지는 본격적인 사건이 시작되며 명확해진다. 찰스는 실수로 미래의 자신을 보게 된다. 이것은 SF세계에서 가장 끔찍하며 피해야할 상황, 당황한 찰스는 미래의 자신을 총으로 쏘고 도망친다.     

 

그리고 자신과 자신이 만나며 어그러진 시공체계를 교정하기 위해 태미와 고분분투한다. 그 과정에서 찰스는 미래의 자신이 쓴 책 "SF세계에서 안전하게 살아가는 방법"을 발견한다(즉, 앞선 삽입들은 그 책의 내용 일부를 계속 보여줬던 것). 그 속에서 어떤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 믿는 찰스는 자신이 앞으로 쓸 책이지만 쓰지 않은 책을 읽기 시작하고, 그러면서 책의 내용은 고쳐진다. 찰스는 사건을 극복할 수 있을까, 깜짝 놀랄 결말이 기다린다. SF물을 많이 읽은 독자에겐 <SF세계에서 안전하게 살아가는 방법>이 어떻게 다가올지 모르겠지만, 대부분의 독자에겐 굉장히 신선한 충격과 참신함으로 다가올 소설이다.진지함과 해학을 오가는 속에, 메타픽션을 기반으로 한 특유의 ‘시간문법적’ 전개에 읽으면서 다소 머릿 속이 어지러워지기도 하지만 정신없이 빠져들게 만든다.

차기작이 무척 기다려진다. 그런데 찰스 유는 전업작가가 아니라 UC버클리에서 생화학을 전공하고 컬럼비아 로스쿨을 졸업한 변호사이다(어릴 적부터 글쓰는 것을 좋아해서 결국 글쓰기와 작가에 대한 열망을 저버리지 못하고 뒤늦게 잡지에 단편소설을 발표하며 데뷔하였다.). 어릴 적부터 이 독특한 이력은 그가 그만큼 문이과적 지식을 겸비하고 있기에 풍부한 글을 쓸 수 있구나 싶고 앞으로가 기대되는 동시에, 빠른 시일내에 차기작이 나오기는 힘들겠구나하는 생각을 심어준다. 실제로 두번째 장편소설을 준비하고 있지만, 인터뷰를 통해 전업작가가 될 의사는 없으며 본업인 변호사일에 충실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그렇다면 일단 다음 작품은 천천히 기다리기로 하고, 전작인 단편집 <3등급 슈퍼영웅>도 국내번역되었으면 좋겠다.   




* 단편 <3등급 슈퍼영웅> 리뷰: http://der_insel.blog.me/12013045235 

 

 

 
 원문 http://der_insel.blog.me/120130382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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