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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log.naver.com/trecker13/20009266604

에서 퍼왔습니다~~ 소설판이 의외로 난해한 구석이 있어 잘 이해되지않는 부분이 몇군데 있었는데
명쾌하게 찝어 주셨네요.

*            *            *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두번이나 영화관에서 봤어도 스토리가 이해가 안돼 결국 소설을 구입했다. 눈도 내리고 분위기도 가라앉고 해서 주말에 느긋하게 읽었다. 일단 읽기 시작하니 눈도 떼지않고 주루룩 읽어내려갈 만큼 상당히 짜임새있는 소설이었다.

 

다읽고 나서 처음 느낀 건 영화로 먼저 봐서 좋았던 건 캘스퍼였다는 것. 대사가 거의 같았지만 삽화에 실린 캘스퍼로는 캘스퍼의 귀여움과 순진함을 제대로 느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다음 느낀 건 영화의 스토리가 그렇게 난해하고 마지막에 황당했던 건 순전히 미야자키 하야오의 강박관념 탓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다. 미야자키 하여오의 애니를 상당히 많이 봤고 꽤 여러편 소장하고 있는데 어느 애니나 마치 강박관념처럼 들어있는 요소가 있다. 이것때문에 주변에 미야자키 애니 몇 편 보고 시큰둥해져서 매번 그나물에 그밥이라고 혹평하는 분이 한분 있다.  

 

바로 물질문명 비판과 반전사상.

이두가지가 빠지면 자신의 애니로서 품위나 작품성이 결여된다는 강박증에 걸린 듯한 느낌이 들정도다. 사실 내겐 일본인이 반전 운운하면 미국인이 인권운운하는 것만큼 코웃음치는 경향이 없잔아 있지만.

 

원작자체에는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는 반전사상을 억지로 끼워넣느라 스토리가 그지경으로 엉망이 된 것이다. 원작 자체는 짜임새 있는 한편의 유쾌한 환타지 소설이었다. 원작팬이 톨킨팬의 반의 반만이라도 팬덤을 형성했다면 미야지키는 이메일 폭탄을 맞았을 거라고 생각된다.

 

반전 사상을 억지로 끼워넣으려니 원작에는 없는 잔혹한 전투장면을 연신 내보이지만 원작에 없다보니 전쟁의 원인과 전개를 세세히 밝히지 못하고 스리슬쩍 왕을 어리석게 묘사하는 것으로 땜질한 것이다. 어리석은 왕이 전쟁놀이하는 것쯤으로 관람객이 오해하게. 그렇게 많은 사람이 죽어갔는데 허수아비가 이만 전쟁을 끝내야지 한마디 하고 설리먼이 이만 끝내야지 하는 것으로 전쟁이 끝날 정도로 엉성한 이야기를 만든 것이다.

 

개인적인 혹평을 하자면 고작 그런 이유로 애들도 보는 유쾌한 동화를 전쟁터로 참혹하게 묘사한 미야자키 하야오에게 과연 진정한 반전사상이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 오히려 반전사상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는게 아닐까.

 

스토리가 그지경으로 엉망이 된 또다른 이유는 일본인의 독특한 관념인 적이어도 패배를 인정하면 한편이 된다는 생각. 일본 애니를 보면 신나게 싸우다가도 주인공에 감화되어 한편으로 돌아서는 걸 무슨 공식처럼 자주 보게 된다. 그래야만 주인공의 강함과 매력이 살아난다고 일본인의 의식에 이미지매핑이라도 되어있는 듯한 느낌이 들정도다.

 

그런 배경으로는 진정한 악이나 적을 묘사하기 힘드니 당연하게도 얼렁뚱땅 스토리를 말아먹었다. 황야의 마녀도 설리먼도 한편으로 만들어야하니 둘다 너무 나쁘게 묘사할 수 없고 그들이 하울을 상대하는 이유도 가볍게 만들어야했다. 황야의 마녀는 단순히 미남인 하울에 반한 것으로, 설리먼은 잘난 제자를 자기 밑에 두려는 이유로. 고작 이런 이유로 전쟁을 하고 난리친다고 했으니 관객이 어리둥절할 수밖에. --+++

 

이런 설정이니 주인공인 하울에 대한 묘사도 당연히 잘생긴 핸섬한 매력적인 마법사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원작의 그 독특한 소심하고 우유부단하지만 마음 착한 마법사의 개성이 전혀 살아니지 못했다. 물론 덕분에 여성팬들이 기록적으로 몰리는 흥행에는 대성공인 가장 큰 요인이 되었지만. 하울의 후카시와 기무라 타쿠야의 목소리가 아니었어도 이정도로 화제가 되었을까?

 

어쨌든 이포스트는 소설에 대해서 쓰고있으니 소설로 돌리면.

여주인공 소피의 이해못할 행동이 전부 다 이유가 있었다. 황야의 마녀가 소피를 찾아와 저주를 건 건 소피에게 마법 재능이 있었기 때문이다. 소피가 말로 형상화하면 그대로 이루어진다. 캘스퍼가 소피를 성으로 받아들인 것도 그 재능때문이었다. 소피가 하울의 성으로 들어간 건 애니에서처럼 허수아비의 인도가 아니라 춥고 지친 소피가 지나가는 하울의 성에 들어가려고 성을 세웠기 때문이다. 멈춰! 라고 외치자 성이 일시적으로 멈췄다.

 

캘스퍼는 하울과 계약을 깨버리면 목숨을 잃지만 언어로 생명을 줄 수 있는 소피라면 하울과 캘스퍼 둘다 목숨을 잃지않고 계약을 깰수 있기 때문에 소피에게 부탁한 거다. 애니 마지막에서 캘스퍼가 뜬금없이 소피라면 가능하다고 해서 뭔 소리인가 궁금했었는데 애니에서는 애초에 마녀가 소피에게 주술을 건 건 하울을 차지하려는 설정이라고 바꿔버렸기 때문에 소피의 마력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가 없었던 거다. 그래서 얼렁뚱땅 스토리 말아먹기. 하긴 이애니의 최대 목적은 하울을 멋지게 묘사하기가 세일 포인트였으니....

 

난데없이 소피가 과거로 날아가서 하울과의 첫만남 어쩌고로 사랑에 절절히 눈뜨고 하는 스토리가 되어버린 것도 소피의 마력을 설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소피가 처음에는 허리 삐꺽거리는 노파였지만 점점 힘 덜들이고 씩씩하게 일어서게 된 건 사실 하울이 마법을 풀려고 소피가 잠들었을 때 여러가지로 애를 썼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법을 못푼 건 소피가 언어주술사여서 스스로가 난 할머니야, 맏이는 불행해라고 자꾸 반복해서 중얼거렸기 때문이다. 결국 스스로가 마법을 계속 걸고있었던 셈이다. 이때 하울이 던지는 "소피는 그런 모습을 좋아하나보다"는 말이 히트다. ^^;;;;; 곳곳에 배어있는 영국식 유머가 꽤 유쾌하다.

 

설리먼은 정말 반전사상을 끼워넣기 위해 만들어진 어거지 캐릭터로 나오지만 실제의 설리먼은 하울의 선배로 하울과는 만난 적이 없고 황야의 마녀의 술수로 왕의 명령에 따라 왕의 동생 저스틴 왕자를 찾아나섰다가 행방불명이 된다. 허수아비는 저스틴 왕자와 설리먼의 합체였다. 실제 하울의 스승님도 나오지만 정말 존경하는 스승님이다. 마녀가 하울의 소재를 알려고 죽이지만.

 

결국 이 동화의 가장 큰 갈등은 황야의 마녀와 계약을 맺은 불꽃마귀가 점점 힘이 강해지며 사악해져서 마녀의 본성까지 삼켜버리고 더 튼튼한 심장을 원해서 하울의 심장을 빼앗으려고 음모를 꾸미지만 우연히 나타난 소피가 그 모든 계획을 틀어버린다는 내용. 하울이 캘스퍼와 계약을 맺은 건 단순히 둘다 너무 순진해서였다. ^^;;; 캘스퍼는 땅에 떨어지면 목숨을 잃는데 우연히 캘스퍼를 손에 잡은 하울이 그걸 알고 불쌍해서 자신의 심장을 준 것이다. 그 덕분에 심장이 없어서 허한 마음 때문에 겉모습에 치중하는 다소 허영장이가 되어버린 것이다. ^^:;;;

하지만 불꽃마귀가 인간의 심장을 너무 오래 점유하면 황야의 마녀처럼 둘다 파멸하기 때문에 캘스퍼는 어떻게든 계약을 풀고싶었던 것이다.

 

소피와 하울의 사랑에 대해서 언급하면 애초에 소피가 하울의 취향이었다. ^^;;;; 애니에선 왠 병사가 소피를 희롱하는 장면이 나오지만 소피에게 말을 건 건 하울이었다. 어딘가 안스러워보여서 친절히 말을 걸었는데 자신의 외모에 자신없던 소피가 그만 부끄러워서 도망친 것이다. 물론 첫만남부터 두근거린 걸 봐서 하울도 소피의 취향이었다. ^^;; 단지 소피의 자아가 너무 강해서 인정하는데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린 것이다. ^^;;;;

 

애니와 비교하면 소설쪽이 훨씬 인간적이고 착한 캐릭터들이다. 애니는 무리한 반전사상때문에 설리먼에게 이용당하는 인물들이 많이 나오지만 (이렇게 어린이용 동화에 그렇게 인간을 이용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는 건 동화로서 훨씬 좋지않다.) 소설에서는 각 캐릭터들이 전부 확실한 주관을 갖고 힘차게 살아간다. 왕도 상당히 현명하고 주체적으로 나오고.

 

일본 애니나 만화나 소설은 은근히 힘없는 대중은 주체성도 없고 주관도 없이 몇몇 강자의 장기말로 이용되는 묘사가 너무 많다. 그걸 자꾸 보다보면 대중은 장기말로 희생되는게 당연하게 되어버린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 애니야말로 그 아이러니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같아 씁쓸하다.

반전사상이라고 억지로 끼워넣은 장면이 전쟁에 대한 반감보다는 전쟁이란 저런 강자가 대중을 맘대로 죽여도 아무렇지도 않구나하는 의식을 무의식속에 설파하는 것같아서 굉장히 기분이 찝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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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 평론입니다. 출처는 맨 아래에 있습니다.

영화 <헤더스>를 오해하는 방법엔 여러 가지가 있다.

가장 흔한 방법은 헤더스 그룹의 소녀들을 미국 십대영화에서 단골로 나오는 '머리 빈 치어리더' 스테레오 타입에 집어넣어 버리는 것이다.

오, 그러면 이 영화는 얼마나 흔해빠진 클리셰로 가득 찬 영화가 되어버리는가?

그러나 이 영화가 캐릭터들에게 다가가는 모습은 좀더 섬세하다.

<헤더스>는 인기 있는 금발소녀들을 풍자하는 듯 하면서도, 무시되기 쉬운 그녀들의 내면을 슬쩍 살려낸다.


학교의 최상층 계급인 헤더스의 소녀들은 개별적인 이름이 없다.
그들은 모두 헤더이다. 그들은 금발미인 헤더를 보는 시선 속에 스스로를 유폐시켜 놓았고, 또 유폐되어 있다.
그녀가 그 시선에서 나와 자신을 내보이려 할 때 그녀는 이름을 대지 못하고 더듬거린다

"나는 헤더에요, 아니 나는 헤더가 아니에요, 나는 마돈나에요. 제길, 이것도 아니에요"

1980년대의 텅 빈 풍요 속의 그녀들은 모두 공허하다.

베로니카(위노나 라이더 분)는 말한다

'난 내 머리를 립글로스를 고르거나 통금 전에 파티 세 개를 뛰는 데나 쓰고 있어. 우리는 자라서 어른이 되고 그리고 죽을 뿐이지."

고등학교에서 바랄 수 있는 것은 졸업무도회, 거기서 조금 더 나아봤자 아이비리그 진학뿐인 듯하다.
부모가 딸의 학교생활에 대해 묻는 것도 졸업무도회에 함께 갈 파트너 정도다.

이들은 자기 앞에 막막히 펼쳐져 있는 (개별적인 이름조차 사라지는, 게임쇼 호스트 같은 행복만이 존재하는) 진부한 인생, 진부한 미래를 본다.

이 지점에서 십오 년 전의 암울한 코미디는 최근작 <고스트월드>의 블랙코미디와도 만난다.

차이점은 1990년대 후반의 아이들은 고스트월드 밖을 떠돌며 일상적인 무표정을 들이밀지만, 1980년대의 아이들은 광기 어린 표정으로 고스트월드를 폭파시킬 계획을, 그래서 모두 죽여버리고 함께 죽는 꿈을 꾼다는 것이다.


"이것이 80년대의 우드스탁이야!"


자, 여기서 헤더스를 오해하는 또 하나의 방법을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학교의 모두를 죽이려 하는 JD(크리스찬 슬레이터 분)의 캐릭터를, 사랑하는 소녀를 위해 살인도 불사하는 비극적인 열정의 스테레오 타입으로 만드는 것이다.

이렇게 JD를 오해하고 영화를 상투적인 청춘 영화로 평면화시키기란 무척 쉽다.


이 영화의 자막은 놀라울 정도로 엉망인데, 중요한 대사는 모두 전.혀. 다르게 써놓았다.

식당에서 총격사건을 일으킨 후

“Yeah well, the extreme always seems to make an impression(극단적인 건 항상 나에게 감흥을 주지).”

라고 말하는 JD를 “한 번 본때를 보여야 귀찮게 안 하는 법이야”라고 하는 평범한 마초 남자애로 바꿔놓는 자막을 보면서 어떻게 JD에 대해 오해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JD의 성격을 드러내는 대사들은 서글플 정도로 왜곡되었는데,

편의점을 찬양하면서

“(편의점이) keeps me sane(그나마 나를 정상으로 만들지)”

이라 하는 대사는

“말 그대로 편리하니까”

가 되고, 아들이 죽은 후 장례식에서

“난 게이인 내 아들을 사랑한다”

고 외치는 아저씨에 대해

“How do you think he'd react to a son that had a limp wrist with a pulse?
(그 애의 맥박이 뛰고 있어도 저렇게 얘기했을까?)”

라고 꼬집는 대사는,

“이제 아무도 그 애들이 게이인 걸 의심하지 않겠네”

라고 생각 없이 비웃는 대사로 변했다.


번역자의 가장 치명적인 모독은 JD의 마지막 대사에 가해진다.
학교를 폭파시키려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간 후 JD는 비틀대며 건물 밖으로 나온다.

그의 몸은 폭탄으로 감싸여 있다.
자막은 JD가 베로니카에게 건네는 마지막 대사를 이렇게 써놓았다.

“학교는 폭파시키지 못했으니 나라도 폭파시켜야지. 담배 있어? 마지막으로 불을 붙여주고 싶어.”

이 지독히 비장미 넘치고 낭만적인 대사는 꽤 많은 여성 팬들을 감동시켰다.
그러나 실제의 대사는

“Pretend I did blow up the school. All the schools. Now that you're dead, what are you gonna do with your life?
(세상의 모든 학교가 모두 폭파됐다고 생각해봐. 이제 네가 죽는다고 하면 마지막으로 뭐 할 거니?)”다.

그 대답으로 베로니카는 담배를 꺼낸다.


이 왜곡이 주는 효과는 상당하다.

자막의 대사는 마치 홍콩 느와르 영화 속 남성연인-반영웅이 할 법한 말이 되어 베로니카와 JD를 별개의 자아를 가진 이성간의 연인 관계로 묶어둔다.

그러나 실제의 대사는 JD가 베로니카의 또 다른 자아임을 강하게 암시한다.


이 영화는 ‘모두 죽어버렸으면 좋겠어’라고 중얼거리는 소녀의 짧고 강렬한 꿈으로도 읽힌다. 세상과도 친구와도 자기 자신과도 소통하지 못한 채 일기장 위에만 말을 토해내는 길 막힌 소녀는 자신이 만든 악몽 속에서 성장한다.

그녀가 ‘죽이고 싶어…’라고 일기에 글을 쓰는 밤, 그날 처음 만난 소년 JD가 그녀의 방 창문으로 얼굴을 내민다.

그리고 살인이 시작된다.
그녀가 의도하지 않은 살인, 그러나 그녀가 원했던 살인들.


베로니카는 JD를 사랑한다.
JD는 베로니카를 사랑한다.
그 사랑-위장된 나르시시즘은 잔혹하다.
베로니카와 자신 밖에 없는 JD에게 그 둘을 건조하게 말려버리는 세계는 없어져 마땅한 것이다. 어쩌면 그것이 베로니카-JD가 공허한 세계, 고스트월드에 저항하는 방식이다.


다같이 자살하는 것.

“우리의 불타는 몸은 세계에 대한 저항이다”,

“사람들은 불타버린 학교의 재를 보면서 말하겠지- 여긴 스스로를 파괴시킨 학교의 자리야. 그건 사회가 학교를 돌보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라, 학교가 바로 사회이기 때문이지.”


십대들에게 학교는 사회이고 학교건물은 불타버려 마땅한 건물이다.

그러나 이 영화의 결말은 JD의 생각과는 다르게 간다.

그것은 <헤더스>가 시스템은 증오하지만 그 속에 살고 있는 인간들에게는 미미하나마 애정을 주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영화의 결말은 베로니카가 자신의 반영을 넘어 타인을 보기 시작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학교 계단에서도 다른 사람들을 보기보다 자신의 일기를 쓰기 바쁘던 베로니카는 살인행각 속에서 타인들의 유서를 쓰며 타인의 내면 속으로 들어간다.

영화 말미에서 그녀는 자신의 일기와 이별을 고한다.

‘이것이 마지막’이라며 일기의 첫머리를 쓰고 자신의 목을 매단 척 위장한다. 그리고 그 자살 퍼포먼스는 JD의 폭발/사라짐으로 이어진다.


그렇게 자신을 반영하던 내면의 상을 죽이면서, 거울을 깨뜨리면서, 베로니카는 타인과 소통을 하며 변화하기 시작한다.

베로니카는 자신과의 전쟁을 헤치고 죽음의 세계에서 돌아온다.

처음 영화에 나올 때처럼 유행하는 옷을 입고 곱게 화장을 한 소녀가 아니라 지저분하고 편안한 옷에 재투성이 얼굴, 흐트러진 머리로 담배를 피우며 학교 복도를 걷는다.

자신 밖에 볼 수 없고 타인과 소통할 수 없었던 영화 초반의 베로니카는 그만큼 타인의 시선에 신경 쓰며 유행코드로 차려 입었고, 잘 나가는 친구들과 만나면서 그 외피로 비어있는 자신을 채우려 했다.

그러나 베로니카의 옷차림은 영화 후반부로 갈수록 점점 더 편안해진다.


마지막 화염을 지나 복도를 걷는 베로니카의 눈은 단단한 광기로 차있다.

그녀는 시스템에 먹히거나 동화되지 않으면서 자신 내면의 낡은 틀을 부숴버렸다.

죽음을 거치고 돌아온 베로니카는 마사에게 말을 건다.

“졸업무도회의 데이트는 조각나 버렸어. 그날 별 일 없으면 나와 같이 비디오나 보지 않을래?”

마사는 영화 속에서 처음으로 입을 열고 웃으며 데이트 신청을 받아들인다. 둘이 복도 끝 창가로 걸어가 이야기를 나눌 때 엔딩 크레딧이 올라온다.


이 영화에서 계속해서 언급되는 졸업무도회는 영화 속 소녀들이 학교에서 기대할 만한, 거의 유일한 미래였다.

고스트월드는 폭파되지 않았다.

진부한 세상에 불타는 시신들이 던져지지도 않았으며 여전히 JD의 말처럼 ‘일곱 개 주의 일곱 학교를 돌아다녀도 다른 것은 사물함 자물쇠 번호 뿐’일 지도 모른다.

그러나 또 다른 저항의 여지가 있다.

거울을 깨고 돌아온 베로니카는 고스트월드의 가짜 꽃, 졸업무도회를 거부하고 마사에게 함께 보내는 시간을 제안하고 있는 것이다.


▶ 작품명: 헤더스 (Heathers)

▶ 제작년도 : 1989년 (코미디)

▶ 감독 : 마이클 레만

▶ 제작국가 : 미국

▶ 출연 : 위노나 라이더, 크리스찬 슬레이터, 셰넌 도허티, 리잔느 폴크

▶ 상영시간 : 102분


* '일다'에 게재된 모든 저작물은 출처를 밝히지 않고 옮기거나 표절해선 안 됩니다.


ⓒ www.ildaro.com
여성주의 저널 '일다' 홍문보미 기자

정말 한정판 틴케이스 dvd 사고 싶어...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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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노나 라이더(Winona Ryder)

본명  Winona Laura Horowitz , 닉네임  Noni
출생  1971.10.29. 금. Winona, Minesota, USA
신장  162cm(5' 4''), 몸무게  45kg, 머리색깔 blonde


진짜 이쁘다.....ㅠㅠ
물론 내가 본 게 19살과 20살의 위노나여서 더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영화 "Heathers"에서의 위노나는 정말로 예뻤다.



[영화 "헤더스" 중 풋풋한 모습의 위노나 라이더(우)와 크리스챤 슬레이더(좌)]

위노나의 원래 머리색깔이 금발이라던데-_-;; 솔직히 별로 안어울린다.
영화 "가위손"을 보고 그 생각은 더욱더 굳어졌다.-_-;



["가위손" 중 위노나 라이더]

가위손에서 나온 것처럼 완벽한 금발이 아니고 칙칙한 금발이라고 하는데
솔직히 칙칙하던 안칙칙하던 금발은 전혀 안어울린다-_-;

위노나의 마스크에 검은색 계통이 너무 딱 들어맞아 더욱더 그렇게
생각하게 되는 건지도 모르겠다.

근데 내생각으로는, "헤더ㅡ"에서의 위노나의 연기는 매우 좋았지만 "가위손"에서의 연기는
그다지 잘한 게 아닌 듯 싶다.

헤더스의 베로니카는 베로니카 그 자체라는 느낌이었지만 가위손의 킴은 시종일관 어색하고
딱딱하게 느껴졌다.

그건 내가 위노나 라이더를 베로니카와 동격화 시켰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만큼 헤더스라는 영화는 내게 깊게 다가왔으니......
위노나의 낯선 새 가면인 킴을 받아들이기가 어려웠던 모양이다.

지금 현재 위노나는 어느덧 33세-_-;;

하지만 나는 위노나의 19세 모습밖에 알지 못한다.

지금의 모습은 보게 될 기회도 없을 것이고, 보고 싶은 마음도 없다.

위노나 라이더는 내겐 영원히 19세의 베로니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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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나의 지구를 지켜줘 후속편 [나를 감싸는 달빛] 등장!-_-;

[나의 지구를 지켜줘]의 링과 앨리스의 아이가 나오는 후속편이
하나유메에 실렸다고 한다.

[따라서 위 그림의 두사람은 링과 링의 아들인 렌-_-; 링, 이젠 진짜 아자씨구나..ㅠㅠ]

각각 상, 중, 하로 나뉘는 중편인 모양인데..

8월 11일자 부터 스타트했으니..-_-; 상당히 뒷북인 셈이다.-_-
하지만 뭐..요근래 만화와는 거의 인연을 끊고 살았다 봐도 좋으니....-_-;
나의 지구는 완결편을 본 이후 거의 관심을 두지 않았고..

일단 이 중편에 대해 솔직한 감상을 말하자면..

전혀 안 반갑다.-_-

[나의 지구를 지켜줘]의 완결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여운이 남으면서 링과 앨리스를 영원한
사랑의 커플이라는 환상으로 싸주는 것이었다.

다시 말해 그 후속편 따윈 절대 보고 싶지 않다.-_-

굳이 이 감정을 비유하자면 가위손에서 위노나 라이더가 자신의 젊은 모습을 조니뎁에게 영원히 각인시켜두기 위해 다시 만나러 가지 않는다는 '그 것'과 비슷하다.

뭐 이러니 저러니 말해도 8월 11자부터 나의 지구 후속편이 실린 하나유메를 온 장터를 뒤져 손에 넣게 되긴 하겠지만;
그냥 그들은 내 꿈속에서 영원히 19살과 10살의 앨리스와 링으로 있어줬으면 한다.ㅠㅅㅠ

휴. 사키씨 요즘 쪼들리나...

2) 유리가면 42권 발매-_-;

오늘은 아주 뒷북의 세례다.
42권은 벌써 작년...(2004년이 이젠 작년이라니..ㅠㅠ) 12월달에 발매했다는 모양인데
그야말로 시대의 흐름-__;을 타는 모양인지 카메라폰이 등장해 물의를 빚고 있다.;

솔직히 웃기다;

그전까진 카메라 폰은 커녕 그냥 폰도 언급된 적도 없는데!!-_-;(기껏해야 삐삐....-_-;)

대 다이토 기획의 사장님이신 마스미씨와 유명 여배우의 딸로써 곱게 곱게 자라난 아유미 양도
지금까진 휴대폰따윈 가지고 있지도 않았다!

그런데 갑자기 42권에서 휴대폰이 왠말이냐....=ㅅ=

진짜 시대의 흐름을 절실하게 느끼게 하는 구려...

어쨌든 42권에선 츠키카케 선생님도 출연 한번 없고
마스미-마야-사쿠라코지의 삼각관계만 줄창 계속된다는 모양..

마야보단 노력형 천재 도도 부잣집 아가씨 아유미가 훨씬 좋은데...=ㅅ=
왠지 42권엔 아유미도 별로 없을 듯...

물론 마스미♡마야가 잘되길 바라긴 하지만...

그나저나...캐나다 유리가면 팬사이트서 본 잡지 연재분에 의하면
아유미는 조명을 맞아 눈을 실명하고 마야는 홍천녀 대본을 보라색장미의
사람한테 보낸다던데-_-;

그건 도대체 언제나오는 거지?-_-

지금상태로 보면 한참 먼거 같네.....-_-;

언제 끝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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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연아, 이것 좀 읽어볼래."

1996년의 어느날, 아빠는 나에게 한권의 책을 들려주었다.
'서울에서 하버드까지'라는 조금 두꺼운 책이었다.
그리고 그 책을 읽은 때부터 나는 만나는 사람들에게 장래희망을 얘기할 때마다 당연한 듯이 이렇게 말하곤 했다.

"전 하버드 대학에 가서 법학을 전공할 거에요."

누구나 어릴 때는 큰 포부를 가지고 있다.
나 역시도 그랬다.
1996년의 나.
겨우 8살이었던 그때의 나에겐 세상이 쉬워 보였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8살의 맹랑한 꼬마는 16살이 되었다.
8년동안 쌓인 나이만큼, 하버드 대학에 갈거라던, 8살짜리의 무작정 최고가 되리라는 소망을 먹고 태어난 크기만 한 꿈은 시간과 현실에 깊숙이 파묻힌 채로 잊혀졌다.
그러나 너무도 따가운 태양빛에 온몸이 화끈화끈 달아오르던 2004년 8월의 어느날, 나는 서점에서 잊혀졌던 꿈을 되새기게 하는 책을 보게 되었다.
처음엔 그저 호기심에 펼쳐들었지만, 나는 그 책을 보면서 8년간 묻혀있던 하버드 대학을 향한 욕망이 다시끔 솟아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하버드 대학이고 뭐고, 그저 인서울에 있는 대학의 적당한 과를 가서, 적당한 직업을 얻어 적당한 월급을 받아 적당히 결혼을 해야지, 하고 생각하고 외고를 향해 노력하던 것도 전부 포기하고 있던 나였다.

그 책은 바로 요즈음 화제가 되고있는 '공부9단 오기10단'이다.

책의 저자는 미국 명문대 10개 동시합격이라는 쾌거를 누려 유명해진 박원희양이다.
미국에 유학을 간것도 아니고, 미국에서 살다온 것도 아니며 그 흔한 과외한번 별로 받아본 일 없는 박원희양이 전세계에서 천재들이 모여든다는 하버드 외의 명문대학에 합격하기 위해서 쏟아부은 노력이란, 상상하기 힘들 정도일거다.
그러나 어쨌든 그녀는 해냈다.
그녀의 끈질긴 집념과 노력만큼은 정말 본받고 싶다.
나에겐 그런게 없으니까 말이다.

어쨌든 그녀의 사례는 나에게 큰 용기를 주었다.
우리나라에서 민사고가 제일 미국고등학교의 수업방식과 비슷하다고 하던데, 박원희 양의 사례를 책방에서 읽은 후, 민사고 국제계열로 들어가고픈 마음이 솟구친다.
대원외고 등의 몇몇 외고에도 유학반 프로그램이 있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국내 대학 공부와 SAT공부를 병행하다 보니 정말 미치기 직전으로 힘들테고, 부끄럽지만 난 그렇게 힘든 일정을 견뎌낼 자신이 없다.
그렇게 두가지를 해가지고서야, 미국 대학은 커녕 국내 대학도 잘 못가게 되지 않겠는가.
거기다 모든 수업일정이[국어 등의 몇개 과목만 제외하고서.] 영어로 진행되며, 생활회화도 영어로 해야 한다는 것과 무려 AP클래스가 있다는 것(AP는 울나라에서는 민사고밖에 없다),  과외활동같은 것을 학교에서 열심히 지원해준 다는 점 등등이 매우매우 마음에 들었다.

우리나라에서 외국 명문대를 가기에 가장 좋은 학교는 단연코 민사고인듯 하다.

그러나 참으로 참으로 안타까운 것은 내가 미국 명문대를 가고 싶어서, 민사고를 가고싶다고 생각하게 된게 요 며칠 사이며, 나는 민사고를 가기 위한 어떠한 준비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2005년도 민사고 국제계열 응시자격 조건은 일단 3학년 1학기까지 중 1학기 이상의 내신이  5%내에 들어야 하고, 민사고 수학 경시대회나 다른 민사고에서 인정하는 경시대회의 동상 이상을 타와야 하며(이것이 어려운 부분이다.) 토플이 240점 이상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이것도 어렵다.)

일단 민사고 서류 접수인 9월 6일까지, 내가 토플 240점을 딴다 치자.(물론 매우매우매우 힘들거다.)
그러나 문제는 경시대회다. 민사고 수학경시대회는 참가만 한다면 응시 자격을 딸 수 있지만, 이미 지나갔다.(-_-) 그렇다면 다른 경시라도 참가해야 할 터인데, 9월 6일까지 무슨수로 경시에 참가해서 동상을 타온단 말인가!!!
결국 불가능이란 말인가.
그러나 희망의 빛은 아직 있다.

결국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열심히 영어를 익히는 거다.
지금 영어실력으로는 토플 240점은 어림도 없다.
후.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
나는 그저 두려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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