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MB氏를 부탁해 - 집단지성,공영방송을 말하다
집단지성 엮음 / 프레시안북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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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의 <PD수첩>의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가 촛불집회의 기폭제가 되었다. MBC가 그 일로 거리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물론 이명박 정부에겐 눈엣가시로 거슬렸다.

그만큼 한 번의 공영방송의 방영은 네트워크 시스템의 수십만 번의 조회수와 댓글보다 그 파급력이 강력하다. 그렇기 때문에 진실을 보도하려는 공영방송의 길목은 정치권의 눈치와는 상관없이 언제나 제 위치의 길을 걸어가야 한다.

<MBC, MB氏를 부탁해>(집단지성 편저, 프레시안북 펴냄)는 보수언론과 보수집권 세력들이 KBS를 장악한 이후 MBC를 민영화하려는데, 왜 그러는지, 그 문제점은 무엇인지, 그리고 공영방송의 길을 지킬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여러 계층의 여러 사람들이 집단으로 기록하여 엮은 책이다.

"대중들을 공영방송의 외부자가 아닌 핵심 담당자로 인정하고, 미디어 공공성 의제를 능동적으로 논의하면서 그들을 직접 행동할 주체로 설정하는 것이 이 작업의 목적이다. 공영방송의 문제를 시민사회와 운동 진영에게만 위임하지 않으며, 미디어 공공성을 학자들의 독점적인 연구 주제로 남기지 않으려는, 공영방송 담론 대중화의 야심 찬 기획이다."(여는 글)

왜 정부와 여당은 '프렌들리 프레스'를 내세우며 KBS를 장악하려 했을까? 그 다음 목표로 MBC까지 접수하려고 민영화 방안을 밀어 붙이는 이유가 과연 무엇일까?

그들은 해외 선진국의 경우 1공영제체를 유지하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그런 바람을 타야 한다고 부채질한다. 하지만 미국과 영국과 일본이 '1공영 다민영' 방송일 뿐 프랑스와 네덜란드, 독일과 덴마크와 스페인은 모두 2개 이상의 공영방송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더욱이 공영방송의 정치적 영향력이 막강하니 축소해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뉴스 프레임 형성과 논조 주도력도 공영방송보다도 조·중·동이 95%이상을 차지하고 있지 않던가?

그리고 그들은 민영화를 통해 경영합리화와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그것 역시 억지논리다. 이미 민영화한 KT의 수익률 가운데 50% 이상이 외국에 유출되고 있고, 직원들도 절반 이상 일자리를 잃었다. 프로그램의 다양성 역시 이윤창출이라는 태생적 목적 때문에 시청률 경쟁에만 매몰되어 다양성은 훼손될 게 뻔하다.

그런데도 굳이 MBC를 민영화려고 한다면 그것은 어디까지나 정권의 하수인으로 두기 위함에서이다. 이른바 정치적인 나팔수로 만들려는 속셈이다. 그래야만 '땡전뉴스'처럼 집권세력을 대변하는 방송으로 길들일 수 있고, 정권을 안정적으로 그리고 재연장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광우병의 위험성을 밝히고 이명박 대통령의 낙하산 인사와 방송 장악 의도를 낱낱이 파헤친 <PD수첩>, 촛불집회를 '천민민주주의'라고 폄하하는 집권여당 국회의원의 '천민자본주의적' 뇌구조를 펼쳐보인 <100분 토론>, 공영방송들이 민영화된다면 이와 같은 방송은 더 이상 볼 수 없게 될 것이다."(121쪽)

그렇다. MBC가 만일 공영방송의 길목을 지키지 못하고 잃게 된다면 정권의 시녀로 전락하여 사실을 있는 그대로 진실하게 규명하지 못할 것이요, 조·중·동의 프레임에 갇혀 의제설정과정에서도 획일화될 것이요, 국부가 외국에 유출될 것이요, 직원들도 대다수 퇴출될 것이다. 실로 눈앞이 캄캄해질 뿐이다.

과연 MBC를 민영화로부터 지켜낼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무엇보다도 촛불집회를 통해서도 많은 지지를 받은 바 있듯이 시민들이 나서서 적극적으로 지켜내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아무리 시민들이 나서서 행동한다고 해도 거기에는 한계가 있다.

결국 MBC를 지킬 수 있는 길은 MBC 내부구성원들의 몫에 달려 있다. 이는 이병순 KBS '비즈니스' 사장을 신임 KBS 사장으로 임명한다는 보도와 함께 KBS 내부의 노조와 사원행동간의 엇갈린 행보를 통해 충분히 예측해 볼 수 있는 부분으로서, MBC만큼은 스스로 한 데 뭉쳐 그 길목을 지켜내야 한다.   

"'공영방송사수'는 시민들의 지지로부터 시작되지만 그것의 궁극적인 완성과 책임은 결국 MBC 구성원들의 몫이라는 말이다."(2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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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ossex 2009-06-22 2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보다 더욱 많은 시민들이 계몽되고 자각하여서 현정권에 강한 반발감을 갖고 반대적 입장에 있게된다면, 현정권의 권력도 지금과는 달리 그리 자유롭게 자행하지 못하고 대다수 여론을 무시하지 못할 겁니다.