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 - 소년의 3분은 천상의 시간이었다
토드 버포.린 빈센트 지음, 유정희 옮김 / 크리스천석세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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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의 요한계시록에는 천국이 등장한다. 그야말로 새로운 하늘과 새 땅이다. 유리 바다와 진주 보석으로 된 성벽 그리고 갖가지 보석들로 치장된 곳이 그곳이다. 그곳의 생명 열매를 따 먹는 자가 영생을 얻게 된다. 더욱이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 전에 일어날 일도 드러내고 있다. 지구 상의 인구 4분의 1이 죽고 많은 별똥별이 떨어져 인류의 2분이 1만 남게 될 것이다. 그런 일들이 천국과 관련하여 상세하게 기록돼 있다.

그런데 최근 천국을 보고 왔다는 이들의 증언이 뒤따른다. 이른바 임사체험을 통해서 본 이들이 그들이다. 병원에서 식물인간의 상태나 수술 상태에서 천국과 지옥을 보고 왔다는 일들이 그것이다. 물론 무의식의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들이긴 하지만 그들의 기억력만큼은 그 무엇보다도 또렷하다.

얼마 전에 읽은 데일 블랙(Dale Black)의 <미리 가본 천국>도 그랬다. 당시 19살에 불과하던 그는 27살의 기장과 38세의 부기장과 함께 경비행기를 탔다. 그 비행기가 묘지의 대리석에 부딪혔고 비행기는 산산조각이 났다. 기장과 부기장은 죽었고 오직 그만 살아남았다. 병원으로 이송된 그의 몸은 철사와 나사못, 바느질과 붕대, 막대기와 석고로 칭칭 짜 맞춘, 회복 불능의 상태였다.

그 시점에서 수술하는 동안 그는 천국을 보고 왔다. 물론 천국에 대해 그는 장황하게 설명하지 않는다. 다만 천국에 있는 사람들의 모습만은 명확하게 밝힌다. 모든 이들이 가장 아름다운 시절의 모습을 하고 있다는 것. 병을 앓고 있는 이들도 장애인들이 전혀 없다는 게 그것이다. 그와 같은 사실을 지난 40년 동안 숨겨 왔다고 한다. 그것을 자랑거리나 돈벌이 수단으로 삼을 수 있는 까닭이었다. 물론 천국을 보고 온 이후 그의 삶은 이타적인 인격자로 확실하게 변화되었다고 한다.

토드 버포가 쓴〈3분>은 최단기간에 260만 부가 팔린 책이다. 아마존에서도, USA투데이에서 1위를 달린 책이다. 이 책 역시 천국에 관한 증언이다. 4살 된 콜튼이 장염 수술을 하다 3분 동안 보고 온 천국이다. 그의 증언을 아버지가 재구성하여 풀어 쓴 이야기다. 아이가 보고 왔다는 천국은 데일 블랙과는 살짝 다르다. 무엇보다도 콜튼 자신도 그렇지만 모든 이들이 날개를 달고 있다는 게 그것이다. 아울러 천사들이 멋지게 생겼다는 건 이상한 이야기다.

왜 그런가? 성경에 등장하는 천사는 결코 아름다운 모습이 아니다. 천사가 사자, 송아지, 사람, 독수리처럼 생겼고 눈도 여러 개나 달린 괴상한 모습이기 때문이다. 누군가 착한 일을 했을 때 '천사와 같다'고 말하는 것은 실은 잘못된 칭찬이다. 물론 어린아이의 눈에 비친 천사의 모습이 다르게 보였을 수도 있다. 더욱이 천국에 있는 사람들 모두에게 날개가 달려 있다는 것도 확실히 성경과는 엇나간 이야기다.

물론 천국이 각종 진주와 보석으로 꾸며져 있다거나 천국엔 늙은 사람이나 장애인이 없다는 이야기는 데일블랙의 증언과 흡사하다. 그리고 용처럼 생긴 괴물들과 머잖아 싸워야 한다는 증언은 성경의 계시록과 일치하는 내용이다.

"전쟁이 일어날 거예요. 그래서 이 세상이 파멸될 거예요. 예수님과 천사들 그리고 착한 사람들이 사탄과 괴물들과 나쁜 사람들에 대항해 싸울 거예요. 난 그걸 봤어요." 나는 요한계시록에 묘사된 인류 최후의 전쟁이 생각났다. 심장 박동이 점점 빨라졌다. "그걸 어떻게 봤어?(188쪽)"

앞으로 토드 버포의 <3분>처럼 천국과 지옥을 보고 왔다는 증언자가 많이 나올 수 있다. 더욱이 어린아이들이 더 많을 수 있다. 어린아이들의 영이 맑고 깨끗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게 있다. 아무리 천국 증언이 쏟아진다 해도 그것 자체에 매달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미 성경을 통해 확실하게 증언하고 있기 때문이다. 성경보다도 다른 증언자들의 신빙성을 쫓는다면 결국 돈벌이 수단이나 사이비 이단으로 치닫게 된다. 오래전 10월 28일 날 휴거된다고 했던 다미선교회의 주장도 실은 그런 흐름에 노출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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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국어 교과서 - 생각을 키워 주는 10대들의 국어책
김보일.고흥준 지음, 마정원 그림 / 작은숲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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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는 변할까? 변하지 않을까? 변한다고 봐야 할 것이다. 옛날에 썼던 한글만 봐도 그렇다. 요즘은 그 말들이 많은 변천을 거듭했다. 그런데 '자장면'은 어떤가? 보통은 '짜장면'으로 통하지 않던가? 그런데도 굳이 '자장면'으로 고집하는 이유는 뭘까?

또 말에는 기호언어가 있다. 신호등이 그것이다. 빨간색 때는 건너지 말 것. 파란 색 때는 건널 것. 모두 기호언어에 의해 움직임이 오간다. 요즘은 손 전화 이미지도 그렇게 쓰인다. 사랑한다는 것도, 인사로 꾸벅 절하는 것도 모두 이모티콘 표식으로 통한다. 물론 구세대들이 알아보기는 쉽지 않다. 

그렇다면 '자율형사립고'는 어떨까? 그걸 말 그대로 풀어쓰면, 학생들이 알아서 자율학습도 하고, 도서관도 알아서 관리하고, 자기들이 알아서 공부하는 자기주도 학습을 하는 곳이 도니다. 과연 그런가? 아니다. 국가가 수업료를 얼마 받으라고 지시하고, 또 학생 정원도 모두 정해 준다. 가히 '통제형사립고'다. 그렇기에 하루속히 실질적인 의미를 반영하는 언어로 고쳐야 할 것이다.

위와 같은 생각은 김보일․고흥준이 쓴 〈사춘기 국어교과서〉를 보면 환히 알 수 있다. 우리말을 배우는데 있어서 중고등부 학생들이 어렵게 느낄 수 있기에, 뭔가 놀이를 하고 연상을 하듯이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만든 책이다. 문법의 규칙대로 딱딱하게 따라하다 보면 피곤하지만, 규칙에 생명력을 불어넣으면 재미가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불현듯'이란 단어는 '불+혀+-+듯'의 구조로 짜여 있다. 여기서 '혀'는 어디에서 온 말일까? 바로 '켜다'의 고어(古語)인 'ㅎ혀다'에서 온 말이다. 즉, 어원적으로 볼 때, '불현듯'은 '불을 켠 듯'이란 비유에서 온 말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불현듯'을 하나의 단어로만 인식하지 그 단어가 '불을 켠 듯'이라는 비유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 '불현듯'은 어원적으로 볼 때는 비유의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언중들이 그것을 비유라고 의식하지 못하는 '사은유'(死隱喩)라고 할 수 있다."(53쪽)

이는 '불현듯'이란 말이 사전적 의미와는 다른 시어의 은유적 표현에서 온 말임을 알려주는 것이다. 그야말로 사전에는 온갖 죽은 은유들이 득실거리지만, 좋은 시에는 생생하게 살아 있는 언어들이 팔팔하게 꿈틀거린다는 것이다. 죽은 은유가 촉이 무딘 화살과 같다면 생생한 은유들은 그 촉을 날카롭게 더듬어주는 역할도 한다고 한다. 그것이 생명의 언어요, 곧 우리 국어의 장점인 셈이다.

일전에 어느 세미나에 참석한 적이 있다. 그곳에서는 우리 언어가 얼마나 우수한지 알려줬다. 영어의 A는 '아', '어', '애', '에' 등 다양하게 발음되고, 뒤에 오는 말에 따라서 앞의 A자체가 심각하게 변질된다고 했다. 하지만 우리말 'ㅇ'는 어떤 경우에도 그대로 'ㅇ'를 지킨다고 했다. 영어에는 입과 입술이 전혀 다른 말로 쓰이지만, 우리 한글은 입과 입술이 같은 어원 속에 있고, 발과 발가락과 발톱도 모두 한 어근 속에 있다고 했다. 듣고 보니 우리말이 너무 자랑스러웠다. 한때 'orange'를 '아륀지'로 적자고 했던 웃긴 일도 있었다. 영어는 그만큼 너무 복잡하고 헷갈리게 하는 말이다. 

이 책도 우리말의 우수성과 이색적인 점들, 또 살가운 말들도 재미나게 알려준다. 물론 이제는 가려서 써야 할 단어들도 몇 가지 짚어준다. 이른바 '귀머거리'는 '청각 장애인', '벙어리'는 '언어 장애인', '절름발이'는 '지체 장애인', '장님'은 '시각 장애인'으로 표현하도록 하는 게 그것이다. 더욱이 '벙어리 냉가슴 앓듯'이나 '눈뜬 장님'이란 표현도 가급적 피해야 한다고 일러준다. 

이 세상 언어, 특히 우리말을 바라보는 시각은 다양할 것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두 사람의 의견도 다른 분들과 상충할 수 있다. 그렇더라도 두 사람이 내 놓는 의견에 한 번 쯤 귀를 기울여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더욱이 문법 수준으로 국어를 접근하고 있는 사춘기 학생들에게는 기호언어처럼 다가설 수 있는 재미난 우리말 교과서이기에 더욱더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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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와 통하는 부동산 - 청소년이 꼭 알아야 할 집과 땅 이야기 10대를 위한 책도둑 시리즈 4
손낙구 지음, 김용민 그림 / 철수와영희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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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땅과 건물을 사려고 계획한 적이 있다. 현재 세 들어 살고 있는 건물주가 터무니없이 월세를 많이 올리려 했기 때문이다. 3년 전에는 1억에 계약을 했고, 1년 전에는 20만원의 월세로 재계약을 했고, 이번에는 50만원을 요구하는 게 아니겠는가. 차리라 그 돈을 낼 바에야 땅과 건물을 사서 이자를 내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이었다.

대체 왜 우리나라는 월세가 비싼 걸까? 집이든 건물이든 왜 전월세로 사는 사람들에겐 가격을 조정할 수 있는 권리가 없는 걸까? 상가보호법이 있다고 해도 왜 무용지물인 걸까? 정말로 우리나라에는 집이 부족해서 그런 걸까? 외국도 과연 우리나라와 똑같은 형편일까? 별별 생각이 다 들었다. 어른인 내가 이런 처지라면 아이들은 또 어떨까? 우리나라의 청소년들은 이 같은 사실을 알 방법이 없을까?

손낙구의 〈10대와 통하는 부동산〉은 청소년들이 꼭 알아야 할 집과 땅에 관한 이야기를 알려주고 있다. 부동산 가격이 비싸지 않다면 지금보다 훨씬 넓은 방과 큰 집에서 청소년기를 보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부동산 값이 너무 비싸 셋방조차 구하지 못하는 현실 앞에 발만 동동 굴러야 할 때가 많다. 이사를 자주 하는 바람에 친구들과 오래 사귈 수도 없는 노릇이다. 너무 서글픈 현실이다.

"2009년 현재 우리나라에 있는 집은 1,446만 채입니다. 그런데 집이 필요한 가구는 1,302만 가구입니다. 모든 국민이 가구당 한 채씩 집을 갖고도 144만 채가 남아도는 상황인 것이죠. 그만큼 그 동안 집을 많이 지었기 때문입니다. 주택 수를 가구 수로 나누면 주택보급률 11%가 나옵니다. 우리나라는 2002년부터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어 집이 남아돌기 시작했습니다. 집이 남아도는데도 국민 10명 중 4명꼴로 셋방에 사는 것은 집값이 너무 비싸기 때문입니다."(45쪽)

그렇다. 집값이 너무 비싸기 때문에 너도 나도 집을 갖지 못하는 상황이다. 거기다가 돈 많은 사람들이 여러 채의 집을 갖고서 임대를 내주고 있는 것도 커다란 문제다. 이 책을 보니2005년 기준으로 혼자서 1,083채를 소유하고 있는 사람이 있고, 혼자서 819채, 그리고 577채를 가진 집 부자들이 있었다. 최고로 많이 가지고 있는 집 부자 10명이 가진 집이 5,508채라고 했으니, 한 사람당 평균 550채를 갖고 있는 셈이 된다. 그에 반하여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4명꼴로 남의 집을 떠돌며 산다는데, 해도 해도 너무한 일 아닌가?

그럼 다른 나라는 어떨까? 이 책에는 독일과 네덜란드와 싱가포르의 상황을 알려주고 있다. 독일은 세계에서 손꼽히는 선진국이지만 우리나라처럼 집 없는 사람이 훨씬 많다고 한다. 독일 가구 중 셋방 가구는 55%나 된다고 하니, 우리의 41%보다 더 많은 환경이라고 한다. 그런데도 독일이 지닌 장점이 있는데, 한 번 세 들어 사는 사람들은 평균 13년 동안 살 수 있다는 게 그것이다. 우리나라가 2년에 한 번꼴로 이사해야 하는 경우에 비하면 그야말로 천국이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더욱이 월세값을 올리는 것도 주인 맘대로 할 수 없도록 법으로 보호하고 있다고 하니, 우리나라도 이래야 되지 않을까?

네덜란드는 국민 중 56%가 자신이 소유한 집에서 살고 있고, 44%는 셋방에 산다고 한다. 이는 우리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와 다른 점이 있다고 한다. 셋방에 사는 44% 국민 가운데 34%가 정부의 재정 지원을 받는 공기업 성격의 주택조합이 소유한 공공임대주택에 세 들어 산다는 것이다. 더욱이 정부가 월세보조금도 준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도 공공임대주택이 없는 건 아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그 마저도 비싸다는 게 문제요, 변동률도 크다는 게 더 문제다. 

싱가포르는 어떨까? 싱가포르는 세계에서 도시화율이 100%인 나라라고 한다. 그만큼 좁은 국토에 인구가 많은데다 모두가 도시에 살고 있으니 주택문제가 심각할 것 같은 나라다. 하지만 국민 10명 중 9명이 자기 집을 소유하고 있다고 한다. 어떻게 그게 가능한 걸까? 이 책을 보니 땅을 정부가 소유하고 있고, 집값도 한 가구당 1년간 버는 평균 소득의 2배 밖에 안 되는 게 그 이유라고 한다. 싱가포르는 1960년대부터 정부가 땅을 모두 사들여 투기바람을 완전히 잠재웠다고 한다. 

"짓기도 전에 팔 수 있는 선분양 제도는 1970년대에 박정희 정부가 재벌에게 준 특혜입니다. 또 한국 외에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제도입니다. 선분양 제도는 은행에서 돈을 빌려 땅을 마련한 뒤부터는 짓지도 않은 아파트를 팔 수 있기 때문에 재벌에게는 매우 유리한 제도입니다. 그러나 소비자는 매우 불리합니다. 미리 돈을 내야 할 뿐 아니라, 짓는 사이에 가격이 떨어지면 그 손해를 소비자가 져야 합니다."(103쪽)

이것이 우리나라 부동산의 현주소라고 지적하고 있다. 재벌 대기업들이 아파트를 짓는 사업을 벌이고 있고, 그것을 선분양 제도로 모든 고통을 서민들에게 떠안겨주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집이 넘쳐나는데도 집에 못 들어가 사는 사람들을 위해 바꿔야 하지 않을까? 어떤 책에서 말하듯 집 없는 사람들이 '분노'해야 하지 않을까? 

그건, 이 책에도 나와 있듯이, 독일 국민들 특히 셋방 사는 사람들 스스로가 단결하여 세입자 협회를 만들어 셋방 가구를 위해 법률을 제정하고 정책을 도입하는 데 앞장서듯이, 우리나라에 집 없는 사람들도 그런 일을 추진해야 될 것이다. 그것이 우리의 청소년들이 자주 이사 다니지 않고 친구들을 오랫동안 사귀를 수 있는 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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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선을 보이는 리더스가이드 이벤트입니다.
이벤트는 책을 읽고 싶은 이유나 기대평을 독특하고 흥미롭게 적어주시는 분들에게 책을 보내드립니다. 당첨되신 분에겐 책을 보내드리고(출판사 직배송입니다) 책을 받으신 후에 2주 안에 개인 블로그와 리더스가이드 그리고 기타 등등 여기저기 소문을 내주시면 됩니다.

리더스가이드 이벤트, 6월 첫 번째 책은 『사춘기 국어 교과서』(작은숲) 입니다.






책제목 : 『사춘기 국어 교과서』- 생각을 키워 주는 10대들의 국어책
출판사 : 작은숲
지은이 : 김보일 | 고흥준 (지은이) | 마정원 (그림)
출간일 : 2011-05-09
쪽 수 : 273 ( 판형 : 210*140mm )
정 가 : 14,000원


■ 국어 선생님 김보일과 편집자 고흥준이
말이 어떻게 생각을 바꾸고, 생각이 어떻게 말을 바꾸는가에 대한
관찰과 고민을 담은 10대들을 위한 국어책


“언어는 놀이와 같은 것입니다. 놀이에는 지켜야 할 규칙이 있습니다. 그러나 놀이의 규칙은 고정불변이 아닙니다. 놀이의 규칙은 언제나 바뀔 수 있습니다. 재미를 위해 놀이의 규칙을 바꾸기도 한다는 것이 놀이의 생명력입니다. 언어도 마찬가지입니다. 문법은 지켜야 합니다. 그러나 모든 언어는 기존의 규칙과 새로운 규칙이 갈등하고, 과거의 규칙이 흔들리고 깨지면서 새로운 규칙이 태어나는 끊임없는 변화의 과정 속에 있습니다.
언중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상상력으로 언어라는 놀이의 규칙을 흔들어 놓기도 하고, 때로는 그 상상력이 지나쳐 혼란을 야기하기도 하지만 언어라는 강물은 혼란스러운 잔물결들을 껴안고 유유히 흘러갑니다. 물론 언중이 사용하는 모든 언어가 올바르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문법을 몰라도 언어생활은 가능하지만 문법이 있어 우리의 삶은 더 매끄럽게 흘러갑니다. 이 책은 언어라는 강둑에 서서 언어가 흘러가는 모양새를 재미있게 바라본 두 사람의 기록입니다.” - 작가의 말에서

■ 국어의 속살을 만지며 사는 국어 교사와 편집자가 함께 바라본 한국어

고등학교에서 20여 년 이상 국어를 가르치며 세상과 독서, 언어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았던 국어 선생님과 10여 년 동안 다양한 책을 만들어 온 전문 편집자가 만나 국어에 대한 관심과 고민을 쉽고 재미있는 문체로 엮어 냈다. ≪생각을 키워 주는 사춘기 국어 교과서≫가 바로 그 책이다.
국어 선생님과 편집자는 어쩔 수 없이 국어를 매일같이 접하면서 살아가야 하는 직업이다. 그래서인지 그들은 맞춤법이나 표준어 규정을 비롯하여 국어의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까면 깔수록 그 속을 더 알 수 없는 양파처럼 그들에게 국어는 끝없이 탐구해야 하는 미지의 세계이기도 했다. 왜냐하면 언어는 ‘살아 있는 생명체’이기 때문이다. 어제의 언어가 오늘의 언어와 다르듯 오늘의 언어와 내일의 언어가 다르기 때문에, 언어를 주제로 책을 낸다는 것은 처음에는 무모하다고 생각했다. 더구나 언어학자도 국어학자도 아닌 그들에게는 더욱 그랬다.
하지만 그 둘의 대화는 항상 언어에서 시작해서 언어로 끝나곤 했다. 일반인들이 그냥 지나치는 문제도 그들에게는 몇 시간의 토론 주제였다. 때로는 논쟁을 하기도 하고, 때로는 공감하여 즐거웠으며, 때로는 밤을 지새우기도 했다. 왜냐하면 매일 국어를 가르치고, 국어를 매개로 책을 만들어야 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언어의 생명력과 변화무쌍함을 몸으로 느끼면서 언어에 대한 관심과 고민은 삶의 일부가 되었다.

■ 왜, 사춘기 국어 교과서인가?

두 사람이 오랜 시간 동안 만나서 나눈 국어에 대한 관심과 고민, 그리고 애정을 한 권으로 책으로 만들어 냈다. 그것은 그들에게도 ‘의외의 사건’이었다.
처음에 그들은 살아 움직이는 국어를 책으로 엮는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책이란 시대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그 무엇을 담아야 하는데, 언어는 사춘기의 청소년들처럼 하루가 다르게 자라나기 때문이다. 매일매일 달라지는 언어 현상을 책 속에 묶어 두는 순간, 그것은 이미 과거의 것이 되어 쓸모없게 된다는 게 그들의 공통적인 생각이었다.

■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흥미로운 국어 이야기들

ㆍ 흠, ‘ㄱ’은 과연 ‘기역’이라고 읽을까요?
ㆍ 한글은 모두 스물넉 자일까요?
ㆍ 말에도 장유유서가 있을까요?
ㆍ 말도 화장을 한대요, 글쎄.
ㆍ 엉덩방아는 도대체 어떻게 찧어야 하는 걸까요?
ㆍ 엉덩이와 궁둥이는 다른 말일까요?
ㆍ 일본인이 한국인을 식인종으로 오해한 까닭은?
ㆍ 우리가 흔히 즐기는 ‘숨은그림찾기’는 과연 가능할까요?
ㆍ 과연 ‘동시 상영’은 가능할까요?
ㆍ 골치 아픈 띄어쓰기 속에도 논리가 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ㆍ ‘착한 몸매’라니, 그런 말이 타당할까요?
ㆍ 인간을 사물로 취급하는 언어는 또 어떤가요?
ㆍ ‘완전 사랑합니다!’가 뭐 어때서요?
ㆍ 공자는 왜 이름을 바로 세우겠다고 했을까요?
ㆍ 인간적인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요?
ㆍ 언어에 있어서 정치적 올바름은 과연 무엇일까요?
ㆍ 살색 크레파스가 ‘난 억울하다’고 호소했다는데….
ㆍ 버스에서 내리려면 벨을 눌러야 할까요, 벨의 스위치를 눌러야 할까요?
ㆍ 짜장면이 슬퍼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두 사람, 국어 선생님과 편집자가 오랫동안 ‘언어’를 관찰하고 고민하면서 느낀 재미있는 경험을 함께 나누고, 언어가 재미있는 놀이라는 것을 깨닫게 하기 위해 만든 『사춘기 국어 교과서』 를 읽고 재미있는 책세이를 써주실 책세이 평가단을 모집합니다.



◈ 자격조건 및 참고 사항

_ 서평 인원은 모두 10명입니다.

_ 선착순이 아닙니다. 열심히 게시판 활동을 하신 분께 우선순위를 드립니다.

_ 마일리지 차감은 없지만 이벤트서평을 쓰실 때까지 서평도서를 신청할 수 없습니다.

_ 최소 3편 이상의 서평이 알지에 등록 되어있어야 합니다.

_ 이벤트 서평은 알지 외에 온라인 서점 에 등록해주시기 바랍니다. (예: 알라딘, 교보)

_ 서평 기간은 서평 책을 발송하는 날로부터 2주입니다. 하루라도 마감을 어길 시엔 다음 찜!! 이벤트에서 불이익을 당할 수 있습니다.


_ 서평이벤트 마감 한 달이 지나도록 올리시지 않으시면 책의 정가대로 마일리지 차감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점 양지해주시기 바랍니다.

_개인 블로그에 스크랩(이 공지를 드래그 복사 하시면 됩니다)하신 후에 책을 읽고 싶은 이유, 이 책에 대한 기대평 을 댓글로 달아주세요.

_ 댓글로 다실 때는 스크랩한 블로그와 서평이벤트 도서의 서평을 올리실 온라인 서점과 개인 블로그를 같이 올려주십시오!

_ 이벤트 신청 마감 6월 13일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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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젊은 날의 숲
김훈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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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군 생활. 그건 내 젊은 날의 울창한 숲이다. 전방 철책부대의 '보안69호' 안에서 좋은 책들을 많이 읽은 까닭에. 물론 '보안69호'란 차는 따로 없다. 내가 배차받은 인분차 번호판이 69호일 뿐. 연대 경비병들 조차 냄새나는 차라며 붙잡지 않는 탓에 '보안69호'가 된 거다. 나는 그 차로 3372연대를 중심으로 4개 대대는 물론 멀리 한탄강 헌병초소까지 똥을 푸러 다녔다.  

'보안69호' 안에는 없는 게 없었다. 아니 모든 걸 구비해 놓고 다녔다. 카세트 테잎은 물론이고, 라면 끓여 먹는 냄비와 두꺼운 담요. 거기에 이외수의 〈벽오금학도〉와 〈칼〉, 경요의 〈노을〉과 〈은잔화〉그리고 성경은 필수 항목. 몇 달이 지나면 그때마다 새로운 책들로 갈아넣었지만 내 머릿속엔 그 책들이 그 안에 오래도록 들어 있는 책들이다. 

연애편지. 젊은 시절 그 편지 한 통 안 써본 사람이 있을까. 나는 고등학교 CA반에서 처음 그걸 썼다. 이름하여 펜팔. 미국에 있는 케어리호그리프라는 여학생에게 썼다. 지금은 영어로 이름을 어떻게 쓰는지조차 까마득하다. 기억나는 건 그것뿐. 두 세 차례 펜팔을 쓸 무렵 그녀가 내게 사진을 보내왔고, 나도 그녀에게 사진을 보냈다는 것. 물론 그 뒤로 펜팔은 끊기고 말았다. 씁쓸하고 웃긴 그 추억.

군입대 초창기도 편지를 곧잘 썼다. 고향에 있는 어머니와 형님들에게. 그리고 또 고등학교 3학년 때 만났던 후배에게. 고향 부모님과 형제들이야 대충대충 얼버무렸지만 그 후배에겐 달랐다. 힘든 사연들을 멋진 문장으로 꾸며내야 했기에. 당연히 '보안69'는 그것을 만들어 내기에 최적의 장소였다. 비록 똥냄새 나는 공간이지만. 아무도 쳐다보지 않는 차 속이기에 그런 문장에 집중할 수 있었던 거다. 물론 지금이야 어긋난 사이가 됐지만.

김훈의 〈내 젊은 날의 숲〉에도 전방 GP의 상황이 그려진다. 그건 내가 연대수송부에 파견되기 전의 GOP 안의 GP와 같다. 북한과 제일 붙어 있는 곳이 그곳 GP였으니까. 나는 그곳에서 조금 떨어진 GOP에서 밤낮없이 근무에 근무를 일삼았다. 적어도 연대운전병에 파견되기 3개월 전까지. 그곳에서의 낙은 잠자는 것, 그것 뿐이다. 아니면 1시간 걸어서 교회에 나가는 것. 그래야 고참들의 눈길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으니까. 

이 책은 그런 상황을 담고 있진 않다. 그림을 전공한 젊은 처녀가 민통선 안의 수목원 임시계약직으로 식물들의 세밀화를 그리면서 겪는 군부대 이야기다. 그렇다고 군대 이야기만 난무하는 건 아니다. 군대와 세상을 오가며 느끼는 여러 풍경들, 공무원 비리로 교도소에 수감된 아버지와 그 상부 조직들의 얽히고설킨 인간관계도 담아낸다. 더욱이 만주벌판을 누볐다던 그녀의 할아버지와 그의 '좆내논' 말 이야기는 정말로 코믹하다.  

교도소에 수감된 아버지에게 쓰는 편지. 중소건설업체의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을 때도 그녀는 몇 차례 손을 댔다. 수목원에서 일하고 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그때마다 몇 자 그적이다 손을 떼고 만다. 세상의 불의와 등을 진 아버지에게 세상의 끈을 다시금 연결시켜 주고 싶지 않다는 생각 때문. 아버지를 생각하는 딸의 마음이 짠하게 와 닿는 부분이다.

헌데 GOP와 GP의 상황은 다른 걸까. 읽는 내내 그게 궁금했다. GOP에 근무할때도 그렇고 연대수송부에서 근무할 때도 그랬다. 모두들 장교들이 차를 직접 모는 건 아니라는 것. 운전병이 차를 몰고 그 옆에 선탑자들이 타는 게 일반적이다. 헌데 이 책에선 김민수 중위가 직접 차를 몰고 그녀를 안내하지 않던가. 과연 김훈은 군생활을 했을까? 의문의 꼬리가 이어진 건 그 때문이다. 그래도 내 젊은 날의 울창한 숲과 같은 '보안69호'를 떠올려준 책이니, 그가 고마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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