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술집 바가지 3 - Novel Engine POP
아키카와 타키미 지음, 시와스다 그림, 김동수 옮김 / 영상출판미디어(주)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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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질녘 노을이 아득할 즈음 소박한 동네의 어느 길목에 다다르면 불이 켜져있는 곳이 나타난다. 춥거나 더울 때 목마름을 해소시키듯 노란 등불이 밝혀져 있는 그곳이 바로 '선술집 바가지'다. 결코 손님에게 바가지를 씌우려고 지어진 이름이 아닌 집에서 누구나 할 수 있는 요리에 특별한 맛을 더한 것 뿐이라며 이런 걸로도 돈을 받는게 바가지인 것이라며 돌아가신 부모님이 만든 가게이름이다. 이 가게를 물려받아 7년째 운영하고 있는 미네와 카오루 자매는 부모님의 뜻을 그대로 전승하기 위해 애쓰는 중이다. 여기를 찾는 손님은 이곳이 요리만 잘해서 주린 배를 채우는 것 뿐만 아니라 마음도 함께 채워주는 따뜻한 곳이라고 한 목소리로 말한다. 다양한 연령대가 찾는 곳이기도 하지만 동네의 어르신부터해서 늦게까지 일하다 지친 몸을 이끌고 들어오는 젊은이들에게도 온정의 공간을 만들어 주는데 특이한 점이 있다고 하면 선술집이라고 해서 술과 안주만 파는 것이 아닌 내일을 위해 든든한 밥까지 내어주는 따뜻한 곳이기도 하다.

따뜻한 온정과 상대에 대한 배려가 가득한 이곳은 손님이 문을 열고 들어오는 동시에 손님의 모습을 파악하여 하루의 긴장과 피로를 녹게 만드는 미네의 매력에 빠지지 않을 수가 없었다. 기쁜 소식은 함께 하고 슬픈 일은 조금씩 나누어 해결해가는 이 이야기는 왠지 시트콤같기도 하지만 읽는 내내 선술집에서 내어놓는 술안주에 한잔하고픈 느낌에 자연스레 침을 삼키게도 한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 없듯이 선술집 바가지고 나도 모르게 발걸음을 옮길 수밖에 없는 곳이기도 하다. 매출은 신경쓰지않고 마음을 놓을 수 있는 곳이라면 단골을 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작년 일본에서 드라마로도 제작된 이 스토리는 영상의 인물이 책에서 재생되듯 훈훈한 인정과 사랑이 넘치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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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지 않고 살아내줘서 고마워
민슬비 지음 / 책들의정원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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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아픔을 세상에 드러내 위로를 받고 이제는 자신이 아닌 타인들도 모두 자신이 걸었던 길을 함께하며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임을 인정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 들어있는 책이다. 활짝 꽃피워 세상에 두려울 것 하나도 없을 시기인데 저자의 삶은 자신이 모르는 사이에 점점 나락으로 빠져들었고 결국 아픔을 견디지 못해 최악의 상황까지 겪었던 저자는 잘 지내고 있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타깝고 불안한 마음은 감출 수 없었다.

자신이 경험했던 삶과 죽음의 기로는 무엇이 되었든간에 쉽지는 않았으며 죽을 용기가 있다면 죽는 것도 너무나 힘드니 그 용기로 살아갈 힘을 더 내주었으면 하는 간절함이 들어있다. 어릴적 우울감이 성장을 해서도 가시질 않았고 타인의 시선이 두려워 음지로 숨어 들었지만 공황장애를 겪게 되고 결국에 자살시도에 병원신세까지 졌어야 했던 저자의 굴곡의 삶에 가족이란 존재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보여준다. 어쨋든 가장 소중한 존재는 자신이고 자신이 흔들리고 쓰러지지 않도록 보듬어 주고 포근히 안아주어야 한다는 걸 말하고 싶은 것이다. 아픔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이야기가 여기 있으니 삶의 여정을 함께하며 이겨나가자는 걸까? 사람들이 행복한 이유는 비슷하지만 불행한 이유는 저마다의 사정이 다르다는 안나 카레리나의 구절에 전적으로 공감을 한다. 쉽지 않겠지만 아픔은 견뎌내지 말고 이만큼 아프다고 주위에 도움을 청해 굳게 닫혀있던 마음의 문을 열고 말하라는 이 책으로 위로를 받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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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와 당신들 베어타운 3부작 2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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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베라는 남자]로 처음 만나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에 대한 매력을 느껴 작년부터 그의 작품을 찾아 읽고 있는데 이번에 만난 이 이야기 또한 매력적이였다. '나'가 아닌 '우리', 그리고 '우리'를 포함한 '당신들'인지 아니면 제외시킨 '당신들'인지 무척 흥미롭게 들여다보게 되었다. 하지만 이야기는 깊은 심연의 울림과 혼자의 힘으로 이룰 수 없는 다름과의 결합이 살아감에 있어서 쉬운 일은 하나도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책은 [베어타운]의 두번째 이야기로 소박한 숲 속 마을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소동들을 보여준다. 이곳의 이슈는 아이스하키다. 희열과 오열을 동시에 느끼며 뭉쳐진 베어타운의 아이스하키 팀에서 불미스런 사건이 터진다. 바로 하키 단장 페테르의 딸 마야가 하키팀 케빈에게 성폭행을 당하고 만다. 이 사건을 계기로 하키팀이 무너지고 베어타운의 경쟁상대 헤드 하키팀으로 이적하는 선수도 늘어나 베어타운의 하키팀은 무너지나 싶었는데 정치적인 힘으로 인해 다시 재건하게 되는 베어타운의 하키팀은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게 된다. 피해자가 더 음지로 파고들게 만드는 차가운 눈초리와 숨기고자 하는 마을의 압력, 그리고 갈수록 붕괴되는 이성의 한계를 보여줌으로서 우리는 진짜 우리가 될 수 없음을 가감없이 드러낸다. 입밖으러 꺼내지 않는 어른들과 처벌에 대한 불만을 어둠속에서 해결하려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최선은 과연 무엇인지 생각의 과제를 남겨두기도 했다.

피할 수 없으면 헤쳐가야 하는 것이다. 누구든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을 거지만 현명하게 헤쳐가야 하는 방법을 찾는게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혼자의 삶이 아니라 작은 마을의 공동체로 함께 살아나간다는 것에 피할 수 없다면 공동체 모두가 애써야 할 과제가 아닌가 싶다. 역시 작가의 스타일에 극적이게 반전된 해피엔딩은 없었지만 자신의 삶을 대면함에 있어 희망적 메세지는 충분히 선사해 줬다. 책 속의 인물들의 매력은 역시나 강했고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가 지금의 우리나라에 지적하는 것 같아 무척이나 무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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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담요 푸른도서관 81
김정미 지음 / 푸른책들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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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도서관 시리즈는 초등 고학년에서 청소년들의 필독서로 추천하는 책인데 이번에 만난 파란 담요는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주는 스토리들이 담겨져 있다. 다소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책속의 인물의 입장에서 고려해 본다면 결코 쉽지 않은 마음의 수고가 느껴져 외면할 수 없는 이야기다.

여섯편의 스토리 중에 라면 먹기 좋은 날은 어처구니 없지만 그토록 악바리를 낼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 버린 어른들의 모습에 혀를 차게 만들기도 했고 미안함에 숙연히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커다란 학원의 원장인 아빠가 시간제 강사와 눈이 맞아 집을 나간지 오래되었다. 엄마는 충격으로 인해 실어증 환자가 되어 병원신세를 지게 되었고 대답없는 엄마를 마주하는 아리는 병원에 도착한 이혼서류를 보고 바람난 여자의 집에 쳐들어가 뒤집어 놓는 계획을 실천에 옮기기로 한다. 그동안 그 여자의 사는 집의 위치와 아이들의 정보를 수집하여 여자의 집에 들어가긴 했으나 자신의 현재 상황과 별반 다를 게 없는 아이들의 모습을 발견한다. 아이가 세상에 태어나면 바른 어른으로 모범이 되어 나의 분신들을 훌륭하게 키워내겠노라 다짐을 할 것이다. 하지만 세상 일이 마음먹은대로 흘러가지 않아 갖은 유혹에 쉽사리 흔들릴때가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얼마나 많은 부모들이 최선을 다하는 것이 보이지 않는다면 삶의 괴도를 다시 설계하는 것이 아이들 뿐만 아니라 자신에게도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이 책에 들어 있는 숨은 이야기는 상황에 좌절하지 말고 자신의 의지에 따라 삶을 바라보고 목표를 향해 나아가라는 의미를 품고 있다. 위로가 될 수 있다면 위로를 받고 힘든 상화에서 주위를 둘러보면 혼자가 아님을 확인할 수 있다. '견디다 보면 해답이 나온다.'는 작가의 말처럼 현실에서 벗어날 수 없다면 지금을 견뎌내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그 후엔 좀 더 나은 삶이 기다리고 있을거니까 작은 꿈이라도 가져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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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 카멜레온
미치오 슈스케 지음, 김은모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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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위험에서 보호하고자 몸의 색을 자유자재로 바꾸는 카멜레온은 강한 꼬리를 가지고 있어 나무위에서 생활하기에 편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책의 제목처럼 표지의 카멜레온은 아주 약간 투명하지만 초록의 나뭇잎 위에 있으면서도 붉은색을 띄고 있는게 무척이나 위태롭게 보이기도 했다. 또한 10년을 갈고닦아 세상에 나온 책이라는 소개글을 보고 이 책을 들지 않을 수가 없었다.

목소리만으로 다시 쳐다보게 만드는 매력을 지닌 기리하타는 라디오 디제이로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목소리에 반해 고개를 들어 그의 얼굴을 확인한 사람들은 풋웃음을 던지고 고개를 숙이기도 할정도로 외모콤플렉스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기리하타는 여느날과 다름없이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단골 바 if라는 곳으로 향한다. 그곳엔 서로 다른 친구들이 존재했고 그들과 하루를 일과를 대화하고 또 다른 내일을 화이팅하며 보내는 안락한 공간이기도 했다.

어느날 여느날과 다름없이 if에 있었는데 쿵!하는 소리와 잠시뒤 비에 젖은 소녀가 들어와 '죽였다'라는 의문의 말을 던지고 홀연히 사라진 후 의문의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데... 그 소녀의 이름은 미카지 케이였고 기리히타의 팬이였으며 자신의 외모때문에 의도치 않게 그녀를 속이게 됐는데 이때부터 거짓에 거짓으로 맞받아치는 스토리에 어떤것이 진실인지 읽으면서도 혼동이 찾아왔지만 스토리가 단단해서 그런지 속도감있게 읽어나갔다.

"거짓말의 세계를 만들고

그 속에 들어가서 괴로운 현실에서

멀어지고자 한거지."

슬프고도 애절한 사연들이 전파를 타고 흘러들어가 타인에게 긍정의 메세지를 전달할 수 있다면 선의의 거짓말은 세상에서 가장 필수적인 존재인 것 같다. 그리고 사연을 말하는 이의 순수하고 바른 목소리의 언어는 사연의 당사자뿐만 아니라 사연을 듣고 있는 청취자에게도 위안이 될 수 있음에 크게 공감한다. 삶을 살아가면서 가슴이 데인것처럼 아픈 경험들을 희망에 비유해 다독일 수 있다면 어떠한 환상이던지 다 괜찮지 않을까 싶다.

눈에 보이는 것만이 세상의 전부가 아니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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