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딕 소녀
카슨 매컬러스 지음, 엄용희 옮김 / 열림원 / 2006년 12월
품절


"세상은 확실히 좁아."
그녀가 말했다.
"왜 그런 말을 하는데?"
"내 말은 갑작스럽다는 거야. 세상은 확실히 느닷없는 곳이야."
"글쎄, 난 잘 모르겠다."
배러니스가 말했다.
"어느 땐 갑작스럽고 또 어느 땐 느려터졌고."
-15쪽

"나는, 내가 나 말고 다른 사람이었으면 좋겠어."-18쪽

프랭키는 어둠 속을 쏘아보았다.
"너 그거 아니, 난 아직도 세상이 한 시간에 천 마일쯤 되는 속도로 돌고 있다는 사실을 믿을 수가 없어."
"알아."
"그리고 왜 공중으로 점프했다가 땅에 닿을 때 페어뷰나 셀마나 어디든지 한 오십 마일 떨어진 데로 내려앉지 않는지도 알 수가 없어."-32쪽

'그들은 나의 우리라는 것을.' 어제도, 또 열두 해 내내 그녀는 오로지 프랭키였다. 그녀는 혼자서 걷고 혼자서 일해야 하는 '나'라는 일인칭의 사람이었다. 그런데 그녀를 제외한 다른 모든 사람들은 주장할 '우리'가 있었다. ...
그러나 오로지 프랭키만이 주장할 '우리'가 없었다. 그녀와 존 헨리와 배러니스로 이루어진 끔찍한 여름의 '우리'를 빼고는. 그런데 그것은 세상에서 그녀가 가장 원하지 않는 '우리'였다. -85쪽

"난 정말 미켈란젤로에게 반했어."-30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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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도로 집중력이 떨어지는 참이다.
봐도봐도 또 나오는 오타, 띄어쓰기 오류. 그래도 할 수 있는 만큼은 해보자 싶어
4교째 교정을 보고 있는데, 눈두덩에 바위가 들어 있는 듯 떠지질 않는다.
이럴 땐 정말 담배라도 한 대 피워 물고 싶다.
어쨌든 베란다로 나갔다.
오랜만에 날이 활짝 갰다.
새들도 좋은지 짹짹거린다.
맑은 날, 아침, 참새 소리.
정말 아름다운 조합이다.

지하철 44분, 셔틀 30분, 길고도 긴 출퇴근 길이지만
맑은 공기와 시골에 와 있는 듯한 여유를 느낄 수 있는 파주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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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6-12-14 1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교정 보는 일, 참 봐도 봐도 끝이 없더군요. 그러고 나도 또 오류가 보이구요.
허탈하게 말이에요. 님, 출퇴근길이 멀어서 피곤하시겠어요.
그래도 파주의 풍경이 꽤 좋아보이네요. 그것으로 위안 삼으셔야 할 듯해요.
바깥에 초록을 보며 눈도 좀 쉬어가면서 하세요.

부엉이 2006-12-15 0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홍삼 엑기스로 피로회복하고 있습니다. 동료들과 나눠먹지요 ^^
감사해요! 배혜경님도 즐거운 주말 되시길 바랄게요!

N군 2006-12-21 2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주로 출근하면서 74분이면 할 만한걸
난 서울에서 서울로 출근하는데도 74분,8:46~10:00 ㅠㅠ

2007-01-18 23: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차례

머리말

프랑스 브르타뉴 어부의 일곱째 아들
시칠리아 페르디난데아 섬의 보물
알제리 바다 정령의 딸
에스파냐 페뉘스콜라의 마녀들
노르웨이 장작 세 더미
아이슬란드 바다표범
동인도제도 수란 왕의 여행
타히티 타아로아의 상어
일본 세월을 잃어버린 어부
그리스 글라우코스와 스킬라
리투아니아 발트 해의 여왕
앵글로노르만 군도 밀물과 썰물의 비밀
베트남 탄 비엔의 산신령
알바니아 나뭇잎을 낚은 어부
독일 착한 거지와 진주 요정
브라질 바다 밑의 사람들
아일랜드 바다의 백조
네덜란드 바다 밑 도시
시베리아 바다의 노인
옮긴이의 말
작가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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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역에 내리려고 지하철 문에 다가서는데, 한 어여쁜 아가씨가 내 앞에 섰다.
만원 지하철이라 아가씨와 나 사이의 거리가 불과 15센티미터 정도 되었는데.
매력적인 까만 피부에 클레오파트라를 연상시키는 아이라인과 풍성한 속눈썹.
화장이 예술이네... 감탄하고 있었는데.

위 아래 옷이 한 벌이다.
그것은 교복...
얼룩말 무늬 가방에 얼룩말 무늬 운동화.
금방이라도 런웨이에서 워킹해도 될 듯...

부.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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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군 2006-11-23 1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개시켜줘-

부엉이 2006-11-24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떤 언니한테 홍대역 가려면 여기서 타면 되냐고 물어봤으니까 그 근처 어딘가에 있을 거야~
 

출근하려고 집에서 나오는데 한쌍의 남녀 고등학생들이 집앞에 있는  학교로 가댁질을 하며 들어가고 있었다. 그들의 가방이 색깔만 다른 같은 거라는 걸 보고 '음, 쟤네 연애하는구나...' 짐작했다.
전같으면 '한심하군...' 생각해 버렸을 건데. 웬일인지 예뻐보였다.
아침부터 저렇게 웃고 떠들 수 있으니 하루가 얼마나 즐거울까.
출근길 지하철에서 보는 졸음에 지쳐 죽상인 얼굴들보다 훨씬 보기 좋네...
웬만한 일에 후회를 잘 하지 않는다고 자부하는 나이지만, 한 가지 후회막급인 일이 있다.
바로 고딩시절에 풋풋한 연애 한번 못해본 것. 미수 한 건, 튕긴 거 한 건, 짝사랑 댓 건.
지지리 궁상 떨며 공부할 거였으면 화끈하게 연애질이라도 했어야 하는 건데.
그 때 시작된 나의 '연애 지진아' 인생은 지금도 별반 나아진 것이 없다.
고딩 때 불어 실력에서 그다지 나아진 것 없는 지금의 불어 실력처럼. 

오늘도 지하철에서 앉기 실패. 그래도 김종광의 <야살쟁이록>이 아침 졸음을 조금 덜어준다.
2호선 갈아타려고 시청역 플랫폼을 걸어가는데, 한쌍의 남녀가 나누는 대화가 귓가를 스쳐간다.
아니, 여자가 하는 말만 들렸다.
여자 : 아니, 오늘은 어제보다 더 멋있어 보이세요!
남자 : (전날 마신 술탓인지, 부끄러워서인지 눈가가 금새 벌개졌다) .... ^_____________^

내 눈과 머리는 아직도 잠 속을 들락날락거리는데, 아침부터 저런 고단백 영양가 있는 멘트를 날리다니.
배워야한다,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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