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27일 이니까 오늘로써 딱 일주일 되었다.
그런데 사실 이사가는 당일 보다는, 전날에 더 떨리고, 안타깝고, 가기싫었다.
친구들 다 불러서 영화 보러 간다고 난리치고(태극기 휘날리며를 봤었다) 노래방에 가서 신나게 노래도 불렀다.
(러브홀릭의 인형의 꿈이 생각외로 너무 음이 높아서 엄청 쪽팔렸었다 ;_;)
하지만 결국엔 친구가 내일 전학간다 해도 다시는 못보게 된다 해도 다들 자기 볼일 보러 잘 사라지더라.
참 씁쓸했다.
내가 지금까지 쌓아왔던 우정은 도대체 무엇이었는지.
내가 지금까지 믿고 달려나갔던 그 모든 것은 그저 허상일 뿐이었는지.
이제 내가 다시 청주로 돌아가는 일은 두번 다시 없을 거라 생각한다.
가고 싶지도 않고, 가게 될 일도 없을 것이다.
내일 새로 배정받은 중학교의 교복을 사러 간다.
팥죽색에다가 만들 당시에는 최신이었다지만 지금은 그저 평범한 디자인이 되어버린 거짓말로 라도 예쁘다곤 할 수 없었던 청주 학교의 교복.
다시는 입을 일 없다.
아니, 어차피 청주에 계속 있었어도 1년 후면 못 입게 될 교복이었는데......
그저 그 날이 조금 앞당겨진 것 뿐이다.
그래, 그 뿐이다.
새롭고 낯설은 환경.
완전한 새친구들, 넓어서 궁전같은 집, 높게 들어선 빌딩들, 번쩍이는 네온사인, 모든 것이 꿈만 같고 아름다운 색채를 띄고 있는데, 나만 흑백인 기분.
조금 있다가 친구에게 전화 한통화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