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년 8월 14일 일본이 항복했을 때, 세계는 주가 믿을 수 없을 만큼 큰 힘을 발휘한다는 사실을 목격했다. 일본에 관한 경험과 지식을 가진 많은 서양인은 일본이 항복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여겼다. 아시아 대륙과 태평양 여러 섬 곳곳에 산재한 일본군이 순순히 무기를 버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그들은 주장했다. 일본군 대부분은 아직 국지적 패배를 당하지 않았고, 나름대로 전쟁 목적의 정당성을 확신하고 있었다. 또한 일본 본토의 여러 섬도 최후까지 완강히 항전하는 군인들로 가득 차 있었다. 따라서 점령군은 전위 부대가 소부대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함포의 사정권을 넘어 진격할 경우 전부 살육당할 위험이 있었다. 전쟁 중 일본인은 어떠한 대담한 일이라도 태연히 해치우지 않았던가! 그들은 호전적인 국민이었다.
일본을 이렇게 분석한 미국인은 주를 계산에 넣지 않은 것이다. 천황이 입을 열자 전쟁은 끝났다. 천황의 목소리가 방송되기 전에 강경한 반대자들은 궁성 주위에 비상선을 치고 정전선언을 저지하려 했다. 그런데 그 선언을 일단 발표한 다음에는 모든 사람이 그것에 승복했다. 만주나 자바의 현 사령관도, 일본에 있던 도조도, 누근 하나 그것을 거역하려 하지 않았다. 미군은 비행장에 착륙하여 정중한 환대를 받았다. 한 외국인 기자가 서술한 바와 같이, 아침에는 소총을 겨누며 착륙했지만, 점심때는 총을 치워 버렸고, 저녁때는 이미 장신구를 사러 외출할 정도였다. 일본인은 이제 평화의 길을 따름으로써 ‘천황의 마음을 편안케‘ 해드렸다. 1주일 전까지 그들은 천황의 마음을 편안케 해드리기 위해 죽창으로라도 오랑캐를 격퇴하기 위해 몸을 바치겠다고 했었다. 180~18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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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일은 끊임없이 계층제도를 고려하면서 사회의 질서를 다듬어 나갔다. 가정이나 개인 간의 관계에서는 연령, 세대, 성별, 계급 등이 알맞은 행동을 지정한다. 정치, 종교, 군대, 산업에서는 각각의 영역이 신중하게 계층으로 나뉘어 있어, 윗사람이든 아랫사람이든 자신들의 특권의 범위를 넘어서면 반드시 처벌받는다. ‘알맞은 위치‘가 보장되어 있는 동안 일본인은 불만 없이 살아간다. 그들은 안전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들의 최대의 행복이 보호되는가 하는 의미에서는 ‘안전‘하지 않은 경우가 종종 있지만, 그럼에도 계층제도를 정당한 것으로 받아들였다는 이유에서 안전하다. 이것이 일본이 인생에 대해 판단하는 특징을 이룬다. (...)
일본의 인과응보는 그 ‘안전‘의 신조를 외국에 수출하려 했을 때 찾아왔다. 135쪽

일본인은 스스로에게 요구한 일을 다른 나라에도 요구할 수는 없었다.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 것 자체가 잘못이었다. 그들은 ‘각자 알맞은 지위를 받아들이는‘ 일본의 도덕체계가, 다른 곳에서는 받아들여질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다른 국가에는 그런 도덕률이 없었다. 그것은 틀림없는 일본만의 산물이었다. 1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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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국가가 세계 속에서 각자 알맞은 위치를 갖게 하려는 일본 정부의 정책은 불변이다. 7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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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다리나 눈을 잃으면 다리가 없고 눈이 없다는 사실을 의식한다. 그러나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면 그 사실 자체를 모른다. 왜냐하면 그것을 깨달을 자신이라는 존재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7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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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조금이라도 잃어버려봐야만 우리의 삶을 구성하고 있는 것이 기억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기억이 없는 인생은 인생이라고 조차 할 수 없다는 것을. 우리의 통일성과 이성과 감정 심지어는 우리의 행동까지도 기억이 있기 때문에 존재하는 것을. 기억이 없다면, 우리는 아무것도 아니다. 5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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