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무원 일기 - 비행 뒤에 숨겨진 비밀스러운 이야기
김연실 지음 / 언제나북스 / 202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스무 살이 되고, 점수에 맞춰서 대학에 갈 때까지도 ‘승무원‘이라는 계획이 전혀 없던 연티리쌤(김연실)의 포복절도 [승무원 일기] 읽다가 한밤중 조용한 거실에서 큰소리로 웃었다고 남편에게 한소리 들었습니다. ‘아싸‘에서 ‘인싸‘로, 마지막엔 ‘될놈될‘을 외치며 패밀리 레스토랑의 매니저까지 승승장구의 길을 걷다가 ‘서비스업을 전문적으로 배우고 더 큰 곳에서 일해보자!‘(16쪽) 할 때 마침! 쌤의 나풀거리는 팔랑귀에 들려오는 아는 언니의 ˝너도 승무원 하면 잘할 거 같더라고.˝ 한마디에 바로 승무원학과에 지원하는 시원시원한 실행력엔 정말 두손두발 다 들었습니다.

비행기를 타고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여행도 여러번 다녀온 경험상 전에는 동경했던 승무원이라는 직업이 몹시 고된 직업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정말 다양한 사람을 상대로, 국제선의 경우엔 12시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기내의 한정된 공간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면세물품을 판매도 하고 각종 승객들의 요구사항을 들어주고 비상시 대처해야 하는 업무는 늘 신경을 날카롭게 만들어 아무리 서비스 정신이 투철한 사람이더라도 무너지게 된다는 사실을 이제서야 깨닫습니다. 하.지.만. 감동이 밀려오려고 할 때면 연타리쌤의 개그본능 같은 촌철살인의 화려한 말투에 진지불가! 선언을 하게 됩니다.

어려운 시험도 통과하고 불편한 선배와의 관계도 클리어하는 솜씨로 클라이언트의 불만사항에 너스레를 떨며 이리저리 구슬리는 기술까지 겸비한 연타리쌤, 웃길 땐 정말 앞으로 두 바퀴 구르고 뒤로 한번 굴렀다가 착지하며 10점 만점을 받게 만들더니 진지하고 똑부러지게 잘못 된 것은 잘못되었다고 지적하는 모습엔 카리스마가 있습니다. 부제목처럼 ‘비행 뒤에 숨겨진 비밀스러운 이야기‘엔 기내에서 사는 면세품이 무조건 면세점에서 사는 것보다 비싸다는 알토란 같은 정보를 쏙쏙 전해 주고 대한항공 같은 국적기에선 절대 있을 수 없는 기내에서의 쥐포 구이 장인이 된 썰까지 읽으며 사회생활 만랩으로 인정하지 않고는 못버텨 결국 크게 웃어버렸습니다.

‘라떼는 말이야....라떼 이즈 호올스....‘ (27쪽)
쌤이 승무원이 되었을 땐 비행기 5대가 전부였지만 이제는 20대로 늘어났다는 티웨이 항공사의 파란만장한 ‘비행 소녀 연티리‘로 5년을 근무하고 퇴사 후 자신의 경험을 살려 학생들에게 취업 멘토링을 하며 글도 쓰고 그림도 그리는 N잡러 김연실 작가님 덕분에 상식인데 모르던 것들, 비밀인데 이제는 알게 된 것들, 승무원의 일상과 비일상 등등을 알아가며 즐거운 시간을 함께 했습니다.

도전하는 긍정의 에너지 만땅으로 채운 작가님 덕분에 책을 읽었을 뿐인데 벌써 즐거운 여행을 동행한 기분이 듭니다. 이전과 같은 삶을 살 수는 없겠지만 좀더 자유로워지면 평생의 버킷리스트들을 지워나갈 여정에 첫발을 내딛고 싶습니다. 여행과 순례자의 길과 나눔의 시간을 차곡차곡 준비해서 무모하다고 말려도 떠나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 길위에서 만나는 승무원분들께 연티리쌤이 준 밝음을 전달해 드리고 싶습니다. 힘들 땐 누군가의 작은 호의에도 마음이 열리니까요. 얼마전 뉴스에 나왔던 화가 많은 승객은 연티리쌤이라면 어떻게 대했을까?, 아이들 표정만 봐도 뭐가 필요한지 바로 아는 쌤이 곁에 있었다면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까? 참지 못하는 사람을 어떻게 해야할까? 등등 자문자답을 하며 다행히 나는 승무원이 아니라 [승무원 일기]를 읽기만 하는 독자였구나 안심을 하며, 닥치면 그 때 생각하자!라는 교훈을 바로 적용했습니다. 밝고, 힘들 땐 또 힘들다 표현하고, 긍정적이지만 실리도 챙기는 전직 승무원의 [승무원 일기] 강추합니다. 힘들 때, ‘풋!‘하고 웃고 싶을 때, 언제라도 읽고 긍정에너지 얻어가시길 바랍니다. 추천 합니다.

*출판사 제공 도서

#승무원일기 #김연실 #언제나북스 #에세이 #연티리쌤
#비행뒤에숨겨진 #비밀스러운이야기 #책추천 #책스타그램


댓글(2)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호우 2022-09-09 08: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 사진을 정성스레 잘 찍으시네요. 책 배경으로 쓰인 그림이 또 책이라니 예쁩니다.

현준아사랑해 2022-09-13 10:50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좋게 봐주시니 감사합니다~
원래는 데스크 매트예요 ^^* 독서대에 세워놓고 배경으로 사용 중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언더, 스탠드 꿈꾸는돌 32
추정경 지음 / 돌베개 / 202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게임에 목숨을 거는 딱 열다섯 살 아들을 키우고 있습니다. 한밤중 느닷없이 ‘핵 쓰고 있어!‘라는 버럭소리에 깜짝 놀라기도 합니다. 요즘 아이들이 하는 게임을 잘 모르기 때문에 ‘핵무기‘를 사용한다는 줄 알았는데 프로그램 해킹을 통해 캐릭터 능력치를 비정상적으로 올려 쓰는 걸 ‘핵을 쓴다‘고 한다는 걸 [언더, 스탠드]를 읽으며 이해하게 됐습니다. 반타 블랙이라는 화이트 해커가 등장해 핵을 쓰는 유저들-대부분 10대 청소년들-을 계도하기도 하고, 게임 회사를 운영하고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소설의 주인공 목훈과 목훈의 회사에 투자하면서 그 댓가로 원하는 프로그램 개발을 요청 중인 VVIP 함 회장과 젊은 시절 자식을 거들떠도 보지 않았던 목훈의 아버지가 현실과 가상의 공간에 등장합니다. 어디에서 어디까지가 실제하는지 구분하기 어려운 ‘대혼돈‘이 소설 [언더, 스탠드]의 첫인상 입니다.

프로그램 속 가상 증강 현실(VR)에 접속해 함 회장이 그토록 원했던 멸치잡이 배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 게임을 하며 직접 바다위의 어선에 있는 듯 생선비린내를 맡고 파도의 울렁거림, 외국인 선원과 실제 좌표를 그대로 구현하고 있는 GPS 좌표까지 사실적 묘사 된 게임속 세상을 경험하던 ‘참가자1‘ 닉네임을 쓰는 목훈과 윤 팀장을 향해 이름없는 경고등이 켜집니다. 가상의 세상이지만 현실과 구분하기 어려운 그래픽 환경에 뇌파를 이용한 다각적인 감각을 자극함으로써 실제 멸치잡이 경험이 없더라도, 배링해에서 킹크랩을 잡은 적이 없더라도 그 위험한 순간의 바다를 마치 경험했다고 뇌가 착각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프로그램 시뮬레이션을 이제 종료하려는 시점에 10미터 높이의 파도가 배를 내리치고 가판에 있던 유저들은 실제하지 않는 위험으로부터 목숨이 위태로워질 정도의 공포와 육체적 충격을 온몸으로 느끼며 프로그램에서 유일하게 초월한 그림자 형태의 존재에게서 더이상 이 프로그램을 개발하지 말라는 경고를 듣습니다.

프로그램이 구현하는 가상의 세계에서 움직이고 생각하는 정신적인 ‘나‘와 현실에 실제로 존재하는 육체를 가진 ‘나‘는 같은 존재일까?, 실제로 멸치잡이 배를 타고, 배링해에서 킹크랩을 잡은 사람이 들려준 경험들을 프로그램에서 구현했다고 해도 프로그램을 만든 내가 그런 경험이 없다면 누군가에게 실제 경험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인가? 심연보다 깊은 자신의 마음과 타인의 속을 이해한다는 것은 과연 가능할까? 뇌파를 통해 만들어진 감각들에 의해 실제하지 않는 고통을 느낀다는 것만으로 죽음에 다다를 수 있는가? 등등 수 많은 질문을 받고 또 질문을 하며 책을 읽었습니다. 그리고 비로소 ˝이해는 결과가 아니라 과정일세. 함께했으니 됐네.˝라는 문장에서, ‘한 사람을 이해하려면 그 아래로 가서 서 봐야 한다‘라는 의미의 책 제목 [언더, 스탠드]를 발견합니다.

책을 읽는다는 것 자체도 자신이 살아오면서 겪었던 경험과 체험을 기반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밖에 없습니다. 이또한 세상을 이해하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게임 좋아하는 아들을 알아가는 방법이기도 하고 말입니다. 아이들 역시 부모의 입장이 되기 전에는 부모를 이해할 수 없을 것입니다. [언더, 스탠드] 추천합니다. 세상을, 타인을 이해하려는 모든 분들께.

*출판사 제공 도서

#언더스탠드 #추정경 #장편소설 #돌베개 #청소년문학
#책추천 #책스타그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