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 소설
앙투안 로랭 지음, 김정은 옮김 / 하빌리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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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service des manuscripts

『 익명 소설 』

앙투안 로랭 / 하빌리스






소설 속 연쇄 살인이 현실이 되었다



사실을 바탕으로 작가가 그려내는 허구의 이야기, 소설... 허구라고 하기엔 너무나 현실적이고 아무리 잔혹하게 그렸어도 세상에서 거침없이 일어나는 사건들을 마주하면 마치 소설이 현실과도 같은 느낌이다. 우리가 책을 읽는 것은 정보와 지식의 배움도 있겠지만 소설을 통한 간접경험으로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서 간접경험에 의한 옳은 선택을 하기 위함도 있을것이다. 상상으로 만들어낸 과학적 SF소설이 현실이되듯 소설 속의 삶 또한 나의 삶이 될 수 있기에...

<익명 소설>은 추리소설이지만 나 그리고 또 다른 나의 시점에서 현실을 그려낸 특별한 작품이다. 익명이라는 그늘에 가리워진 살인사건... 그 사건이 소설 속 스토리와 일치한다는 소재에 등장인물이 모두가 용의자임을 의심케하는 전개까지... 무척이나 치밀하게 그려낸 이 추리소설은 끝까지 긴장을 놓지 못하게 만든다.




비올렌,

결코 당신에게 해가 되길 바라지 않습니다.

이 책은 저를 떠나 스스로의 삶을 살 것입니다.

그리고 죽어야 할 이들은 죽을 겁니다.

모든 빚은 돌려받게 될 것입니다.



<익명 소설>은 책의 제목답게 의문의 익명인으로 흥미롭게 전개된다. 자신의 책을 출간하길 꿈 꾸는 프랑스인이 2백만명이며 이 중 대부분은 집필을 시작도 하지 않았다는 사실... 한 해 거절하는 원고는 50만편 정도이며, 그로인해 책 속의 주인공과 스토리는 그대로 소멸되기에 후일담은 상상 이상으로 처참하다.

작품을 읽어가며 새로운 작가를 발굴하고 작품 출간을 위해 존재하는 원고검토부, 그곳의 편집자이자 책임자인 비올렌 르파주는 인간을 두 부류로 나눈다. 그냥 인간이거나 가장 열등한 생물인 벌레로... 그리고 현재 그녀는 18일간의 혼수상태에서 깨어났다.

원고검토는 세 가지로 평가하는데... 탈락은 네모, 재미없는 건 아니나 재작업이 필요하거나 다른 작품을 통해 다시 고려해 볼 필요가 있는 초승달 그리고 출판이 시급한 ... 그런던 어느날 카미유 데장크르라는 이름으로 「설탕 꽃들」이란 작품이 투고됐고, 마치 '될 것' 같은 소설이었으며 살면서 가장 독특한 글이었다는 검토자의 인정으로 출간까지 진행하게 된다. 저자의 성별도 그리고 얼굴도 모른채 그저 이메일이란 연결고리 하나만으로... 작품은 그들이 예상했던 것처럼 공쿠르상 후보에까지 오르며 인정받기 시작한다. 문제는 작품 속에 들어 있는 스토리 그대로 살인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설탕 꽃들」의 저자는 누구이며 원고검토부와 연결된 비밀들을 과연 풀어낼 수 있을지...



작품 속의 인물들이 무척이나 치밀하게 연결된 <익명 소설>은 독자의 머릿 속을 쉼없이 헤집어 놓는 작품이다. 익명의 작가가 누구인지 그려지는데 마치 회색의 안개도시에 갇힌 것처럼 길을 잃고 헤매게 만들듯이... 책의 표지처럼 흑과 백이 확연히 보여지지만 도대체 누가? 왜?라는 질문을 수없이 하게 만들었던 추리소설... 모든 단서는 책 속에 들어있으니 사건을 파헤치고 싶은 독자들에게 <익명 소설>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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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일의 밤 백 편의 시 - 일상을 충만하게 채우는 시의 언어들
이영주 지음 / 뜨인돌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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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충만하게 채우는 시의 언어들

『 백 일의 밤

백 편의 시 』

이영주 엮고 씀 / 뜨인돌






중년의 나이가 되고 보니 잠 못 이루는 날들이 괜시리 늘어만 갑니다. 왜 그럴까~ 생각해보니 어지럽고 무서운 세상 속에서 바른 어른으로서의 역할에 대한 책임감의 무게때문이 아닐까 싶네요. 겁 없던 젊은 시절이 있었지만 아이가 생기고 함께 성장하면서 겁이 많아진것 같습니다. 어쩌면 갱년기라서 그런지도 모릅니다. 일찌감치 잠 들었다가도 새벽녘에 한번씩 눈을 뜨게되면 다시 잠들지 못할때도 많거든요. 이렇게 위로가 필요할 때... 전 가끔 시를 읽는답니다.

<백 일의 밤 백 편의 시>는 이영주 작가가 엮은 시집으로 잠 못 이루는 백 일의 밤을 위한 위로를 전해줍니다. 작가 또한 아무렇게 흘러가는 하루를 위로하기 위해 시를 읽었고 그로인해 그 밤이 덜 가혹해졌다고 하네요.






내 청춘의 영원한 _ 최승자

이것이 아닌 다른 것을 갖고 싶다.

여기가 아닌 다른 곳으로 가고 싶다.

괴로움

외로움

그리움

내 청춘의 영원한 트라이앵글



<백 일의 밤 백 편의 시>는 불면의 밤을 위한 위로의 시로, 작가가 아무렇게나 펼쳐든 시집 속의 추천작이 들어있습니다. 지금 나에게 공감을 준 '내 청춘의 영원한'은 마치 트라이앵글처럼 같은 고뇌를 반복하는 인생의 씁쓸함이었습니다. 힘든 일들은 모두 지나쳐 왔다고 생각했는데 또다시 찾아오는 괴로움과 외로움... 그렇게 기억을 되새김질하면서 살아가는 우리가 아닐까 싶네요.

특히 한참동안 머무르게 했던 페이지가 있었습니다. 조르주 상드의 '상처'라는 작품이었는데요... 가시덤불 속에서 사랑을 얻기위한 허무를 보여주는 듯 했지만 보는 이의 시각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되어질 수 있는 심오한 작품이었습니다. 그밖에도 이 책이 주는 위로는 공허한 마음에 조금씩 따듯함을 담아주지요.



<백 일의 밤 백 편의 시>는 어둠이 짙게 깔린 듯한 표지에 빛을 드리우듯, 마음 한구석을 건드리는 위로의 메세지를 선사합니다. 지친 나를 위로하고 또 하루를 맞이할 나에게 이 책이 선물과도 같았음 좋겠습니다. 오늘도 잠 못 들지 못하는 이들에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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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정없는 검사의 분투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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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만나는 반전의 제왕 그리고 블루홀6의 미스터리.. 그 누구의 눈치도 볼 것없는 검사의 활약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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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생 핍의 사건 파일 - 샐 싱 미스터리 편 여고생 핍 시리즈
홀리 잭슨 지음, 장여정 옮김 / 북레시피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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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은 이미 종결됐다

『 여고생 핍의 사건 파일

: 샐 싱 미스터리 편

홀리 잭슨 / 북레시피






내가 진실에 한 발짝씩 다가가자

누군가 겁을 먹고 무언가를 숨기려 했다.



사건은 이미 종결되었으나 이제부터 시작이다.

우리나라에서 벌어지는 범죄사건... 살인이나 강도 그리고 방화에 이르기까지 강력범죄의 검거율이 95%이상이나 된다고 한다. 이 기록을 보자면 일단 범죄를 저지르면 무조건 잡힌다는 뜻으로 해석해도 될 듯하지만,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밝혀지지않는 사건이 더욱 치밀하기에 더욱 잔혹한 범죄일 경우가 많아 0.1%의 희망으로도 끝까지 사건을 쫓는다고 한다.

<여고생 핍의 사건 파일 : 샐 싱 미스터리 편>에서는 이미 범인이 밝혀져 사건이 종결되어 5년이란 세월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다시금 수면위로 올라와 또 한번의 혼란을 겪게 되는 스토리로 위기의 가족이 낳은 폭력의 실태를 보여주는 영어덜트 소설로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드라마로도 제작중인 미스터리 스릴러소설이다.





맞아, 사랑하는 상대가 죽으면 스스로를 원망하게 되지.

나도 그랬어, 핍.

그리고 그게 내 잘못이 아니란 걸 깨닫기까지,

때로는 나쁜 일이 그냥 일어나기도 한다는걸 알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고.

그 후론 그래도 마음이 좀 편해졌어.

부디 넌 그걸 빨리 깨달았으면 좋겠다.



작고 평화로운 마을이었던 리틀 킬턴... 조용했던 그 마을에 예기치않았던 사건이 벌어졌다. 바로 미모의 여고생 앤디가 실종되는 사건이 벌어졌고, 시신은 찾지 못했지만 남자친구인 샐 싱의 자백문자와 자살로 사건은 바로 종결되고 만다.

그리고 5년이 지난 지금... 당찬 여고생 핍은 EPQ(영국의 대입시험 중 심화탐구활동)를 위해 이 사건을 수면위로 드러낸다. 고작 수행평가라고 생각할 수도 있었겠지만 핍은 이 과제를 통해 샐 싱이 유죄가 아님을 증명하기위한 의심을 제기하려는 목적이 있었다는거... 대대적인 수사없이 자백문자로 범인을 지목했다는 점과 평소 샐의 행실로서는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았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동안 살인자의 가족으로 낙인찍혔던 샐의 가족... 핍은 샐의 동생 라비와 함께 사건이 발생한 시점에서부터 다시 조사하기 시작한다. 시신조차 찾지 못했던 앤디의 실체와 가면을 쓴 이들의 치졸한 모습들이 한겹씩 서서히 벗겨지는데...

어쩌면 도덕적 인간이란 기준은 용기를 내는 사람이 아닐까 싶다. 무언가 잘못되었다고 인지했을때, 선택은 딱 두가지... 잘못을 인정하고 바로 잡거나 아니면 잘못을 덮기위해 거짓된 행동으로 더 큰 잘못을 저지르는 일! <여고생 핍의 사건 파일 : 샐 싱 미스터리 편>은 작고 조용한 마을에서 얽혔던 사건을 통해 아무리 풀기힘든 매듭이라도 뭉쳐진 원인을 찾기만 한다면 온전하게 풀어낼 수 있음을 보여주면서 긴장감때문에 손에 땀을 쥐게도 했지만, 어쨌든 정의는 진실한 이에게 손을 들어줄 것이라 한없이 믿게했던 스릴러소설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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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토끼 - 개정판
정보라 지음 / 래빗홀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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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틀린 세상의 유일한 위안

『 저주토끼 』

정보라 / 래빗홀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던 <저주토끼>는 인지상정과 인과응보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한국단편소설이다. 최근 이슈화되는 학교폭력의 사태를 보면서 오래도록 괴롭힘을 당한 피해학생이 성인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지우지못한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사건을 보며 이제는 촉법이 아닌 법의 잣대에 따라 처벌의 강도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다만,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에서는 통쾌한 복수를 그려냈음에도 아물지않는 상처에 가슴을 쓸어내리곤 했는데 최근 이슈화되는 사건에서 또 한번의 씁쓸함과 마주 하기도 했다.

한국단편소설 <저주토끼>는 밀당의 고수처럼 마치 잘못을 저지르면 반드시 더 큰 대가를 치를것이라 직시하게 만드는 소설이었다. 뒤틀린 세상에서 복수의 대가를 치르게 하는 것이 유일한 위안인듯 말이다. 과연 <저주토끼>에서 말하는 위안이 복수만이 해결책일지...






저주에 쓰이는 물건일수록

예쁘게 만들어야 하는 법이다.



달도 별도 없는 늦은 밤... 할아버지는 귀여운 토끼전등을 켜놓고 언젠가 들려주던 옛이야기를 오늘도 들려주고 있었다. 나무 아래 앉아 있는 토끼는 마치 살아있는 듯, 몸은 매우 하얬고 귀와 꼬리의 끝은 검은색이었다. 가업으로 저주 용품을 만들긴 했지만 개인적인 저주로 만들어서는 안되었지만 할아버지는 단 한번의 예외를 두고 토끼 전등을 만들었다.

당시 술도가였던 동네 유지의 아들이 천민 취급을 받았던 자신을 친구로 삼아줬다는 것... 친구뿐만 아니라 부모님 또한 돈 있도 힘도 있다고 남을 함부로 대하지 않았고 양심적으로 사업을 운영했다. 가업을 물려받은 친구는 정통을 유지하며 서민들이 선호하는 술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는데, 경쟁업체의 거침없는 횡포로 도산해 버렸다는거... 그 충격으로 친구의 집안이 풍비박산이 되어버리고 만다.

친구의 복수를 위해 만든 것이 바로 저주토끼...

토끼 전등의 등을 쓰다듬으면 저주의 등을 밝히게 되는 것인데 반드시 저주하려는 상대방이 직접 토끼의 등을 만져야 한다는거... 과연 이 복수의 끝은 어디로 향할것인지...



자신이 지은 죄는 스스로 거둬들여야 하는 것이 삶의 이치이거늘...

단편소설 <저주토끼>는 호러소설이지만 저자가 말하듯 그저 재미로만 읽어선 안되는 불길함이 물들어 있다. 어렸을 때 '빨간 휴지 줄까~~ 파란 휴지 줄까~~' 이야기를 듣고 화장실을 가지 못했듯이, 일상에서 쉽사리 일어날 수 있는 소재로 섬뜩함이 그대로 묻어나 있다는거... 지금 밤 잠을 이루지 못하거나 잠을 확 깨워줄 무기가 필요하다면 이 책을 읽어보시길...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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