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주토끼 - 개정판
정보라 지음 / 래빗홀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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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틀린 세상의 유일한 위안

『 저주토끼 』

정보라 / 래빗홀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던 <저주토끼>는 인지상정과 인과응보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한국단편소설이다. 최근 이슈화되는 학교폭력의 사태를 보면서 오래도록 괴롭힘을 당한 피해학생이 성인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지우지못한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사건을 보며 이제는 촉법이 아닌 법의 잣대에 따라 처벌의 강도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다만,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에서는 통쾌한 복수를 그려냈음에도 아물지않는 상처에 가슴을 쓸어내리곤 했는데 최근 이슈화되는 사건에서 또 한번의 씁쓸함과 마주 하기도 했다.

한국단편소설 <저주토끼>는 밀당의 고수처럼 마치 잘못을 저지르면 반드시 더 큰 대가를 치를것이라 직시하게 만드는 소설이었다. 뒤틀린 세상에서 복수의 대가를 치르게 하는 것이 유일한 위안인듯 말이다. 과연 <저주토끼>에서 말하는 위안이 복수만이 해결책일지...






저주에 쓰이는 물건일수록

예쁘게 만들어야 하는 법이다.



달도 별도 없는 늦은 밤... 할아버지는 귀여운 토끼전등을 켜놓고 언젠가 들려주던 옛이야기를 오늘도 들려주고 있었다. 나무 아래 앉아 있는 토끼는 마치 살아있는 듯, 몸은 매우 하얬고 귀와 꼬리의 끝은 검은색이었다. 가업으로 저주 용품을 만들긴 했지만 개인적인 저주로 만들어서는 안되었지만 할아버지는 단 한번의 예외를 두고 토끼 전등을 만들었다.

당시 술도가였던 동네 유지의 아들이 천민 취급을 받았던 자신을 친구로 삼아줬다는 것... 친구뿐만 아니라 부모님 또한 돈 있도 힘도 있다고 남을 함부로 대하지 않았고 양심적으로 사업을 운영했다. 가업을 물려받은 친구는 정통을 유지하며 서민들이 선호하는 술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는데, 경쟁업체의 거침없는 횡포로 도산해 버렸다는거... 그 충격으로 친구의 집안이 풍비박산이 되어버리고 만다.

친구의 복수를 위해 만든 것이 바로 저주토끼...

토끼 전등의 등을 쓰다듬으면 저주의 등을 밝히게 되는 것인데 반드시 저주하려는 상대방이 직접 토끼의 등을 만져야 한다는거... 과연 이 복수의 끝은 어디로 향할것인지...



자신이 지은 죄는 스스로 거둬들여야 하는 것이 삶의 이치이거늘...

단편소설 <저주토끼>는 호러소설이지만 저자가 말하듯 그저 재미로만 읽어선 안되는 불길함이 물들어 있다. 어렸을 때 '빨간 휴지 줄까~~ 파란 휴지 줄까~~' 이야기를 듣고 화장실을 가지 못했듯이, 일상에서 쉽사리 일어날 수 있는 소재로 섬뜩함이 그대로 묻어나 있다는거... 지금 밤 잠을 이루지 못하거나 잠을 확 깨워줄 무기가 필요하다면 이 책을 읽어보시길...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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